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서 촬영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김경호 씨(42)는 지난해 5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의 주거전용지역에 단층 주택을 완공하고 입주했다. 대지 396㎡에 등기상 건물면적은 132㎡였다.
전통 온돌인 안방을 별채로 분리했고 본채와의 사이에 대청마루를 둬 사이마당집(유타건축사사무소 설계)이라 불린다.
“원래는 건물면적만 109㎡였는데 대청마루와 뒤쪽 창고가 면적에 더해지면서 수치상으로 넓어졌어요. 작은 집이 좋아서 일부러 크게 짓지 않았습니다.”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한 점은 ‘위치’였다. 직장이 여의도여서 출퇴근이 편해야 한다는 게 첫째였고 8살, 6살 두 딸과 4살 아들의 교육 문제도 한몫했다.
“첫 삽 뜨기 6개월 전에 땅을 계약하고 건축가에게 의뢰했어요. 이 언저리는 3.3㎡당 약 250만원이었는데, 20여만원을 깎고 또 깎았습니다. 그래도 예산이 부족했어요. 원래 사려던 땅보다 컸는데, 위치가 맘에 들어 무리했거든요. 다행히 은행의 대출금리가 높지 않아서 평생 살 집이라 생각하고 계약했습니다.”
대지구입비를 제외하고 건축 설계비(2000만원)를 포함한 시공비는 1억6000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집 뒤편 축대 시공 등 이런저런 비용으로 4000만원을 더 지출해야 했다.
“먼저 집을 지은 분들에게 물어보니 공사를 진행하면서 원 시공비의 ⅓~¼은 추가될 생각을 해야 한다더군요. 하지만 1년 살고 나니 오히려 돈을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파트에 살 때와 비교하면 난방비나 관리비가 적게 들고 자연친화적인 환경이 아이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안주인이 슬쩍 밝힌 지난 겨울 난방비는 20만원. 세 아이들을 위해 하루 내내 난방을 켜놨지만 아파트보다 현저히 적게 나왔다고 한다. 월, 수, 금요일에 수거하는 쓰레기도 집 앞에 내놓기만 하면 깨끗이 치워 가니 일주일에 한번 치우던 아파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지를 볼 때 주변 인프라도 살펴봤습니다. 마트나 아웃렛이 있고, 특히 근처에 학교가 있어서, 아이들이 바로 앞 초등학교에 걸어서 등교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었죠. 처음 부모님이 오셔서 온돌방에 묶으실 때 아이들과 밖에 나가 장작을 지피는데, 저릿하더군요. 아이들이 저를 위해 군불을 지필 때가 곧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