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Dining Restaurant]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하코네’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필수 코스
안재형 기자
입력 : 2022.06.08 16:54:53
수정 : 2022.06.08 16:55:08
매경LUXMEN이 새로운 기획 시리즈 ‘Business Dining Restaurant’를 시작합니다.
비즈니스의 성공과 완성을 위한 다양한 음식과 레스토랑을 소개합니다.
울 압구정동, 서초동, 청담동과 맞닿은 삼성동은 트렌드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강남의 금싸라기 같은 땅이다. 영동대로 일대의 개발계획이 발표된 후 향후 가장 발전이 기대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지역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서울 코엑스 주변 부동산에 들어가 삼성동의 현재에 대해 물어보니 “삼성동이 강남 최고의 핵심이라면 청담동은 강남 최고의 명품”이란 답이 돌아왔다. 벽에 걸린 지도를 짚어가며 공인중개사가 내놓은 분석은 “삼성동은 청담동의 명품 이미지가, 청담동은 삼성동의 개발 호재와 핵심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당연히 향후 두 지역의 공존과 발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핵심’과 ‘명품’이란 단어가 중첩되는 이곳은 성공을 향해 공든 탑을 올리는 비즈니스맨들에겐 이미 익숙한 현장이자 치열한 전장이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 회장님까지
그 중심에 자리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은 강남을 대표하는 특급호텔이다. 스타트업 대표부터 대기업 임원까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이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몇 달 전부터 테헤란로 주변을 비롯한 강남지역 곳곳에 사무실이 있느냐는 문의가 많아졌어요. 특히 사옥을 갖기보다 투자가 급한 스타트업 중 강남을 찾는 기업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 삼성동도 빠질 수 없는 곳이죠. 코엑스를 찾는 비즈니스맨들이 많거든요. 당연히 주변의 특급호텔들도 덕을 보고 있어요.”
공인중개사가 전한 분석 중 한 대목이다.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전시나 행사에 참가한 후 미팅을 위해 인터컨티넨탈로 이동하는 이들이 많다는 게 호텔 관계자의 설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전시장과 호텔이 지하로 연결돼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호텔 1층에 자리한 일식 레스토랑 ‘하코네’는 그렇게 인터컨티넨탈을 찾은 비즈니스맨들이 꼭 한번 들르는 아지트 같은 곳이다. ‘Business Dining Restaurant’의 첫 번째 장소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월드 럭셔리 레스토랑 어워즈’에서 ‘글로벌 부문 최고의 일식당’으로 선정되며 5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주중에는 인근 기업의 임원 분들이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많이 찾으십니다. 호텔이 설립된 지 오래되기도 했고 단골 분들이 많아서 기존 회원님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인데, 요즘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많이 찾으시면서 연령대가 30~50대로 낮아졌어요. 주중에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던 분들이 주말에 가족과 함께 오시기도 합니다. 13개의 룸을 갖추고 있는데, 홀 좌석도 칸막이로 인테리어가 마감돼 있어서 오시는 분들이 좋아하시죠. 코로나19 때에도 큰 영향이 없었을 만큼 찾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권지현 하코네 선임 매니저가 전한 레스토랑 풍경이다. 호텔 로비를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어떤 이가 들고 나는지 서로 모르게 하겠다는 듯 살짝 어두운 실내가 인상적이다. 일본 하코네 지방의 정원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실내정원을 중심으로 ㄱ자 형태의 스시 카운터와 13개의 룸, 홀 좌석이 배치됐고, 하코네 지방의 전통 문양인 요세기(Yosegi) 문양과 하코네의 자연경관,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개별 룸은 하코네 지방의 사계절을 모티브로 각각 다른 조명과 인테리어로 마감됐다. 권 매니저는 “특히 다다미룸은 아침, 점심, 저녁, 밤에 따라 그림자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며 “일본 장인이 만든 와시(Washi) 종이, 녹슨 철판, 흙 재질의 벽 등을 기본으로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나 이끼의 녹색, 수묵 색상의 검은 색, 비단 잉어의 오렌지 색상 등 고유의 일본 색상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부드러운 민물장어구이, 오마카세 일품
하코네의 인기 메뉴 중 하나는 민물장어구이다.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우선 장어를 손질해 3일간 냉장 숙성한다. 그 뒤 1차 초벌구이하고 기름기를 빼기 위해 찐다. 그렇게 정성을 들인 장어에 소스를 바르고 2차로 한 번 더 구워내면 완성(9만2000원). 확실히 부드럽고 입안에서 녹는다. 소스는 간장과 구운 야채, 구운 장어 뼈를 넣고 졸여 만든다는데 달지 않고 은은하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충실한 응원군이다.
룸에선 ‘우마미 오마카세’ 코스(35만원)를 즐길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제철 재료를 다양하게 해석한 일식 파인 다이닝 코스다. 우마미는 혀로 감지할 수 있는 4가지 맛 외에 우아한 감칠맛이란 제5의 미각을 의미한다. 일본식 전채와 수프, 생선회, 셰프 특선메뉴와 식사까지 가장 신선하고 뛰어난 식재료를 엄선해 상에 올린다. 평일에는 최소 3일 전, 주말에는 최소 5일 전에 예약해야만 즐길 수 있다.
