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쑤시는 뼈마디, 설 연휴 장시간 운전으로 결리는 허리와 무릎, 과로에 까칠해진 피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이러한 고민들이 체감될 때 그리워지는 장소, 바로 스파(Spa)다. 뭐니 뭐니 해도 집이 가장 편안하다 해도 ‘방콕’ 하루 이틀로는 해결되지 않는 힐링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주는 고마운 곳이다. 이전까지 무언의 금기가 형성돼 금남구역처럼 운영되던 스파에 남성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비율은 미비하고 정보의 불균형도 심한 편이다. 피곤한 남성들의 권리를 찾고자 잘한다고 소문난 럭셔리 스파 네 곳을 찾아 체험해봤다.
“이건 특급 물광이야!”
아모레퍼시픽 스파 압구정 컬처파크
일반적으로 스파는 목욕과 미용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의미한다. 스파를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가벼운 마사지나 아로마테라피 등을 통한 심리적인 이완과 스트레스 해소, 또 하나는 전문가의 기능적인 얼굴 관리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까칠해진 피부 때문에 고민이 커졌다면 주저 없이 ‘아모레퍼시픽 스파’를 추천한다. 아직까지 이곳을 찾는 남성 비율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 앞서가는 신남성임에 틀림없다. ‘스파 좀 다닌다~’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사항은 바로 사용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 스파에서 사용하는 오일, 입욕제, 아로마테라피 등은 명실공히 최고급 제품만 사용된다.
최고가 프로그램은 한라 그린티 팸퍼링(Halla Green Tea Pampering 180분/50만원)은 제주도의 한라 그린티를 이용한 트리트먼트 프로그램으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체감하기 좋고 여성들의 버킷리스트로 자리잡았다.
기자가 체험한 프로그램은 남성들이 많이 찾는 등 관리가 포함된 ‘타임 레스폰스 인텐시브 페이셜’(100분/30만원). 이 프로그램은 그린티 풋 바스 ▷보디 리추얼(front) ▷페이셜 클렌징 ▷페이셜 딥 클렌징 ▷페이셜 트리트먼트 ▷타임 레스폰스 앰플 관리 ▷페이셜 마스크 ▷마무리 리추얼 총 8가지 단계로 구성됐다. 족욕과 간단한 보디 핸들링이 끝나면 적어도 10가지 이상의 제품을 테라피스트가 정성스런 손길로 발라준다. 단계별로 적절하게 움직이는 진동체어도 다른 스파에서 보기 드문 시설이고 중간중간 뿌려 주는 미스트가 몸 전체를 이완시켰다. 묵직한 녹차 성분이 함유된 팩까지 마치고 거울을 보니 생전 처음 보는 물광 피부가 되어 있었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29길 21 컬처 파크 2층 (02)512-3067
시간이 멈춘 듯한 편안함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문을 연 지 갓 1년을 넘은 JW 메리어트 동대문 ‘The JW Spa’는 그야말로 여유로운 스파를 즐기기 좋다.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몇몇 여배우나 기업인들이 단골로 찾는 숨겨진 명소다.
사용 제품은 아는 사람만 찾는 아로마테라피 어소시에이트(Aromatherapy Associates)와 네추라 비세(Natura Bisse).
JW스파가 자랑하는 최고가 프로그램은 다이아몬드 서브라임(Diamond Sublime 150분/69만3000원)으로 다이아몬드 가루가 함유된 마그네틱 보디 관리로 탄력, 미백과 주름 완화에 도움을 준다.
