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전 세계 유명 관광지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장기 체류형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겉핥기식 관광이 아니라 관심 있는 지역의 현지 삶에 녹아들어 깊이 체험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 산업 분석 기업인 스키프트 리서치(Skift Research)는 ‘2025년 여행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를 ‘장기 여행의 해’로 명명하며, 각국에서 긴 여행 기간을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중국, 인도, 독일 등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에서는 관련 설문 조사에 응답한 사람 중 4분의 1이 해외나 대륙 간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을 올해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이엔드 전문 여행사 지카소(Zicasso)는 럭셔리 여행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카소는 ‘럭셔리 트래블 보고서’에서 “럭셔리 여행객의 평균 여행 기간이 약 2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보다는 단일 목적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를 “여행 경험의 폭보다 깊이를 추구하는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장기 여행에 대한 선호는 일과 여행을 병행하려는 수요와도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키프트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에서 이러한 경향이 특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와 중국의 관련 설문 조사 응답자 중 각각 92%와 84%가 ‘일과 여행을 병행하고 싶다’고 했다. 독일(79%), 미국과 영국(72%)이 뒤를 이었다.
BBC는 “한 국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현지 문화에 진정으로 몰입할 수 있다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현지인들의 삶, 관습, 전통에 대해 깊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짧은 패턴의 여행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문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