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SUV 브랜드 지프(JeepⓇ)는 때로 남자의 로망이 된다. 너른 들판 혹은 가파른 기슭을 달리는 (영화 혹은 CF에서의) 모습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짜릿하다.
그래서인지 지프도 자유·모험·열정이란 단어를 종종 브랜드 첫머리에 올리곤 한다. 그 모험과 열정에 승차해 경기도 남양주에 자리한 운길산 수종사로 차를 몰았다.
아는 이들에겐 익히 유명한 이곳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모습을 운길산 중턱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다. 사찰 한가운데 마련된 경내 다실 삼정헌 앞에 서면 탁 트인 한강, 두물머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까지가 전부라면 한여름 소풍에 나선 명소탐방이겠으나 그 좋은 풍경에 이르는 길이 만만치 않다. 산 중턱에 자리한 사찰 입구까지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로가 이어지는데, 굽이치듯 휘돌아 나가며 놓인 품이 초보 오프로더의 가슴을 제대로 자극한다. 특히 가파른 경사가 관건인데, 이럴 땐 말 그대로 지프만한 게 또 있을까.
▶빠알간 외모, 당찬 주행실력
마침 FCA코리아에서 내준 레니게이드(리미티트 2.0 AWD 모델)의 외모는 다른 색이 전혀 섞이지 않은 빨간색, 게다가 앞문엔 떠억하니 하얀 별이 박혀 있었다. 당연히 시선집중, 100m 밖에서도 미세먼지를 뚫고 콕 박힌 눈길이 느껴질 만큼 괜히 얼굴이 뜨끔거렸지만 그것도 잠시, 작지만 든든한 무게감에 탄탄하게 치고 올라가는 힘이 그 모든 걸 상쇄시킨다. 특히 경사로에선 이 차가 왜 4륜구동인지 제대로 알 수 있다.
지프 측의 말을 빌자면 최첨단 지능형 4×4 시스템인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우(Jeep Active Drive Low)’가 고속 주행 시 차체 흔들림을 최소화해주고, 동급 최초로 로우-레인지 기능이 적용돼 강력한 험로 주파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와 지프 셀렉-터레인(Jeep Selec-Terrain) 지형설정 시스템이 연동돼 어떠한 기후 조건에서도 탁월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좀 더 풀어 말하면 도로 상황에 따라 차체의 흔들림을 잡아주고, 놓아주는 실력이 대단하다. 다만 자동변속 시 간간히 느껴지는 꿀렁거림에 익숙해지기 위해선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겉모습이 아담하다고 내부까지 지레짐작했다면 차 문을 여는 순간 시선이 달라진다. 이미 여러 자동차 전문지에서 베스트 인테리어로 꼽을 만큼 실내 공간이 알차다. 뒷좌석 레그룸이 충분히 확보돼 있고 위아래가 높아 실제보다 넓게 느껴진다. 특히 리미티트 2.0 AWD 모델에 적용된 탈부착이 가능한 마이 스카이 오픈-에어 선루프 시스템은 레니게이드 만의 전용 선루프 시스템이다.
수동 탈부착뿐 아니라 앞쪽은 전동개폐가 가능한데, 전부 개방하면 오픈카 부럽지 않다. 국내 출시 모델은 전륜구동(FWD) 모델인 ‘올-뉴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4 가솔린’과 4륜구동 모델인 ‘올-뉴 지프 레니게이드 론지튜드 2.0 디젤 AWD’, ‘올-뉴 지프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2.0 디젤 AWD’. 국내 공식 판매 가격은 3280만원~41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