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대 수혜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지난 21일 개막한 2022 월드컵을 응원하러 각국 축구팬들이 카타르에 몰려들면서 인접국 UAE의 두바이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최국보다도 두바이가 월드컵 특수를 더 누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문화 인프라 때문이다.
인구 270만명의 개최국 카타르는 일찌감치 축구팬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충분치 않아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중동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도시로 꼽히는 두바이에는 다양한 숙박시설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실제 두바이는 유명 관광지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 지은 신축 호텔을 축구 팬을 위한 숙박시설로 할당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것은 ‘음주 허용’이다.
반면 카타르는 대회 기간에도 사실상 엄격한 음주·복장 규정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기장 인근 지정구역에서 맥주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었지만 대회 직전 이를 번복하면서 축구팬들의 불만을 샀다.
그러다 보니 거액 후원금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낸 맥주회사 버드와이저가 황당해하고 있다.
FIFA의 주요 후원사 중 하나인 버드와이저는 도하 내 고급 호텔을 인수해 이곳에서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맥주를 판매할 계획이었다.
대회 기간 두바이에서 숙박하면서 카타르를 오가는 웨일스 축구대표팀 응원단 ‘더 배리 혼스’ 소속인 개러스 에번스는 “카타르의 문화는 우리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술꾼들”이라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 듯 잉글랜드와 이란, 웨일스와 미국의 경가가 열린 당일 도바이 공항의 한 터미널에서는 맥주가 동이 났다고 WSJ는 전했다.
두바이에서 실컷 마신 뒤 카타르에서 경기를 보겠다는 것이 잉글랜드와 웨일스 팬들의 생각인 것이다.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는 비행가로 1시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두바이와 카타르를 오가는 비행기가 수시로 있어 큰 불편이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두바이가 월드컵 기간 동안 관광객들의 입출국 절차를 간소화한 것도 외국인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두바이 파이브 호텔 경영자인 카비르 멀챈대니는 월드컵 기간 객실의 90% 이상이 예약됐다면서 “이 같은 호황을 부른 이유는 월드컵 이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