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이 넘는 화병, 1인조에 25만원 하는 커피잔. 일반적인 생활용품이라고 생각하면 아무리 부자라 해도 탐내지 않을 것입니다. 프라우나는 예술품으로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각국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명품브랜드 창출을 목표로 2013년 12월 5일 100여 명의 국내기업CEO들이 운집한 제12차 명품창출CEO포럼에 우수기업사례로 한국도자기의 ‘프라우나(Prouna)’가 선정됐다. 2013년 12월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국도자기는 이날 명품창출 기여 브랜드로 선정돼 장관상을 수상한 겹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단상에 오른 김영목 한국도자기 부사장은 프라우나를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유명한 브랜드”라 밝히며 “각국 왕실과 대통령궁의 식기, 할리우드 스타나 세계적인 정재계 거물의 선물용 도자기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자기의 까르띠에’ 영국 ‘해로즈’입성
2003년 탄생한 프라우나는 한국도자기에서 만든 럭셔리 기프트 브랜드(Luxury Gift Brand)다. Proud(자랑스러운), Profound(심오한), Una(하나)라는 단어를 합쳐 ‘예술적 가치가 심오한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100% 수입 고급 원료(24K 순금과 백금)를 이용해 핸드메이드로 제작된 한국도자기 내 하이엔드 라인이다. 가장 최근 선보인 ‘프라우나 주얼리’는 ‘프라우나 클래식’에서 한 단계 넘어선 초고가 라인으로 선보여 하이엔드 브랜드 라인업을 갖췄다. 주얼리 라인에서는 유명 크리스털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의 협업을 통해 최상급 원석을 사용한 도자기를 시장에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엄청난 고가 화병과 커피잔의 가격에 대한 의문도 풀렸다. 1000만원을 호가하는 화병에는 수천 개의 보석이 세공돼 있으며, 최고급 커피잔에는 크리스털과 24K골드로 장식돼 있다.
김영목 부사장은 “워낙 소량생산방식의 하이엔드 라인업으로 국내에서는 크게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해외시장에서 프라우나는 최고의 명품도자기 반열에 올라선지 오래”라고 밝혔다.
론칭한 첫 해 이탈리아 밀라노 쇼에 참가한 프라우나는 ‘도자기의 까르띠에’라는 격찬을 얻어내며 2년 연속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비재박람회에서 로열층에 자리 잡았다. 2009년 미국 프리미엄 주방산업의 메카 뉴욕 ‘포티원 메디슨(Forty One Madison)’에 쇼룸을 내고 미국의 명품식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 긴자의 와코 백화점과 호주 데이비드 존스 등 각국의 명품 백화점에 프라우나 전문매장을 열었다. 특히 2010년에는 영국 해로즈(Harrods) 백화점에 아시아 도자기 브랜드 최초로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해로즈 백화점은 161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명품백화점으로 입점 업체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 부사장은 “해로즈 백화점은 여러 명품브랜드들이 입점을 위해 로비활동을 벌일 정도로 권위가 있다”며 “프라우나는 콧대 높은 해로즈에서 먼저 매장오픈을 제의해 왔을 정도로 하이엔드 시장에서 명성을 쌓아왔다”고 밝혔다.
프라우나는 일명 ‘왕실도자기’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영국, 태국 등 여러 왕실 식기로 사용되는 한편 특히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을 기념하는 ‘퀸즈 다이아몬드 주빌리(Queen’s Diamond jubilee)컬렉션’에 이어 여왕의 대관식을 기념하는 ‘퀸즈 코로네이션(Queen’s coronation) 컬렉션’을 납품하기도 했다.
“세일은 없다” 철저한 하이엔드 전략
프라우나를 시장에 선보이기 전인 2000년대 초 한국도자기는 이미 웨지우드, 로열코펜하겐, 로열알버트 등의 유럽의 전통 도자기 명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김영신 한국도자기 대표는 품질이나 기술력에 있어서는 자신 있었으나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자체 명품브랜드 육성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김대표는 곧장 ‘프라우나 프로젝트’를 고안해 고급패키지와 보석상자를 연상시키는 케이스를 만들었다. 품위 있는 카탈로그와 인증서도 제작했다. 무엇보다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디자인. 웨지우드와 로열덜튼 등 세계적인 도자기 명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정상급 디자이너를 영입해 도자기를 조형하기 시작했다.
한국도자기 측은 “디자이너들에게 생활 속 예술을 콘셉트로 ‘동양을 그리되 서양의 눈으로 바라보라’고 주문했다”며 “백조와 사슴이 정교하게 조각된 손잡이,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을 세공한 도자기 등이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프라우나의 성공의 중심에는 철두철미한 마케팅 전략이 자리한다. 전 매장에서 노 세일 전략을 견지하며 활발한 VIP마케팅을 펼쳐나갔다.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을 위한 공식선물로 증정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과 곤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이 프라우나를 선물로 받은 것이 세간에 알려지며 인지도를 높였다. 2008년에는 두바이의 7성급 호텔 버즈알아랍에 공급하며 각국의 정상급 정치인과 경제인, 세계적인 스타들을 위한 VIP 선물용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여러 셀럽이나 정상들이 모이는 행사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펼친 점이 주효했다”며 “태국 왕비 퀸 시리킷에게 먼저 프라우나를 선물하는 등 귀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 왕실의 승인을 받고 납품하게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국내 여타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도자기 프라우나의 사례를 본받을 만하다. 현재 한국도자기의 전체 매출에서 프라우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로 수출비중은 80%를 웃돈다.
프라우나 측은 “2014년에는 독일, 스위스 등 중부유럽에 신규 진출하는 한편 중국과 미국 등 대형시장에 집중하면서 세계 도자기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정상급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