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이끌던 이재승 전 사장이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새 사령탑에 누가 오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삼성전자 생활가전 분야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로 유명했다. 생활가전사업부 출신으로는 최초로 사장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더욱이 정기인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돌연 사의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기수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전자 안팎에선 최근 불거진 생활가전 제품의 품질 논란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부터 5월까지 생산한 ‘비스포크 그랑데 AI’ 드럼세탁기의 유리문 연이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이유로 새로운 수장 선임과 함께 생활가전부문의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받는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후임자 인선으로 모인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가전 시장 불황과 실적 반등을 위한 분위기 전환용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부에선 이기수 개발팀장(부사장)의 영전이 점쳐지기도 한다. 그동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오랫동안 생활가전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내부 인물을 발탁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기수 사장은 냉장고 개발실 출신으로 생활가전에서 잔뼈가 굵었다.
문제는 세탁기 품질 논란에서 이 부사장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세탁기가 진짜 인사의 이유라면 실질적으로 더 관여한 이 부사장에게 불똥이 튀지 말라는 법이 없다”면서 “같은 이유로 사내에서 이재승 사장 후임에 파격적으로 외부 인사가 영입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