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최근 현물출자를 통해 모듈, 핵심부품 제조 통합계열사를 각각 설립키로 하면서 현대차 지배구조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17.3%)→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구조로 모비스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모비스 지분율은 0.32%에 불과하다.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를 마무리 짓기 위해선 현대모비스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같은 이유로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를 핵심부품 사업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부문으로 분할, 모듈·AS 사업과 정의선 회장 지분이 많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런 개편안은 개인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합병비율을 두고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현대차그룹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2018년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사업부문을 모듈과 핵심부품 2개의 사업부문을 현물출자해 분할하고, AS부문에 연구개발부문을 더해 존속법인으로 남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향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을 앞두고 분할비율 또는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면서 “현물출자 방식을 통해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도록 하는 점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측은 “사업부문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이라 설명했다.
한편 현대모비스의 한 직원은 “지배구조 개편과 최근 법적 문제가 불거진 파견 직원들을 자회사로 몰아넣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면서 “자회사로 전출이 예상되는 직원들이 벌써 반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