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곽빈이 다시 연패에 빠진 팀을 구했다. 허리 부상 복귀 뒤 115구 역투를 펼쳤던 곽빈은 이번에도 109구를 던지면서 혼신의 투구를 보여줬다.
곽빈은 6월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1실점으로 팀의 2대 1 승리에 이바지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 4연패 수렁에 빠졌었다. 최근 9연전에서 상위권 팀들을 연달아 만난 여파기도 했다. NC 다이노스 원정부터 시작해 LG 트윈스 원정, SSG 랜더스 홈 시리즈가 이어졌다. 이 9연전에서 두산은 2승 7패라는 결과를 거뒀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23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상위팀들과 9연전을 굉장히 큰 고비로 봤는데 그 고비를 우리 팀이 못 넘긴 듯싶다. 특히 알칸타라가 나온 두 경기를 못 잡은 게 컸다. 아무래도 에이스가 나온 경기에서 지다 보니까 선수들도 동요하게 되더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이 감독은 “그래도 시즌 전체 팀 성적을 보면 ‘마이너스 3개(-3승)’다. 그 정도면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위에 있는 팀들을 따라갈 조건은 된다. 다만, 최근 4연패 중이라 팀 분위기가 다운된 느낌이다. 오늘을 반전의 날로 삼았으면 좋겠다. 이번 주말 시리즈에선 곽빈, 브랜든, 알칸타라까지 1~3선발 나가니까 승산이 있다. 사이클이 떨어진 팀 타선이 조금 더 집중력을 발휘해줬으면 한다”라고 기대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곽빈이 쾌투를 펼쳤다. 곽빈은 이날 1회 말 1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을 막은 뒤 3회 말 2사 1, 3루 위기에서도 이원석을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웠다.
1대 0으로 앞선 5회 말 곽빈은 2사 3루 위기에서 폭투로 아쉬운 동점을 허용했다.
곽빈은 6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109구까지 던지는 혼신의 역투로 삼자범퇴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두산은 7회 초 김재호의 결승타로 곽빈의 시즌 6승 요건을 만들었다. 팀 동료 정철원이 7회 말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곽빈의 승리를 지켰다. 두산은 9회 말 마무리 투수 홍건희가 2사 1, 2루 위기를 막아 경기를 마무리했다.
곽빈은 허리 부상 뒤 첫 등판이었던 6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115구 5피안타 3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 승리와 함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번에도 109구를 던지면서 4연패에 빠진 팀을 구한 곽빈의 활약상이었다.
경기 뒤 이승엽 감독은 “선발 투수 곽빈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줬다. 곽빈의 호투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7회 위기에서 허경민과 양의지가 좋은 수비로 승기를 가져왔고 정철원도 흐름을 잘 지켜냈다. 승부처 상황을 결정지으며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준 김재호 역시 칭찬한다”라고 전했다.
곽빈도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3회에 중심 타선을 상대하면서 너무 많은 공을 던져서 아쉽다. 항상 안 좋았던 선두타자 볼넷에 가장 신경 쓰면서 던졌다. 은퇴할 때까지 (양)의지 선배만 믿고 던질 수 있을 듯싶다. 하나하나씩 배우면서 공을 던지고 있다. 5회 끝나고도 힘이 남아서 6회에도 던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연패 상황이라 오히려 7회까지 올라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라고 전했다.
곽빈은 남은 시즌을 건강하게 소화하면서 9월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와 10월 포스트시즌 출전을 꿈꾸고 있다.
곽빈은 “우리 팀은 가을에 강하니까 지금처럼 잘 버티고 더 이겨서 가을에 확실히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 뒤엔 대표팀에 집중하면서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 그 전까지는 두산 소속 투수로서 우리 팀이 먼저다. 아시안게임은 아시안게임이고 그 전까지는 내가 던질 수 있는 만큼 많이 던지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고척(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