하코네를 찾은 날 김명우 수석 셰프가 자신 있게 권한 요리는 초밥과 민물장어덮밥, 그리고 한우 등심 스키야키였다. 24년 차 일식 셰프인 김명우 수석 셰프는 2014년부터 하코네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우선 초밥은 적식초를 사용했습니다. 적식초는 맛이 담백합니다. 설탕이 배제됐는데 단맛이 부족한 대신 생선 고유의 맛을 살렸죠. 스키야키는 관동식과 관서식이 있는데, 쉽게 졸여가면서 드시는 게 관서식이고 저희가 내드린 건 관동식, 모든 재료와 소스를 함께 넣어 끓이는 방식이죠. 관서식은 먹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하루를 쪼개 쓰시는 사업가분들을 위해 저희는 관동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민물장어덮밥은 아주 부드러우실 거예요. 한 번 더 쪄내는, 저희만의 방식으로 완성한 장어를 내드립니다.”
김 수석셰프의 말처럼 단맛이 적은 초밥은 그 덕분에 차지고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본연의 맛이 살아났다. 고창에서 잡은 장어를 사용한다는 장어덮밥도 단맛보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과연 얼마나 부드러울지 내심 기대하며 한입에 넣었는데, 부드럽지만 흐물거리지 않고 때때로 탱탱한 재료의 결이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최상급 한우를 맛볼 수 있는 등심 스키야키는 초밥과 장어덮밥이 머물던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한우의 식감도 좋지만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그런데 잠깐, 그렇다면 이 좋은 음식과 어울리는 술은 무엇일까. 권지현 선임 매니저가 추천한 반주는 일본 아오모리현의 최고급 명주를 양조하는 하치노헤 주조의 ‘핫센 우라라 라벨’(23만원). 상쾌한 과일 향이 일품인 이 사케는 주조 과정이 비밀일 만큼 알려진 게 많지 않은 전통적인 명주다. 하코네에는 계절별로 최상급 20여 종의 사케가 준비돼 있다.
Interview|김명우 하코네 수석 셰프
초밥은 흰 살 생선부터, 좋은 초밥은 성게알 선도 봐야
2014년부터 9년여간 하코네의 주방을 총괄하고 있는 김명우 수석 셰프는 “자극적인 맛보다 본연의 재료를 살린 제철 식재료를 우선한다”며 “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수차례 과정을 거쳐 음식을 완성한다”고 전했다.
▶하코네에 근무한 지는.
▷2014년에 하코네가 리노베이션되면서 합류했습니다. 그때부터 찾아오시는 단골 분들이 꽤 많으십니다. 이름만 대면 아실 만한 기업인이나 법조인들이 많으시죠.
▶올해 24년 차 일식 셰프라고 들었습니다.
▷벌써 그렇게 됐네요. 원래는 이탈리아 음식이나 베이커리에 관심이 있었어요. 일식은 제 적성과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거들떠도 안 봤는데, 우연한 기회에 칼을 잡아봤더니 이게 제 길이더군요.
▶가장 자신 있는 요리라면.
▷초밥도 자신 있지만 다양한 일식 요리를 좋아합니다. 특히 제철 식재료를 구입하면 색의 조화나 맛의 조화를 고려해 요리하죠. 요즘은 오마카세 요리가 활성화됐는데, 저희는 이전부터 가이세키 오마카세가 인기를 얻을 거란 생각에 오래전부터 상에 올렸어요.
▶싱싱한 식재료가 인상적입니다.
▷직접 완도에서 모바일 경매로 구입합니다. 수온이 따뜻해야 종류가 다양하고 맛도 오르거든요.
▶제대로 된 초밥을 즐기려면 어떤 걸 눈여겨봐야 하는 겁니까.
▷체크해봐야 할 점이 있긴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성게알을 쓰느냐에 따라 하이엔드와 미들급으로 나뉩니다. 활어를 쓰는지 숙성어를 쓰는지에 따라서도 등급이 갈라지죠. 금태나 삼치, 가다랑어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고급어종도 산지에서 구입하는 겁니까.
▷노량진 시장에서 직접 삽니다. 보통 경매가 새벽 5시경에 열리는데 고급어종은 밤 11시나 밤 12시에 경매가 시작됩니다. 전날 잡아서 바로 올라오기 때문에 새벽까지 기다리면 선도가 떨어지거든요.
▶초밥을 맛있게 먹는 순서가 있다던데.
▷아무래도 담백한 것부터 드셔야죠. 기름기가 적은 흰 살 생선부터 드시다가 마지막에 기름기가 많은 참치 종류를 드시는 게 좋습니다. 그런 후 양념이 돼 있는, 민물장어나 간장 소스에 조려진 재료를 사용한 초밥을 즐기셔야 합니다.
예약 및 문의: 점심 11:30~14:30, 저녁 18:00~22:00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