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토크(Small Talk)란 일상적인 주제를 편안하고 가볍게 나누는 사소한 대화를 말한다.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외국인들과 만나 회의하고 식사하는 게 일상적인 일이 됐다. 하지만 스몰 토크를 아직도 어렵게 생각하는 비즈니스맨들이 적지 않다.
회의 전에 인사하고 회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까지의 짧은 5분 간의 스몰 토크를 어떻게 꺼내야 하는지 몰라 당황스럽기만 하다. 회의 전의 어색한 분위기를 밝게 띄우고 싶어서 했던 말이 더욱 분위기를 썰렁하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다음 회의 때는 뭔가 말을 잘 해 봐야지 각오를 다지지만 정작 아이디어는 없다.
외국인과 저녁 식사 약속이 잡히면 며칠 전부터 고민이 된다. 식사는 2시간인데 메뉴를 선택한 후 거북한 침묵은 흐른다. 식은땀이 나고 빨리 식사를 끝내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유명한 식당의 음식 맛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속만 불편해진다. 그래서 어느 대기업의 상무는 외국인과의 식사 약속을 ‘식사 고문’이라 부른다.
이제 어렵기만 한 스몰 토크의 기술을 쉽게 익혀 보자. 나는 이것을 “SEE”의 기술이라고 부른다. Seek (공통의 화제 찾기), Expand (대화 주제 확대하기) 그리고 Encourage (대화를 더 이끌어 내기)의 3가지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로, 공통의 화제를 찾아내라. 대화의 주제는 서로가 공통으로 관심 있는 평범한 주제면 충분하다. 이에 대표적인 주제는 날씨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사람을 무조건 경계하고 존재 자체를 무시하지만 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말을 건넨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낯선 사람에게 “It’s really cold today.”(오늘 정말 춥네요) 라고 말을 걸면 “I’ve been in the city for 20 years and it is the coldest day.” (내가 20년 동안 여기 살았는데 오늘이 가장 춥네요) 라고 맞장구를 친다.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다.
이번 여행이 어땠는지 물어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사무실이 멋지다고 인테리어에 대하여 칭찬을 해 줄 수 있다. 식당에서는 메뉴에 대하여 물어 보거나 추천을 해주는 것도 좋다. 식당의 역사 또한 좋은 대화의 주제이다. 자신의 취미생활에 대하여 이야기를 꺼내 보라. 상대가 골프를 친다면 최근에 잘 친 골프 스코어를 물어 보라. 많은 사람들은 아는 게 없어서 스몰 토크가 어렵다고 말한다. 스몰 토크를 하라는 것이지 박사 논문을 발표하라는 말이 아니다. 일상적인 잡담이면 충분하다.
흔히 사람들은 스몰 토크가 어려운 이유로 부족한 영어 실력을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스몰 토크를 위하여 원어민 수준의 언어 실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주제에 대하여 잘 모르면 상대방에게 물어 보면 된다. 그러면 두 가지의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 상대방은 관심을 가져 주는 것에 기분 좋아할 것이고 답변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가게 된다.
두 번째 단계로는 대화의 주제를 확장해 나가라. 처음 대화 후 다음 주제를 빨리 못 찾으면 더욱 무겁고 불편한 침묵이 흐른다. 처음에 시작한 주제에 대한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는 다음 주제를 빨리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It is cold today.” (오늘 춥네요) 라고 말을 걸었는데 상대방이 “Yes, but it is the perfect weather to walk my dog in the park.” (그렇네요, 하지만 개를 데리고 공원을 걷기에는 완벽한 날씨네요) 라고 대답했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What kind of dog do you have?” (어떤 개를 키우시나요) 라고 되묻거나, “How often do you go to the park?” (얼마나 자주 공원에 산책 가세요) 라고 물어볼 수 있다. 아니면 “You seem enjoying the cold weather.” (추운 날씨를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라고 말을 걸어보면 된다. 이렇게 다음 주제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로, 대화를 계속 이끌어가도록 상대방을 격려해 주어라. 상대방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거려 주는 것이다. 재미있는 부분에서는 미소도 지어 보이고 웃어도 주며 대화한다. 가끔 추임새를 넣어 주는 것도 잊지 마라. “Uh-huh” (아하), “I see.” (그렇군요), “really?”(정말요?), “Is that so?” (그렇습니까?), “How interesting!” (흥미롭네요) 과 같은 말로 다양하게 맞장구를 쳐주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보이고 싶으면, “That’s cool.” (멋지네요), “That’s awesome.” (굉장하네요), “That’s awful.”(형편없네요), “That’s terrible.”(끔찍하네요) 등의 반응을 보여주어도 좋다.
그러면 상대방은 신이 나서 이야기를 더 열심히 이어 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몰 토크를 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처음 만나면 나이를 확인하고 선후배를 가리는 작업부터 한다. 소위 ‘민증을 까는’ 통과의례를 치른다. 예의를 중시하는 유교문화에서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외국인을 만난 자리에선 반드시 피해야 할 사안이다. “How old are you?”(몇살이세요) 또는 “Are you married?”(결혼하셨나요) 와 같은 사적인 질문은 자제해야 한다. 가족 관계가 그렇게 궁금하면 방법은 있다. 본인의 가족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이다. 상대방이 주제에 동참할 수도 있으니까.
이 같은 스몰 토크 3단계의 기술을 연마하면 외국인을 만날 때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주제를 시작으로 말을 건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다음 대화의 주제를 찾아 되물으며 스몰 토크를 이어 가라. 적극적인 반응으로 상대방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면, 상대방은 기분 좋게 대화에 몰입할 것이다. 이제 당신도 스몰 토크의 신이 될 수 있다.
하태우 대표는
하태우 GCMC 대표는 시카고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0년
동안 미국 노스웨스트항공의 한국 대표로 일했다.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영어 커뮤니케이션 코칭 및 교육을 제공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