트리트먼트가 끝나면 한동안 얼굴과 몸 곳곳에 다이아몬드 성분이 남아 반짝반짝 빛이 나 예비 신부나 시상식을 앞둔 여배우들이 많이 찾는단다. 총 20종이 넘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데 남성 고객 비율이 40%를 넘는 JW스파에서 비즈니스맨이 많이 찾는 프로그램은 디스트레스 머슬 트리트먼트(De-Stress Muscle Treatment 60분/17만6000원). 스트레스를 받아 긴장된 근육을 풀어 주는 트리트먼트로 향긋한 에센셜 오일을 이용하여 스웨디시와 딥 티슈가 혼합된 기술로 근육의 긴장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등과 하체의 근육 이완에 특히 좋은 프로그램으로 트리트먼트를 받는 동안 몸이 편안해지면서 졸음이 쏟아진다. 여유로운 음악이 원인인지, 수면 상태에서 진행되는 부드러운 트리트먼트 때문인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9층 (02)2276-3282
“깜짝이야!” 독특하고 설레는 터치
옴므토털케어숍 비자르스파
스파를 출입하며 뭇 여성들의 이목이 꺼려지는 사람들은 남성 전용 스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2012년 옴므토털케어 스파숍을 표방하며 문을 연 비자르스파를 찾았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 엠도씨 제품을 사용해 맞춤형 피부 관리도 특색이지만 비자르스파의 무기는 무엇보다 테라피스트의 마사지다. 전문대학에서 피부미용을 전공한 테라피스트들이 가볍게 쓸어 넘기는 듯한 유러피안 스웨디시 마사지는 다른 스파의 ‘시원한’ 마사지와는 느낌이 다르다. 허인나 비자르스파 원장은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적 긴장 이완은 테라피스트와의 교감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사랑하는 연인이 정성스레 마사지해주는 듯한 스웨디시 마사지가 비자르스파의 자랑”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코스와 프로그램이 있는데 헤드 스파(30분/3만원대 히노키 제품 ), 얼굴 관리 50분 5만원대, 건식 관리(1시간/5만원대), 스웨디시 전신 관리 (150분/16만원대)이다. 이 중 비자르 대표 메뉴인 B3보디케어 코스(150분)를 체험해 봤다. 프라이빗한 룸에 샤워실 안쪽에 남성 전용 청결제가 눈에 띈다. 종이 반바지와 샤워가운을 걸치고 본격적인 트리트먼트에 들어가면 후면 파우더 보디 필링이 시작된다. 습식 관리로 전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효과적인 코스. 본격적으로 따뜻한 오일과 함께 유러피안 스웨디시 스타일의 마사지가 시작된다. 따뜻한 테라피스트의 손길이 몸 곳곳에 닿으면 자연스럽게 눈이 감긴다. 이 단계에서 주의할 점 하나, 일반 스파와 다르게 엉덩이와 서혜부까지 손길이 닿아 당황할 수도 있으니 관리 전에 알고 가는 것이 좋다(스파가 발달한 유럽 등에서는 일반적인 방법). 이 밖에 남성 스테미나에 좋은 곡골과 키보드 사용이 많은 비즈니스맨을 위한 팔 안쪽 근육도 부드럽게 자극해주는 등 남성용 맞춤형 관리가 감동을 주는 곳이다.
강남구 선릉로 86길 31 롯데골드로즈 2차 312, 313호 www.bizarrespa.co.kr
스파에서 즐기는 비즈니스 미팅
리버사이드호텔 더메디스파
규모부터 남다르다. 리버사이드 호텔 2~3층에 자리한 더메디스파에는 없는 게 없다. 남성 전용으로 꾸며진 더메디스파는 큼직한 사우나, 비즈니스 미팅룸, 한식당, 중식당, 마사지숍 등 휴식을 위해 많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더메디스파의 특징은 시원하게 받을 수 있는 마사지도 좋지만 스파 업계에서 최초로 미팅룸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고급스럽게 꾸며진 10개 넘는 미팅룸에서는 한식당, 중식당의 음식을 즐길 수 있고 사우나나 마사지를 즐기는 동시에 비즈니스 미팅이 가능하다. 시원한 맥주나 소주도 판매해 편안한 술자리도 가능하다.
음식 맛을 보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중식당은 여느 고급 중국집 메뉴와 유사했지만 한식당 메뉴는 독특한 편이었다. 생대구탕, 광어덮밥, 항정살 쌈밥 등 맛깔스러운 메뉴들이 준비돼 있어 구미를 당겼다. 모든 메뉴를 다 맛보진 못했지만 부드러운 항정살 쌈밥은 90점 이상을 주고 싶다.
식사와 사우나를 마치고 찾은 릴렉스 룸도 메디스파의 자랑이다. 이곳에는 보기만 해도 편안한 2~3층 합쳐 총 100여 대가 넘는 전동체어에 개별 모니터가 구비되어 있다. 수면실이 따로 있지만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잠들어 있었다. 마사지 숍을 찾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발 마사지는 받을 수 있다. 특히 오후 8시 이후에는 커튼이 열리면서 펼쳐진 서울 시내 야경도 볼 만했다.
한 공간에서 스파는 물론 비즈니스 미팅, 먹거리, 마실거리, 즐길거리, 수면 등을 해결하고 싶다면 한남대교 남단 더메디스파를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