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렉서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첫 전용 전기차 ‘디 올 뉴 일렉트릭 RZ’와 ‘뉴 제너레이션 RX’ 등 2종의 전동화 모델을 앞세워 다시금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TNGA를 탑재한 순수 전기차 RZ는 새로운 렉서스의 지향점이자 변화의 출발점이다. 71.4kWh의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와 실리콘 카바이드(SiC) 인버터를 적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77㎞까지 주행할 수 있다. 함께 출시된 RX는 그동안 렉서스의 강점으로 꼽혀온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RX 350h,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RX 450h+, 퍼포먼스를 강화한 터보엔진 하이브리드 모델 RX 500hF SPORT Performance 등 총 3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다. RZ보다 RX에 주목한 건 그동안 렉서스의 행보 때문인데, 하이브리드 차량을 가장 먼저 만든 렉서스와 토요타는 지금도 가장 많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팔고 있다. 과연 렉서스의 핵심모델인 RX의 5세대 모델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했다. ‘RX 500h F SPORT Performance’에 올라 강원도 인제 일대를 주행했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무심히 제쳐나가는 폼이 인상적이었다.
7년 만에 선보인 완전변경 모델
이 차, 변신에 참 오랜 세월이 걸렸다. 무려 7년이다. 덕분에 그만큼 기대도 컸다. 나름 럭셔리 크로스오버라는 세그먼트를 새롭게 내세우고 이끈 차량 아니던가. 우선 외모는 크고 넉넉하다. 스포츠 퍼포먼스란 모델명답게 전면부는 강인하고 역동적이다. 끊어짐 없는 심리스 타입의 그릴도 썩 잘 어울린다. 실내는 꽤 직관적이다. 우선 스포츠 시트의 부드러운 감촉부터 호감이다. 승마에서 영감을 얻은 타즈나 콘셉트가 반영됐다는데, 쉽게 말해 말고삐 하나로 말과 소통하듯 차량과 운전자가 일체감을 이루는 레이아웃이 적용됐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한 손은 스티어링휠, 한 손은 14인치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로 차량을 제어하며 주행할 수 있다는 말인데, 실제로 이 모든 조작에 큰 무리가 없었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60㎜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인지 2열 공간의 레그룸도 넉넉하다. 트렁크 공간도 꽤 넓다. 612ℓ를 확보했다는데 골프백 서너 개는 거뜬해 보였다. 물론 2열을 접으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조용하고 세련된 주행성능
이 차의 강점은 역시 주행 퍼포먼스다. 2.4ℓ 터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합은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강력했다.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가 새롭게 탑재돼 시스템 총 출력이 371마력이나 된다는데, 그 힘을 굽이진 오르막길에서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평지와 다를 것 없는 액셀러레이터와 스티어링휠의 반응, 무심하게 힘을 보태는 가속력, 평소와 별다를 게 없는 배기음까지…. 뭐 하나 딱히 흠잡을 게 없었다. EV모드로 출발부터 고속주행까지 내달릴 수 있다는 점도 이 차만의 강점 중 하나다. 복합연비는 10㎞/ℓ. 평지와 고갯길 주행을 마친 후 계기반을 확인해보니 11.5㎞/ℓ가 기록됐다. 단 한 가지 부담이라면 1억1703만원(현재 개소세 5% 기준)이란 가격 아닐까. 독일 3사 등 비슷한 가격대의 프리미엄급 SUV를 넘어서야 한다는 게 렉서스가 극복해야 할 부담이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