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요즘 바나나맛우유 덕분에 ‘빙그레’ 웃고 있다. 2011년 월평균 4000~5000 박스 가량 팔리던 게 지난해엔 월 최대 5만 박스까지 팔려 나갔다. ‘단지우유’로 친숙한 바나나맛우유는 2004년 미국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 10여 나라로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바나나맛우유 중국 수출 물량은 10배 넘게 늘어났다. 2008년부터 수출을 시작했는데 상하이 현지 편의점 판매가격이 8.5위안(약 1570원)이나 돼 국내(1200원)보다 비싼데도 젊은층의 수요가 몰려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최근 중국 내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바나나맛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주문이 늘자 빙그레는 중국 수출용 바나나맛우유 생산량을 늘리고 현지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칭다오를 거점으로 상하이 베이징 다롄 등 네 곳에 판매망을 갖춘 빙그레는 편의점뿐 아니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신규 채널에도 진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 메로나는 요즘 브라질에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95년 하와이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30여 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글로벌화를 위해 메론 맛 외에 딸기·바나나·망고·와플 등 다양한 맛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메로나가 일본의 ‘스시’처럼 브라질의 디저트와 기호식품 문화에 새로운 획을 그은 걸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브라질 국영 TV EBC는 메로나의 맛과 인기 비결을 취재하기도 했다.
러시아서 꽃게랑 강세
러시아에선 빙그레 ‘꽃게랑’이 스넥시장 1위에 오르며 각광을 받고 있다. 꽃게랑이 러시아에 알려진 것은 구소련 시절 개혁개방에 따라 90년대 초부터 러시아 어선들이 부산항에 입항하면서부터. 당시 국내 꽃게랑 맛에 반한 러시아 선원들의 입을 타고 러시아 전역에 알려졌다.
본격 수출은 1992년경 시작됐다. 빙그레는 당시 시베리아 지역의 시장상황과 음식문화를 분석해 꽃게랑을 전략제품으로 선정하고 공략에 나섰다. 시베리아는 완벽한 내륙지역이라 해산물이 소고기보다 훨씬 고가에 형성되어 있어 일반 서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 음식이란 점에 착안했다. 특히 대부분 감자 스낵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러시아에 꽃게랑은 기존에 없던 독특하고 차별화된 제품이라고 판단한 것.
꽃게랑 판매를 위해 지역별로 방송광고와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벌였다. 지역 간 거리가 멀어 독자적인 사회와 음식문화를 발전시켜온 러시아의 특성을 살려 마케팅 전략을 세분화했다. 현지 유학생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시장조사를 하는 등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했고, 2001년 초부터 러시아어 홈페이지를 개설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했다.
꽃게랑은 러시아 유력 유통 업체인 ‘Magnit’에 지난해 6월 입점, 서부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Magnit은 러시아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 5000여 점포를 보유한 러시아 최대 유통회사 중 하나다. 빙그레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꽃게랑만으로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외 시장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메로나, 꽃게랑, 비비빅 등 개별 브랜드 호감도가 상승하고 현지 유통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어 더욱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