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ors by Tradition’, 스위스 브랜드 티쏘의 글로벌 표어다. 세 단어로 이루어진 짧은 어구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혁신을 꾀하는 티쏘의 브랜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올해로 창립 157주년을 맞이하는 티쏘의 어제와 오늘을 들여다보자.
스위스의 작은 마을, 르 로끌(Le Locle)에서 샤를 에밀 티쏘와 샤를 펠리시엥 티쏘에 의해 설립된 ‘티쏘(TISSOT)’의 성공은 시계 장인들의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최고의 시계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에서 시작됐다. 티쏘는 정통 스위스 시계의 기술력과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와 모험을 끊임없이 강행해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시켰다.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시계, 목재 시계, 석재 시계 등을 선보이는 등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침없는 도전은 티쏘의 상징으로 남아 전 세계 수많은 나라에 브랜드 마니아를 탄생시켰다. 티쏘가 본격적으로 시계 마니아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19세기의 일이다. 티쏘는 1896년에 제네바에서 열린 시계 박람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1889년 파리 만국 박람회의 시계 콩쿠르에서 입상을, 1900년에는 파리에서 시계 제조 산업의 그랑프리를 획득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격찬을 받으며 제품의 탁월한 품질과 우수성을 인정받게 됐다. 또한 1911년, 당시 러시아의 모스크바 지사를 통해 로마노프 왕조의 제정 차르(Czar) 친위군의 포켓 시계를 생산하면서 브랜드의 이름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게 됐다. 뒤이어 시계의 심장과도 같은 무브먼트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제품의 대량생산에 성공하면서 대중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서게 됐다.
위기를 넘어 세계적인 시계 그룹으로 발전하다
옛 공장을 복원한 건물 / (상)티쏘의 창업자, 샤를 에밀 티쏘, (하) 티쏘의 창업자, 샤를 펠리시엥 티쏘
1970년대 후반, 일본의 많은 시계 브랜드는 쿼츠(Quarts)를 이용해 기존의 기계식 아날로그 시계보다 구조가 간단하면서 시간 오차가 적은 개선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점점 새롭고 저렴한 일본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스위스의 많은 시계 브랜드들이 제품 생산을 포기하고, 문을 닫았다. 제품 경제력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절실히 요구됐다. 당시 티쏘는 오메가와 SSHI라는 이름으로 합병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위기에 처하자 다른 시계 그룹인 ASUAG와 합병했고, 1984년 SMH(Swiss Corporation for Microelectronics and Watchmaking Industreis Ltd.)로 재탄생했다. 유럽에서 가장 존경 받는 CEO로 꼽히는 니콜라스 하이예크 회장의 지휘로 SMH는 세계 최대의 시계 그룹으로 성장했고, 1998년 스와치 그룹으로 이름을 바꿨다.
스포츠 마케팅의 선두주자
티쏘 홍보 대사인 MotoGP 레이서 니키 헤이든 / 티쏘 홍보 대사인 마이클 오웬
티쏘가 글로벌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은 아낌없이 스포츠 마케팅에 투자한 탁월한 전략에 있었다. 티쏘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공식 스폰서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공식 스폰서,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의 공식 타임 키퍼로 선정됐다. 또한 MotoGP 모터바이크 챔피언십과 NASCAR의 공식 타임 키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공식 타임 키퍼로 활동하면서 스포츠 행사의 스폰서로 데뷔했고 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공식 스폰서와 타임 키퍼로 활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상징성을 지닌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여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축구선수 마이클 오웬, MotoGP 레이서 니키 헤이든, Indy 카 레이서 다니카 패트릭 등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그들을 후원함으로써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티쏘는 앞으로도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스포츠 분야를 후원할 예정이며, 열정과 패기가 담긴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TISSOT new watch 브랜드의 역사와 혁신이 담긴 티쏘의 신제품비소데이트 (Visodate)
티쏘의 기술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티쏘 헤리티지 라인에 추가된 제품으로 브랜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50년대에 출시됐던 인기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플리카 라인이다. 새롭게 출시된 비소데이트에는 기존 모델에는 없었던 데이 디스플레이 기능을 추가해 클래식한 기본 디자인에 현대적인 분위기를 가미시킨 것이 특징. 다이얼과 버클에는 헤리티지 라인 제품에서만 볼 수 있는 로고가 새겨져 있다.
30m 방수에 42시간 파워리저브 기능을 탑재했다. 가격 71만~76만원.
브릿지포트 (Bridgeport)
고급스러운 무늬의 베젤과 크라운, 로마숫자로 표기된 다이얼, 오래된 시계탑의 시계바늘과 흡사한 시침과 분침 등 클래식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오토매틱 워치, 브릿지포트를 선보인다. 무브먼트에 따라 세 가지 라인으로 출시되는데 멋지고 장엄한 분위기가 풍기는 브릿지포트 크로노 밸주, 보다 깔끔한 외관의 세련된 브릿지포트 젠트, 브릿지포트 젠트와 커플로 매치 가능한 브릿지포트 레이디가 그것. 가격 브릿지포트 크로노 밸주 라인 168만~187만원. 브릿지포트 젠트 라인 89만~109만원. 브릿지포트 레이디 라인 71만~90만원.
씨 터치 (Sea-Touch)
여름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을 위한 다이버 워치, 씨 터치는 세계 최초의 터치스크린 시계. 다이얼에 적힌 Dive 아이콘을 누르면 시침과 분침이 작동한다. 분침은 베젤에 적혀 있는 숫자를 가리키며 다이빙 깊이를 나타내고, 시침은 분속으로 다이빙 속도를 보여준다. Logbook 버튼을 누르면 다이빙 기록을 저장할 수 있으며, 그 외에 온도 측정과 크로노그래프, 나침반, 알람 기능 등이 탑재되어 있다. 가격 112만~117만원.
르 로끌 트래디션 (Le Locle Tradition)
1853년 티쏘가 탄생한 스위스 르 로끌 마을을 기억하는 클래식 라인. 마을에 위치한 시계탑을 손목 위에 재현하여 티쏘의 역사성과 시계 산업이 발달한 스위스의 품격을 강조했다. 당시 유행했던 로마숫자 다이얼과 중앙의 엠보싱 패턴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오토매틱 시계 기술력을 결합시켜 한층 고급스러운 시계로 완성시켰다. 유럽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다이얼 위에 유려한 이탤릭체로 ‘Le Locle’을 새겨 놓은 것이 특징이다. 가격 65만원.
V8
레이싱 카의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티쏘가 지닌 다이내믹하고 스피디한 무드를 한눈에 보여준다. 자동차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인 만큼 크로노그래프에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태키미터(Tachymeter)가 있어 스피드를 즐기는 이들에게 적합한 아이템. 화이트와 블루, 블랙 컬러의 다이얼로 출시됐으며 100m 방수 기능을 겸비했다. 가격 46만~54만원.
PRC200
티쏘의 No.1 베스트셀러 아이템으로 꼽히는 PRC200은 합리적인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 메탈 스트랩뿐만 아니라 클래식한 레더 스트랩으로도 선보이며 검정색, 파란색, 하얀색 다이얼로 출시된다. 역동적인 크로노그래프와 사파이어 크라스털 글라스, 200m 방수 기능을 갖췄다. 가격 50만~56만원.
[신경미 기자 lalala-km@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