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휴양지의 요건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먹거리, 즐길 거리, 북적대지 않는 고즈넉한 분위기, 편안한 침대와 객실, 적당한 비행시간, 멋진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까지… 특히 여러 곳의 휴양지를 체험해본 여행객이라면 계획을 잡을 때부터 마음에 차는 안식처를 찾아 헤매곤 한다. 대표적으로 필자가 그렇다. 길지 않은 인생, 샐러리맨에게 드물게 주어지는 ‘정기휴가’를 통해 매년 다른 국가와 도시를 찾고 되도록 다양한 휴양지를 지친 몸에 선물해 오곤 했다. 단 하나 인도네시아 발리에 자리 잡은 럭셔리 리조트 ‘물리아 발리’를 제외하고 말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신들의 거처’라는 별칭을 지닌 인도네시아 발리에 자리한 ‘물리아 발리’는 6성급 럭셔리 리조트다. 비행시간이 길지 않고(직항 기준 약 6시간 30분) 최상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춰 이미 해외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휴양 명소로 꼽히고 있다.
▶압도적인 규모의 인피니티 풀… 에메랄드빛 인도양 그리고 석양
발리 덴파사르 공항에 도착해 럭셔리 호텔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누사두아 지역으로 20여 분 이동하면 ‘물리아 발리’가 자태를 드러낸다. 발리에는 동남아의 정취를 가득 담은 여러 호텔과 리조트들이 많지만 물리아 발리는 이들과 다른 느낌을 준다.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규모에 놀라기 무섭게 동서양이 함께 어우러진 느낌의 건축양식을 마주하다 보면 시공간을 초월한 듯 묘한 첫인상을 느끼게끔 한다. 5층 높이의 탁 트인 로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인도양과 리조트 전경은 이내 탄성을 불러온다.
물리아 발리는 누사두아의 해안선을 따라 무려 30헥타르(약 9만 평) 규모로 자리 잡고 있다. 일하는 직원들만 약 2000여 명에 달한다. 숙박객보다 직원들이 더 많을 때도 많다. 먼지 한 톨 찾아보기 힘든 깔끔한 시설과 걸어 다닐 수 있는 거의 모든 공간에 잘 가꿔진 정원에서 이들의 세심한 수고를 느낄 수 있다. 인건비를 고려하면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어디서도 물리아 발리 같은 퀄리티를 재현하기란 쉽지 않다.
해변 쪽으로 눈을 돌리면 아름다운 시그니처 조형물이 있는 발리에서 가장 길고 넓고 인피니티 풀과 바다가 같은 앵글에 들어와 눈을 즐겁게 한다. 풀 한가운데 위치한 바(Bar)에서 시원한 코코넛 주스를 주문해 선베드에 누워 즐기는 바다의 풍광은 천국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영감을 준다.
물리아 빌라 Pavilion
▶모든 객실이 스위트 급… 취향대로 골라볼까?
객실 타입은 총 세 가지. 먼저 ‘더 물리아’는 물리아의 최상위 브랜드로 111개의 올 스위트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탁 트인 거실에서 바라보는 인도양의 정취와 피로에 지친 몸을 포근히 감싸 줄 오버사이즈의 침대도 매력적이다. 모든 객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자쿠지를 즐길 수 있다.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수영장으로 이어지는 커넥티드 룸은 경험해 본 사람만 그 매력을 알 수 있다. 고객 개인에 맞춘 세심한 버틀러 1인 서비스도 제공된다.
두 번째로 ‘물리아 빌라스’는 한국인과 일본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프라이빗 풀빌라 객실이다. 섬의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며, 1~2개의 침실이 포함된 독채부터, 최대 6개의 침실이 포함된 큰 규모의 맨션까지 총 108개의 빌라가 열대 정원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여행이나 전 세계의 셀럽들이 프라이빗하게 머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전통 계단식 농사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내부 정원에서 탁 트인 인도양을 바라보는 전망이 겹치지 않아 풀빌라에서 바라보는 뷰는 온전히 여행자의 것이 된다. 마지막으로 ‘물리아 리조트’는 526개의 룸으로 구성되어 가장 많은 인원이 수용 가능한 엔트리급 객실이다. 스위트룸, 라군 풀을 갖춘 스위트룸과 다양한 레스토랑 및 편의 시설로 움직이기에 좋은 동선을 갖추고 있다. 가장 낮은 등급의 객실이라도 여느 고급 호텔의 스위트룸 못지않게 넓은 객실과 퀄리티를 지니고 있다.
일출 시에 바라본 물리아 전경
먹거리도 빠질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이다. 특히 해외 휴양지로 장기간 여행을 떠나면 얼큰한 김치찌개나 지글지글 구운 삼겹살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색다른 현지 음식이나 매일 비슷한 호텔식 조식도 지속되면 물려 한식당을 찾아 헤매는 여행객도 많다. 물리아 발리에서는 그런 걱정은 저만치 덜어 놓아도 좋다. 국내 유명 호텔에서 근 무한 이후 물리아 발리로 무대를 옮긴 박근형 메인 셰프가 상주하며 한국 관광객들의 미각을 달래준다.
먼저 ‘더 라운지’, ‘리빙룸’은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메뉴의 음식이 무제한 서빙되는 인클루시브 형식의 식당이다. 특히 한국인의 해장을 위한 소고기 뭇국부터 삼겹살, 김치 등은 물론 스테이크, 나시고랭, 카레, 생선회, 초밥 등 가짓수를 세기 힘들 정도의 전 세계 음식을 아침부터 한 상 가득 만날 수 있다. 조금 과장을 더해 3일 동안 매일 찾아도 모두 충분히 즐기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종류의 음식과 수십 가지에 달하는 디저트는 입은 물론 눈까지 즐겁게 한다.
이외에 테이블 8, 에도긴, 솔레일, 더 까페 등 다른 레스토랑에서는 매일 셰프가 손수 고른 식재료와 커스텀 메뉴로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지중해 지역부터 팬 아시아, 유럽 등의 세계 곳곳의 이국적인 요리에 더해 다양한 칵테일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솔레일의 ‘선데이 브런치’는 발리 현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코스이니 꼭 경험해 보길 바란다.
그랜드 볼룸
최대 5000여 명 수용 가능한 콘퍼런스 룸
물리아 발리의 럭셔리 리조트의 면모는 국제행사 개최에서도 드러난다. 가장 큰 그랜드 볼룸, 바이올렛 볼룸과 15개의 콘퍼런스 룸은 최대 5000여 명이 수용 가능해 매년 글로벌 규모의 콘퍼런스가 개최된다. 세계 각국의 명사들이 모이는 국제회의부터, 비즈니스 미팅, 은퇴식, 연회 등이 가능하다. 실내 연회장은 물론 발리섬 전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유니티 에덴가든(Unity and Eden Garden)에서는 스몰웨딩, 웰컴디너, 칵테일 파티 등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행사에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