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회사 측의 대응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임금인상안을 놓고 최종적으로 5.1%를 제시했고, 노조는 6.5%를 요구한 바 있다. 사측은 이와 별개로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에서 별도 임금 조정 협의를 진행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평균 5.1%로 정했다. 반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무산되자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실제 지난 4월 17일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이 진행됐다.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삼노는 이날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노조 측 추산 약 2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애초 이 행사는 DSR 1층 로비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사측의 반대로 장소가 옮겨졌다. 문제는 회사 측에서 DSR 로비에 화단을 조성하면서 불거졌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도 아니고 로비에 뜬금없이 화단을 조성한 것을 두고 노조 시위 등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화분을 대량 가져다 놓는 등 급조한 티가 난다”고 지적했다. 실제 노조 측은 행사 방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항의해 양측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서는 1969년 창사 이후 파업이 벌어진 적은 없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교섭이 결렬되자 노조가 조정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삼성 안팎에선 임원들의 토요일 오전 출근을 놓고도 설왕설래다. 삼성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전자를 중심으로 토요일 출근은 자주 있는 경우인데, 이를 그룹사 전반의 사실상 지침으로 확대한 것을 두고도 노조 이슈에 대한 대응 차원이란 말들이 나온다”라고 토로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4호 (2024년 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