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출자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DB PEF)에 2990억원을 출자한다. 산은은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설립한 KDB PEF를 통해 KDB생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은 지분은 70%다. 산업은행은 KDB PEF에 출자한 자금을 통해 KDB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DB생명은 지난 4월 3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산업은행이 이번에 출자하는 자금 2990억원 중 99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216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증자까지 포함해 산은이 KDB생명에 투입한 금액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산업은행이 이번 출자로 KDB생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재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KDB생명을 인수한 후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여섯 차례나 실패했다.
실제 KDB생명의 건전성과 기업가치가 여전히 취약하다. 지난해 말 KDB생명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117.5%로 직전 분기(134.1%) 대비 하락했다. 보험업법상 기준인 100%는 충족했지만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미달했다. 생명보험회사 평균(232.8%)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시에 따르면 KDB생명의 기업가치는 3000억원을 못 넘는 수준”이라며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매각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전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6호 (2024년7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