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 지주사인 유진기업이 시멘트 업체인 성신양회를 적대적 방식으로 인수합병(M&A)할 것이란 소문이 금융가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진기업은 계열사인 레미콘 업체 동양을 통해서 12월 들어 성신양회 지분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12월에 사들인 주식만 약 165억원어치. 이는 전체 지분의 약 6% 남짓으로 3대 주주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성신양회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는 김태현 회장(13.03%)과 아버지 김영준 회장(11.39%)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너 일가와 특수 관계인 총 지분은 33.16%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성신양회는 소액 지분이 60%를 넘는 구조라, 업계에선 유진기업이 동양을 통해 성신양회를 인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는 게 당연하다”고 전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사업 구조 또한 이런 소문의 배경이다. 동양은 레미콘 등 건자재를 유통하고 있다. 시멘트 업체인 성신양회를 인수한다면 원료인 시멘트-레미콘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시멘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유진기업은 단순 투자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계열사 동양이 성신양회 주가가 저평가돼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멘트 수급도 문제가 없고, 경영 참여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유진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성신양회는 지난 2018년 성신레미컨을 설립한 바 있다. 시멘트 사업과 레미콘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레미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진기업과 성신양회는 레미콘과 시멘트에서 시장 선두를 다투는 곳이다. 유진기업이 성신양회 인수에 성공하면 시멘트와 레미콘 수직계열사 외에도 각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증권가 관계자는 “시장에선 결국 양측이 지분매입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면서 “성신양회 측에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