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나 M&A에서 할인율이 너무 높으면 좋은 프로젝트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할인율이 얼마나 높아야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있을까?
CEO들이 태생적으로 신중을 기하는 투자 유형이 몇 가지 있다. 예컨대 광업 및 석유·가스 업종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에서의 대규모 자본 프로젝트, 첨단 기술 및 제약 업종의 투기적인 R&D 프로젝트, 광범위한 산업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술 또는 기업의 인수는 모두 평균 이상의 리스크를 수반한다. 잠재적인 수익은 매력적이지만 만약에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어떻게 될까를 걱정하는 것이다.
임원들은 딜의 장단점을 저울질하고 통상적으로 현금 흐름을 전망하는 과정에서 소규모로 보이는 조정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경영수업에서 배운 것을 잊어버리고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자본비용의 계산에서 할인율 가정을 높인다. 그 과정에서 기저의 심각한 리스크로도 정당화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비율을 높이는 경우가 많아서 탁월한 투자 기회를 거절하고 만다. 이와 관련해선 마르크 괴드하르트와 피터 헤이든이 지난 2003년 12월호 맥킨지 쿼터리에 ‘이머징 마켓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리스키 하지 않다.(Emerging markets aren’t as risky as you think)’고 언급한 바 있다.
많은 이들이 할인율 가정치가 자본비용보다 불과 3~5%p만 높아도 예상 가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예컨대 M&A를 할 때 자본비용 8%에 단지 3%p만 더해도 현재 가치는 30~40%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잘 모른다. (장기 성장률에 따라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치평가 프로세스에서 불투명한 리스크를 가정해 할인율을 높이는 게 객관적 증거가 아니라 리스크가 더 높다는 직감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기업들이 투자 현금 흐름을 예측할 때 정공법을 취하지 않고 지름길을 택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순현재가치(NPV)를 계산하기 위해 프로젝트 애널리스트는 적정 자본비용으로 예상 현금 흐름을 할인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모든 것이 잘 될 것을 가정하는 현금 흐름 예상치 만을 사용할 때가 많다. 이를 깨달은 매니저들은 잠재적으로 고평가 됐을 가능성이 있는 현금 흐름을 상충시키기 위해 할인율을 높인다.
자본비용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하는 것은 분산이 불가능한 리스크나 시스템 리스크의 경우에는 적절할 수 있다. 이는 주식시장이나 경제활동에 대한 현금 흐름의 상관관계 예상치나 베타(β)값에 달려 있다. 이 프리미엄이 손쉽게 5~10%가 될 수 있지만 비즈니스나 프로젝트의 실패 가능성과는 관계가 없다.
프로젝트의 예상 가치를 결정하는 더 나은 방법은 아래 그림과 같이 비관적 시나리오를 적어도 하나는 포함한 여러 개의 현금 흐름 시나리오를 수립해 비 조정 자본비용으로 이를 평가한 다음 각각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확률로 가중치를 부여한 평균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접근법에는 실무적으로 이점이 많다
첫째, 의사결정권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의 예상 가치를 1억달러라고 한 가지 예상치를 제시하기보다는 프로젝트의 NPV가 2000만달러일 확률이 20%, 1억2000만달러일 확률이 80%라는 점을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알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암시적인 리스크 가정을 명시적으로 만들어서 프로젝트의 리스크에 관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둘째, 실패한 프로젝트 또는 소규모 성공의 가치를 명시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경영자들이 특정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투자를 위한 옵션으로 프로젝트의 유연성을 강화함으로써 성공할 경우에는 규모를 키우고 실패할 경우에는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현실적인 옵션을 창출함으로써 프로젝트의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셋째, 가능한 모든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 프로젝트 제안자들이 단일 시나리오만을 제시할 경우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충분한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야 할 뿐 아니라 실적 목표에 전념할 수 있을 정도의 현실성도 반영해야 한다. 제안자들이 복수의 시나리오를 제시할 경우 이들은 프로젝트의 최대 상승 잠재력뿐 아니라 잠재적 하락 리스크를 완전히 공개하면서 진정으로 전력을 투구할 수 있는 현실적인 프로젝트 목표까지 보여줄 수 있다.
경영자들은 이 같은 시나리오를 접할 때 예컨대 현금 흐름이 10% 증가한다거나 10% 감소한다는 등 지나치게 단순한 가정을 주의해야 한다.
훌륭한 시나리오 분석은 전형적인 ‘기본’ 케이스를 바탕으로 NPV가 마이너스인 케이스까지 포함된 다수의 케이스를 제시한다. 나아가 전통적인 기본 케이스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많은 수의 프로젝트가 크게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둘 중의 하나이지 자본비용보다 약간을 더 벌어들이는 경우는 적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평가 대신 할인율 조정을 주장하는 경영자는 최소한 현금 흐름이 기본 케이스 가정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최선의 추정치까지 할증폭과 그러한 하락이 발생할 확률을 정교하게 계산해야 한다. 실제 가치는 현금 흐름 프로파일 가정, 자본비용, 최종 예상 성장률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현금 흐름이 기본 케이스 대비 40% 적을 확률이 50%라면 할인율을 1.5%만 높이면 된다. 이는 많은 경영자들이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아래 표는 자본비용 및 현금 흐름 프로파일에 대한 고정 가정을 감안할 때 적절한 할인율의 증분을 보여준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프로젝트 가치 평가에서 프로젝트 고유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데 할인율을 높이는 것은 조악한 방법이다. 시나리오에 기반한 접근법은 더 훌륭한 대답을 찾을 수 있고 시나리오에 반영되는 가정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
[라이언 데이비스 맥킨지 뉴욕사무소 컨설턴트 팀 콜러 맥킨지 뉴욕사무소 파트너 마르크 괴드하르트 맥킨지 암스테르담 사무소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