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5년간 준비한 전동화 대계의 첫 양산 모델이 한국 땅을 밟는다. 사전 예약 사흘 만에 2000대를 넘긴 흥행 성적이 뭇시선을 증명한다. ‘더 뉴 BMW iX3’는 새로운 디자인, 기술 방향성을 일컫는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의 첫 번째 양산형 모델이다. 독일어로 새로운 계급을 의미하는 노이어 클라쎄는 BMW의 새로운 출발을 상징한다. 1960년대 침체에 빠졌던 BMW를 구해낸 동명의 세단 라인업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그만큼 BMW 내부에서도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한 iX3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기존 iX3가 내연기관 X3의 골격에 배터리와 모터를 얹은 파생형 전기차였다면 새로운 iX3는 처음부터 전기차로 설계된 전용 플랫폼 위에서 완성됐다. 디자인 언어, 전자 아키텍처, 배터리 셀 구조까지 모든 게 다시 그려졌다. 헝가리 데브레첸의 새 공장에서 생산된 첫 차종이란 점도 남다르다. 데브레첸 공장은 BMW그룹 최초로 순수 전기차만을 생산하기 위해 완공된 거점이다. 완전 가동 시연간 1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469마력을 다스리는 슈퍼브레인과 하트 오브 조이
외관은 BMW 특유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더블 헤드라이트와 수직형의 새로운 키드니 그릴이 전면을 장식하고, BMW SAV 특유의 비례감을 유지한 차체는 0.24라는 동급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BMW 양산 모델에 처음 적용된 ‘BMW 파노라믹 iDrive’다. 파노라믹 비전과 3D 헤드업 디스플레이, 프리-컷 디자인의 중앙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 운전자의 시선 이동을 최소화한다. 스티어링 휠에는 필요할 때만 버튼이 떠오르는 샤이 테크(Shy-Tech)를 적용했다.
기술의 핵심은 차체 전반을 통제하는 4개의 슈퍼브레인 고성능 컴퓨터다. 기존 대비 약 20배 향상된 처리 능력으로 주행 역학, 주행 보조, 인포테인먼트, 차체 제어를 통합 관리한다. 이 가운데 구동계와 주행 역학을 총괄하는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는 가속과 조향, 제동, 서스펜션을 하나의 시스템처럼 정밀하게 통합 제어해 BMW가 강조해온 운전의 즐거움을 전기차로 전이했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iX3는 800V 고전압 시스템이 기반이 된 6세대 BMW eDrive 기술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원통형 셀을 적용한 신형 배터리는 5세대 대비 셀 단위 에너지 밀도가 20%나 높아졌고, 충전 속도는 30% 향상됐다. 그 결과 최대 805km(WLTP 기준)의 1회 충전거리를 확보했고, 400kW급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단 10분 만에 372km를 달릴 수 있다. BMW 최초로 양방향 충전 기능도 탑재돼 차량을 이동형 파워뱅크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국내에는 우선 앞뒤 2개의 모터를 얹은 50 xDrive가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된다. 3분기 중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콤팩트 SUV는 진입 장벽이 낮은 동시에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세그먼트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등의 브랜드가 ‘GLA’, ‘X1’, ‘EX40’ 등을 내세우며 너나없이 콤팩트 SUV 라인업을 강화하는 건 엔트리 모델의 경험이 브랜드의 충성 고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Q3’는 아우디의 살림꾼이다. 화려한 마케팅은 없지만 늘 판매 순위 상위권을 지켜왔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엔트리 포인트랄까. 바로 그 Q3가 완전변경을 거쳐 3세대로 거듭나며 브랜드의 테스트베드로 거듭났다. ‘더 뉴 아우디 Q3’는 콰트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소노스(SONOS)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MMI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한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베스트셀러 ‘A6’와 함께 3세대 Q3를 양대 축으로 삼아 수입차 톱5 복귀를 노리고 있다.
258마력 콰트로 엔진, 동급 최초 마이크로 LED 헤드라이트
우선 외관은 정교한 라인과 볼륨감으로 입체감을 강조했다. 전면부에는 새로운 아우디 2D 링과 대형 싱글프레임 그릴이 적용됐고, 세계 최초로 SUV 헤드라이트에 마이크로 LED 기술을 도입해 2만5000여 개의 초소형 LED 소자로 정밀한 라이트 시그니처를 구현했다. 파워트레인은 전 트림에 최고출력 258.3마력의 2.0ℓ TFSI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 상시 사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을 기본 적용해 제로백이 5.9초에 불과하다. 특히 차량이 복잡한 주차 경로를 스스로 학습해 자동 주차하는 트레인드 파킹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내는 깔끔한 수평형 레이아웃과 사용자 중심 설계로 공간감과 직관성을 높였다. 11.9인치 버추얼 콕핏 플러스와 12.8인치 MMI 터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MMI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자연스러운 곡면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스테이지’를 완성해 운전자의 몰입감을 높였다.
‘어드밴스드’(6080만원부터), ‘S-라인’(6374만원부터), ‘S-라인 블랙 에디션’(6472만원), ‘스포트백 S-라인’(6767만원) 등 총 4가지 트림으로 구성됐고, S-라인 모델에는 S 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와 스포츠 서스펜션,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적용돼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다. 블랙 에디션에는 블랙 사이드미러와 블랙 루프레일 등으로 구성된 블랙 패키지가 더해진다. 스포트백 모델은 낮은 전고와 쿠페형 루프라인으로 역동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토레스’는 쌍용차의 부활을 이끈 모델이다. 4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쳐 새롭게 출시된 ‘뉴 토레스’는 어쩌면 왕좌를 되찾기 위한 국민 SUV의 조용한 재기전이다. 그만큼 KGM에게 토레스는 단순한 차종이 아니다. 쌍용차 시절의 마지막 모델이자 사명 변경 이후 실적을 견인한 상징적인 존재다. 실제 판매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출시 당일 사전 계약 대수 1만2383대, 2022년 한 해 동안 2만2484대가 팔리며 쌍용차를 6년 만의 분기 흑자로 이끌었다. 2023년 상반기에는 누적 2만 5775대, 월평균 4295대를 판매하며 인기를 이어갔고, 그해 9월 KGM 역대 최단기간 누적 5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하지만 신차 효과가 사그라들며 판매 곡선도 완만하게 꺾이기 시작했다. 올 들어선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줄어든 1572대(4월 기준)에 그쳤다. 한때 연간 3만 대 이상 책임지던 원톱 모델의 추락이란 말도 들렸다. 부분변경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 이유이기도 하다.
