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몸을 사리면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심해지는 가운데 기업은행만이 중기 대출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중소기업 대출 잔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에서 기업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5월 말 기준 22.05%로 2위 은행과 7%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이 은행의 점유율은 전년보다 0.62%포인트 늘었다.
자산규모가 훨씬 큰 대형 시중은행을 제치고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조준희 행장 취임 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친중소기업 정책에 따른 것이다. 조 행장은 “적어도 어려울 때 기업은행과 함께 가자”며 지난해 7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중소기업 대출금리 상한을 내리고 대출을 늘리도록 했다. 힘든 때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게 금융기관으로 해야 할 사회적 책무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
기업은행은 이외에도 IBK청년전용창업대출이나 IBK시니어전용창업대출 등 특화된 상품을 통해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경영 관련 서비스나 노하우를 제공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자금관리서비스(CMS)는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정부 출연기관이나 연구소 대학 등의 자금관리 능력을 글로벌기업 수준으로 높여줘 인기를 얻고 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In-House Bank’ 서비스는 기관의 통합자금관리시스템을 기업은행 뱅킹시스템과 연동시켜 전자결제나 전자증빙관리 실시간감사시스템 등을 맞춤형으로 구축해주고 있다.
‘e-branch’ 서비스는 기업이 거래하는 모든 금융기관 수시입출이나 당좌 외환거래 증권 대출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또 전자무역서비스 등 중견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 업무까지도 처리할 수 있어 현재 LG U+나 인터파크 등 4500여 중견 대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한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중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우량기업을 선발해 해당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명예의 전당’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명예의 전당엔 자동차 부품업체인 명화공업 문채수 대표와 절삭공구 국산화에 앞장서온 정태일 한국OSG 대표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