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한 명이 야구를 이렇게 바꿔버리네요.”
‘써니’ 김선우 해설위원이 6월 24일 중계에서 극찬한 한 선수가 있다. 바로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었다. 이날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타구 질 수준 자체가 달랐다. 이게 바로 게임 체인저라는 걸 직접 보여주는 듯했다.
KIA는 6월 24일 광주 KT WIZ전에서 4대 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전날 패배를 설욕한 KIA는 시즌 29승 1무 34패로 리그 8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KIA는 1회 초부터 큰 위기를 맞이했다. KIA 선발 투수 양현종이 김상수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알포드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린 KIA는 장성우를 3루 방면 병살타로 유도해 선제 실점을 막았다. 이 병살타 수비 장면에서 3루수 김도영의 깔끔한 수비 플레이가 빛났다.
KIA는 3회 말 선두타자 신범수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KIA는 5회 초 1사 1, 3루 위기에서 알포드에게 중견수 방면 희생 뜬공을 내줘 1대 1 동점을 허용했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김도영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도영은 5회 말 2사 2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투수 엄상백의 3구째 136km/h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중간으로 빠지는 1타점 역전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김도영은 이어진 후속타자 이우성의 중전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아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쐐기 득점이 필요한 순간에도 김도영이 나섰다. 김도영은 8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손동현의 4구째 127km/h 슬라이더를 노려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이어 이우성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한 김도영은 상대 폭투를 틈 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4대 1로 앞서나가는 결정적인 추가 득점이었다.
KIA는 8회 초 1사 만루 위기와 9회 초 1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고 3점 차 리드를 결국 지켰다.
김도영은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빼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타구 속도 자체가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공격의 물꼬를 튼 리드오프로서 완벽한 경기력이었다. 3루수 자리로 나간 수비에서도 김도영은 안정감 있는 타구 처리를 보여줬다.
1군 복귀 뒤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달성한 김도영은 KIA 팬들이 왜 간절한 마음으로 자신을 기다렸는지를 불과 2경기 만에 증명하고 있다. 생소한 2루수 포지션 적응 때문에 1군 콜업 시점이 지체되지 않은 점이 다행일 정도다. 김도영은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한대로 3루수와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를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도영은 장기적으로 유격수 자리에 안착해야 할 선수다. 현재 팀 사정상 3루수 자리까지 겸업 중이지만, 유격수 수비 출전 비중을 조금씩 늘릴 필요도 분명히 있다. ‘캡틴’ 김선빈이 추후 돌아올 경우 내야진 교통정리 역시 피할 수 없다. 게임 체인저 면모를 보여준 ‘3도영’뿐만 아니라 ‘유도영’도 KIA 벤치의 유효한 선택지가 돼야 할 전망이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