독하게 마음먹은 상품성 개선
뉴 토레스는 기존 오너들의 개선 요구에서 출발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헤드램프다. 출시 초기 토레스는 정통 SUV를 표방한 디자인으로 호평받았지만 겨울철 폭설이 내릴 때 안쪽으로 파여 있는 헤드램프 주변에 눈이 쌓여 빛이 가려지는 단점이 있었다. KGM은 뉴 토레스에 일체형 커버 구조의 헤드램프를 새롭게 적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전면부는 수평으로 확장된 버티컬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그릴 패턴이 헤드램프와 매끄럽게 연결돼 와이드한 인상을 강조했고, 후면부는 차체와 분리된 레이어드 구조의 리어 범퍼와 입체적인 수직 패턴의 스키드 플레이트로 강인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파워트레인에서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변속기. 기존 6단에서 아이신(AISIN) 8단 자동변속기로 교체됐다. 덕분에 6단에서 8단으로 기어비가 세분화되며 가속 시 꿀렁임이 줄고, 고속 주행 시 낮은 RPM을 유지해 정숙성과 연비 효율이 개선됐다. 드라이빙 모드에는 KGM의 기술력을 집약한 터레인(Terrain) 모드가 새롭게 탑재됐다.
노면 상태에 맞춰 구동력과 조향 성능을 최적화하는 기능으로, 모래나 자갈 등 불안정 노면에서 탈출력과 조향 안정성을 높이는 샌드(Sand), 진흙·비포장 요철 노면에서의 안정적 주행을 지원하는 머드(Mud), 눈길 등 저마찰 노면에서 가속과 조향을 최적화하는 스노우 앤 그라벨(Snow&Gravel) 등 3가지 모드로 구성됐다(4WD 선택 시 포함). KGM은 뉴 토레스와 함께 상품성 개선 모델인 ‘KGM 액티언 2027’과 ‘KGM 토레스 EVX 2027’도 함께 출시하며 SUV 라인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두 모델 모두 신규 인테리어 디자인과 아테나 2.5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했고, 액티언 2027 가솔린 모델에는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터레인 모드가 함께 적용돼 주행 성능을 강화했다.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동화 모빌리티 브랜드 ‘지커(Zeekr)’가 프리미엄 중형 전기 SUV ‘7X’를 선보이며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지커 코리아는 서울 강남·서초·강서와 경기권의 판교·일산·인천·수원, 충청권 대전, 경상권 부산 등 전국 9개 핵심 거점 매장에서 7X를 공개하며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업계선 지커의 글로벌 라인업 가운데 한국 시장에 첫 진출한 모델이 7X라는 점, 이 차량이 중국 외 국가에서 처음 선보이는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그럼 지커는 어떤 브랜드일까. 출범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41만 대를 돌파한 신생 브랜드 지커는 볼보와 폴스타를 보유한 저장지리홀딩그룹과 지리자동차가 링크&코에 이어 두 번째로 합작한 고급 전기차 브랜드다. 2024년 기준 중국 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BYD, 테슬라에 이어 3위에 오를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올 1~2월에는 4만7000여 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4%나 성장했다. 7X는 출시 첫해 중국 시장에서 월 1만 대 이상 판매된 인기 차종이다. 지난해 8월 중국 내 사전 계약 당시 20일 만에 6만 건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스웨덴 디자인 스튜디오가 그린 유러피언 감성
7X는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지커 001’, ‘지커 009’, ‘폴스타 4’, ‘로터스 에메야’ 등에 적용된 아키텍처다. 스웨덴에 자리한 지커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완성한 외관은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담아냈고, 전장 4800mm, 전폭 1920mm, 전고 1650mm의 차체에 짧은 오버행과 21인치 휠을 갖춰 다이내믹한 비율을 강조했다. 290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가 연출한 넓은 실내 공간도 장점 중 하나. 트렁크 용량도 539ℓ나 된다. 실내에는 프레임리스 자동 도어, 후석 전동 선쉐이드, 프라이버시 글라스, 영하 6℃까지 냉각되는 온도 조절 냉장고, 마사지·레그레스트 기능 등 프리미엄급 편의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국내에 출시되는 트림은 프로(Pro), 맥스(Max), 울트라(Ultra) 등 3가지. 프로 트림에는 지커가 자체 개발한 75kWh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골든 배터리가, 맥스와 울트라 트림에는 CATL이 공급하는 100kWh 용량의 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프로와 맥스 트림은 최고출력 421마력의 싱글모터가 탑재돼 각각 375km(국내 인증 기준), 483km의 1회 충전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지커코리아는 7X 공개를 시작으로 연내 전시 네트워크를 9곳에서 14곳까지 확대하고,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11개의 서비스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커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차량을 선택할 때 품질과 기술력, 타협 없는 안전성까지 모두 고려하는 안목 높은 고객층”이라며 “7X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역할을 넘어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럭셔리 패밀리 SUV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재형 기자 · 사진 각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