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와 상용차 사이에 자리한 픽업트럭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버팀목 중 하나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세계 각국의 완성차 기업이 일찌감치 미국산 자동차를 추월했다지만 픽업트럭 시장만큼은 여전히 미국의 독무대다. 게다가 최근엔 고급화 과정을 거친 픽업트럭이 주류가 되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승용차보다 크고 넓은데 짐까지 넉넉히 실을 수 있고 최근엔 승차감까지 좋아졌다”며 “SUV가 대세로 떠오른 국내에서도 넓고 힘 좋은 픽업 트럭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GMC의 ‘시에라(Sierr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GMC는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픽업·SUV 브랜드. 연식변경 모델이 출시된 시에라는 GMC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새로운 시에라에는 우선 모든 트림에 ‘액티브 가변 배기 시스템’이 새롭게 탑재됐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달라진 배기음을 경험할 수 있는데, 스포츠나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하면 배기 밸브가 완전히 개방돼 V8 엔진의 우렁찬 소리가 온몸으로 전달된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옵션도 달라졌다. 기존 모델은 선택 사양이었지만 새 모델에선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기본 사양으로 변경됐다. 외부 컬러는 기존의 퍼시픽 블루 대신 인디고 블루가 적용됐고, 인테리어 컬러는 트림별로 달라진다. 기존처럼 6.2ℓ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의 성능을 발휘하고 10단 자동변속기,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으로 연료 효율을 높였다. 풀사이즈 픽업트럭답게 전장은 5890㎜, 전폭이 2065㎜, 전고는 1950㎜에 달한다. 2열도 레그룸이 충분하고 짐칸은 모터사이클 2대를 실을 만큼 넉넉하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최대 3945㎏의 무게를 끌고 운행할 수 있는 견인력. 이쯤 되면 어디 하나 빠지는 데 없이 실용적이다. 아,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면 글쎄…. 가격은 드날리 트림이 9380만원,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이 9550만원이다.
랜드로버가 스포티한 디자인에 탄탄한 주행성능, 실용성까지 갖춘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무엇보다 실내공간의 변화가 눈에 띈다. 대시보드 중심에 자리한 커브드 글라스 터치스크린엔 티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 프로(PIVI Pro)가 내장됐고, 곳곳에 수납공간을 둬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 모델에선 하단 버튼을 통해 조작하던 열선 윈드스크린, 실내 온도 조절 장치, 열선 시트, 주행 모드, 오디오 볼륨 컨트롤 등을 화면의 양옆에 항상 표시되는 다기능 사이드바 컨트롤러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2열에 40:20:40 분할 폴딩 시트가 적용됐는데, 덕분에 필요에 따라 2열 공간과 트렁크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2열 레그룸이 최대 968㎜, 헤드룸은 984㎜나 된다. 물론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은 기본이다.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794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파워 테일게이트 기능을 활용해 짐을 쉽게 싣고 내릴 수 있다.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제로백 7.8초의 성능을 발휘하고,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2’ 기능은 노면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해 최적의 주행 모드를 설정한다. 여기에 최대 600㎜의 도강 능력과 최대 2500㎏의 견인력도 갖추고 있다. 가격은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P250 S가 7290만원, P250 다이내믹 SE가 7660만원이다.
가솔린과 디젤, 순수전기차(iX1)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한 ‘X1’이 이번엔 고성능 M모델을 출시했다. ‘뉴 X1 M35ixDrive’는 후륜구동의 고성능 버전은 아니지만 SUV 실용성에 M브랜드의 퍼포먼스를 더한 프리미엄 소형 SAV다. 우선 외관은 M 로고가 적용된 전면 수직형 더블 바 키드니 그릴과 M 전용 전면 스포일러, M 전용 사이드 미러가 적용돼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 19인치 바이-컬러 휠, M 전용 쿼드 테일 파이프와 루프 스포일러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M 알루미늄 헥사큐브 라이트 인테리어 트림과 패들 시프트가 장착된 M 레더 스티어링 휠, M 도어 실 트림, M 페달 등이 모터스포츠 감성을 강조한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7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조합한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꽤 견고하다.
기어 셀렉터와 컨트롤 패널이 통합된 플로팅 타입의 암레스트도 주목할 만한 디자인이다. 소형임에도 앞좌석에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스포츠 시트가 탑재됐고,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해 장거리 운행 시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기본 540ℓ,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600ℓ까지 늘어난다. M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더블클러치 방식의 7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317마력, 제로백 5.4초의 성능을 갖췄다. BMW의 최신 운영체제인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9(BMW OS 9)도 적용됐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음성 명령 체계를 중심으로 차량 기능을 조작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 무엇보다 티맵모빌리티와 협력해 개발한 티맵 기반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가격은 7150만원이다.
벤츠가 AMG를, BMW가 M을 고성능 브랜드로 내세웠다면 아우디는 ‘S’와 ‘RS’가 그 자리에 있다. 고성능 라인업을 굳이 두 갈래로 나눈 이유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인데, S는 ‘최고의 성능(Sovereign Performance)’, RS는 레이싱 스포트(Renn Sport)의 약자다. 그러니까 S는 기존 라인업을 기준으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이고 RS는 레이싱을 지향점으로 둔 모델이라는 게 다르다. 새롭게 출시된 ‘더 뉴 아우디 RS 6 아반트 퍼포먼스’는 그런 의미에서 트랙 주행이 기대되는 왜건이다. 굳이 왜건을 타고 트랙에 나서야 할까 싶지만 초고성능 모델이 실용성까지 갖췄다면 이게 더 주목받아야 할 이유 아닐까. 가장 아름다운 왜건이라 불리는 이차, 날렵한 외관 디자인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우디 측의 말을
빌리면 “그 어떤 RS 6 아반트보다 강력한 성능으로 업그레이드된 모델”이다. 4.0ℓ V8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기존 RS 6 아반트 모델보다 엔진 출력은 30마력(630마력), 토크는 5.1㎏·m(86.68㎏·m)가 늘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4초(최고속도 305㎞/h). 이쯤 되면 웬만한 스포츠카 버금가는 왜건이다. 실내 공간은 한눈에 봐도 깔끔하고 단정하다. 카본 트윌 인레이, 블랙 헤드라이닝(디나미카)이 장착된 나파 가죽 패키지가 대시보드 상단과 숄더에 적용됐고 기어봉, 센터콘솔, 도어 암레스트까지 디나미카 패키지가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행 관련 편의사양도 볼거리. ‘아우디 사이드 어시스트’와 ‘하차 경고 시스템’, 자동으로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는 장시간 운행에 없어선 안 될 기능이다. 가격은 1억7550만원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2호 (2024년 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