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인천을 향하는 경인로길을 가다보면 구로구와 양천구의 경계에 안양천이 흘러간다. 이 일대는 서부간선도로와 남부순환로, 경인로, 서해안선, 그리고 올림픽대로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구간 중 하나로 일 년 열 두 달 언제나 꽉 막힌 상습 체증 구간이다.
주소상 구로구 개봉동 일대인 이곳은 최근 부동산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대치동과 함께 사교육 일번지로 불리는 목동의 배후단지면서 대규모 편의시설과 사통팔달의 도로들이 연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발전의 걸림돌이던 구치소가 이전했고, 안양천 일대 습지에는 국내 최초의 돔구장이 신축 중이란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낙후지역으로 불리던 개봉동 일대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는 서남권 돔구장을 살펴봤다.
마무리 단계에 다다른 철골공사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서부간선도로와 천변로를 끼고 있는 돔구장은 여전히 망치소리와 쇳소리가 울려 펴진다. 올 여름 골조공사를 마친 뒤 시작한 철골공사가 이제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모든 공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철골공사가 완료되면 이 위로 반투명의 테프론막을 덮인 돔구장이 완성된다. 서울 서남권 랜드마크로 떠오를 돔구장을 건설하고 있는 업체는 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서남권 돔구장은 지하 2층, 지상 4층으로 이뤄졌으며 연면적 8만451㎡에 좌석 수만 2만2258석 규모다. 총 사업비만 2000억원가량이 투입되며, 야구장 외에도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헬스장과 수영장과 야구기념관 등이 함께 들어선다. 지난해 2009년 2월 착공했으며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외관은 전통도자기의 부드러운 곡선을 연속적인 물결무늬로 상징화했으며, 지붕과 입면의 입체화를 강조해 조형미를 높였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관람석이다. 2단 구조로 지어져 많은 관람객들을 수용할 수 있다.
가장 높은 곳은 70m에 달해 쾌적한 분위기에서 경기 관람이 가능하다. 사업을 발주한 서울시는 여기에 친환경 개념을 도입해 에너지효율을 높여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자연환기창, 지열 냉난방 시스템, LED 조명기기 등을 설치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건축물로 시공하고 있다.
실제 1층과 2층 스탠드 아래에는 사각형의 구멍을 뚫어 공기를 순환시켜 주는데, 이 순환시스템을 통해 냉방 시에는 26~28도, 난방 시에는 20도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우수·중수를 재활용해 조경용수 및 야구장 위생용수로 사용한다.
경기장 외에도 활용가능성 높아
서남권 랜드마크가 될 돔구장은 그러나 본연의 목적인 야구단 구장으로는 사용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로야구단들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를 거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칫 운영비도 감당치 못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돔구장 내야석 하부 지하층 및 지상층에 수익시설을 설치하고, 음향과 조명시설을 통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콘서트의 경우 최대 3만명, 전시회나 박람회는 1만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수익시설에는 인근 상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범위 내에서 종합 스포츠매장이나 어린이 전문시설, 가전전문매장 등의 유치를 검토 중이다.
인근의 교통체증 역시 돔구장이 넘어서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서남권 돔구장의 주차수용 능력은 500대로 관람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 이에 사업 주최자인 서울시는 인근의 대중교통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돔구장은 안양천을 가로지르는 고척교 너머 5분 거리에 지하철 1호선 구일역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현재의 고척교를 확장하고, 돔구장 주변에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건설되는 서남권 돔구장. 서남부의 랜드마크로 떠오를 돔구장이 어떤 모습일지는 올 연말이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