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근 재계 인사들과 잇달아 회동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은 이를 통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작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LG화학, 한국타이어 등이 최 회장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등 MBK파트너스·영풍과 맞서기 위한 구상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지분을 10% 넘게 보유한 이들 대기업이 지지 선언에 나서면서 경영 분쟁을 겪는 최 회장도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우호주주 지분을 다 합쳐도 여전히 MBK파트너스·영풍의 지분 싸움에서는 밀리는 형국이라는 점이다. 고려아연 지분 33.1%를 보유한 MBK파트너스·영풍은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을 최대 14.6%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비슷한 방식으로 MBK의 공격을 받았던 한국앤컴퍼니의 입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고려아연 지분 0.75%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고려아연으로부터 3975억원 상당의 납을 구입하기도 했다. 특히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입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같은 분쟁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엔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한온시스템 인수 건이 당면한 과제라 조현범 회장이 외부 문제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MBK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시도했을 때도 고려아연은 공식적으로 백기사 선언을 한 바 없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9호 (2024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