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객실이 만실입니다. 연휴에 관광객이 많이 들어왔거든요.”
“평일에도 객실 점유율이 80~90%를 넘나듭니다. 성수기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이 급증하며 서울 소재 특급호텔에 즐거운 비명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올 초 내세운 목표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돌파. 관광업계는 ‘목표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축 호텔의 등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특1급 호텔들의 비즈니스호텔 신축 계획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특1급 호텔 가운데 가장 먼저 비즈니스호텔(롯데시티호텔 마포) 사업에 나선 롯데호텔은 김포, 제주, 청량리, 대전, 서초 등지에, 신라호텔은 장충동과 역삼동 KT 영동지사 터에 각각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다. GS그룹이 운영하는 인터콘티넨탈호텔 파르나스서울과 SK네트웍스의 쉐라톤워커힐호텔도 구체적인 안을 논의 중이다. 특1급 호텔의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와 짧은 공사기간, 같은 계열 내 다양한 객실 확보 등이 비즈니스호텔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국내에 진출해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이비스’와 세계 최대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베스트 웨스턴’의 선전도 투자를 이끈 원인이다. 호텔 건립 붐엔 여행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호텔업 진출을 선언한 하나투어가 모두투어네트워크와 손잡고 합작법인 ‘호텔앤에어닷컴’을 설립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호텔이 도심의 곳곳을 파고든다면 특1급 호텔은 새로운 랜드마크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 경영 전문 회사 스타우드(Starwood)가 직접 경영을 맡아 운영하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는 서울 서남권 유일의 특1급 호텔이다. 총 19층 규모에 269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는 ‘힐튼월드와이드’가 운영하는 ‘콘래드 서울’이 들어설 예정이다. ‘콘래드’는 힐튼이 주도하는 최고급 호텔 브랜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에 434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바로 옆 파크원 빌딩에는 인터콘티넨탈 계열의 특1급 호텔 ‘크라운프라자’가 입주한다. 두 브랜드 모두 첫 국내 진출이다.
메리어트 계열 중 최고급 브랜드인 JW메리어트는 동대문 패션타운 중심에 ‘JW메리어트 서울 동대문플라자’를 건립 중이다. 300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동대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할 예정이다. 특2급 호텔 중에는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들어서는 ‘스탠포드 호텔’이 주목받고 있다. 스탠포드는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특2급 비즈니스호텔. 이른바 브랜드 역수입이다.
최고급 호텔 브랜드 한국 진출 주목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들어설 콘래드 서울 호텔, 콘래드 브랜드의 국내 첫 진출이다.
호텔업계 붐업과 글로벌 호텔 체인의 한국 진출이 늘자 ‘만다린 오리엔탈’, ‘페닌슐라’, ‘포시즌’, ‘샹그릴라’, ‘캠핀스키’, ‘MGM’ 등 글로벌 호텔 브랜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포시즌과 샹그릴라. 한 업계 관계자는 “포시즌의 경우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오랜 전부터 파라다이스와 신라 등 국내 토종 호텔에 인수의사를 타진해 왔다”며 “최근에는 샹그릴라가 국내 토종 브랜드와 강남 지역에 매물로 나왔던 R호텔 등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샹그릴라 호텔 체인은 중국, 캐나다, 인도, 말레이시아, 몽골, 필리핀, 카타르, 스리랑카, 터키, 영국 등지에 진출한 거대 호텔 그룹. 한국 진출설에 대해 샹그릴라 호텔 한국 대표사무소 측은 “본사에서 한국 진출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국 대표사무소를 통해 전달받은 본사의 반응은 ‘한국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 샹그릴라 본사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은 성장하는 시장이며 샹그릴라는 한국 대표사무소를 개설하고 지속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포시즌과 샹그릴라 호텔 체인의 국내 진출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선매입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6성급 호텔 개발 시점에 맞추고 있다. 최근 광화문 미래에셋타워의 용도를 오피스로 확정한 미래에셋 측은 용산의 6성급 호텔에 글로벌 호텔 체인을 유치하기 위해 다수의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개발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 시점에 뚜렷한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포시즌과 샹그릴라, 만다린 오리엔탈 등 글로벌 호텔 체인과의 연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