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객·호텔직원 접촉 최소화 방에서 식사, `비대면` 체크아웃 뷔페 없애고 테이블 서빙으로 해외 못 간 허니문족 상품도
김태성 기자
입력 : 2020.03.12 17:17:21
수정 : 2020.03.12 19:38:21
파크하얏트서울 코너스톤의 주말 브런치 테이블.
코로나19 여파로 공실률이 90%에 육박하는 위기가 계속되자 호텔들이 언택트(untact)를 강조하는 패키지까지 내놓으며 손님들 발길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른 투숙객이나 호텔 직원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1인용' 패키지를 만드는가 하면 레스토랑에는 뷔페 공간을 없애고 100% 테이블 서빙으로만 운영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이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는 레스케이프호텔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자 '집콕'족을 위한 1인 전용 패키지인 '러브 미'를 내놓았다. 예전에도 싱글족 호캉스 상품을 간간이 팔았지만 이번에는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차이점이다. 우선 식사는 호텔 내 공용식당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에그 베네딕트와 프렌치 토스트 등을 방으로 가져다주는 '인 룸 다이닝(in room dining)'으로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체크아웃도 객실마다 비치된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데스크에 들르지 않고 할 수 있다.
시그니엘서울도 룸 서비스 조식과 숙박을 묶어 '객실 안에서 편안하게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새 패키지인 '룸&브렉퍼스트'를 내놓았다.
롯데호텔제주는 호텔을 벗어나지 않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봄 패키지'를 선보였다. 디럭스 가든 룸 1박과 페닌슐라·카페 해온의 봄 특별메뉴, 야외 정원 레스토랑 레이크 플라자 조식 뷔페, 클럽 라운지인 풍차라운지 2인권을 묶었는데 모두 호텔 안에 있는 시설이다. 호텔 뷔페는 아예 영업시간을 축소하거나 음식 제공 방식을 바꿨다. 특급호텔 뷔페 '빅3' 중 웨스틴조선호텔의 '아리아'와 잠실 롯데호텔월드 '라세느' 등 2곳은 현재 주중 영업은 접고 주말에만 운영하고 있다.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는 월~금요일 영업시간을 기존보다 30분 단축하고 주말과 공휴일에 점심·저녁 2타임씩 하루 총 4타임 운영하던 것을 점심에 1타임, 저녁에 1타임으로 절반씩 줄였다.
삼성동 파크하얏트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코너스톤'은 일반 뷔페와 달리 주문 즉시 조리해 요리를 테이블로 직접 가져다주는 '주말 브런치 테이블 서비스'를 내놓았다. 기존에는 주 메뉴와 디저트 등을 고객이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세미 뷔페 공간을 운영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이 공간을 닫고 100% 직원 서빙으로만 음식을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인의 입국을 막는 나라가 많아지면서 신혼여행지를 국내로 바꾸는 예비부부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발 빠르게 관련 패키지를 내놓은 곳도 눈에 띈다. 제주신라호텔은 최근 신혼부부를 위한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를 만들고 2박 이상 투숙 시 스냅사진을 촬영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1980년대 예식장 콘셉트인 연회장을 배경으로 호텔 직원이 사진을 찍어 사진첩과 앨범을 만들어준다. 위생에 민감한 최근 분위기에 맞춰 호텔 세탁 서비스도 50% 할인한다.
롯데호텔제주도 지난 11일 '마이 웨딩데이 패키지'를 내놓으며 신혼부부 잡기에 나섰다. 이 호텔이 허니문 패키지를 만든 것은 2010년 이후 10년 만이다. 호텔 관계자는 "평소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는 고객이 많아 한동안 연인 대상 패키지만 판매했지만 최근 제주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봐 이번에 허니문 상품을 다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