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가 물밀듯이 몰려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무기로 다양한 AI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는 이때, 잘 활용하는 비즈니스맨들은 ‘일잘러’의 타이틀과 함께 보다 많은 물리적 자유까지 챙길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막상 따져보면 AI가 이끄는 변화를 딱히 느끼지 못하는 이가 많다. AI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건 알겠지만 ‘정말 그 정도인가’ 싶다. IT와 거리가 먼 업종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상대적으로 더 그렇다. 기껏해야 가장 잘 알려진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정도가 대부분일테다. 현실은 다르다. 일반인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업무 효율을 극적으로 올리는 다양한 AI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진다. 몰라서 안 쓰고 있었을 뿐, 분야도 다양하다. 일반 서류 작업은 물론 광고·마케팅과 커머스, 콘텐츠, 나아가 의료·법률·교육 등 전문직 업무를 돕는 AI도 있다. 실무자를 비롯해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창출해야 할지 몰라 골머리를 앓는 리더도 다양한 AI 서비스를 알아두면 좋다. 현실 직장인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들을 모아봤다.
AI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아직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이메일,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는 중요한 업무 툴임에 변함이 없다. 대신 AI를 활용해 생산성 향상은 노려볼 수 있다. 코파일럿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보인 기업용 AI 도구로 유료다. 그럼에도 회사 찬스를 활용하거나 유료 결제를 하는 직장인들이 이미 많다. 코파일럿을 통해 사용자는 워드에서는 최초 초안 만들기, 문서 편집, 요약 등이 가능하며, 아웃룩에서는 받은 편지함 삭제와 답장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파워포인트에서는 자동으로 PPT를 만들어주고, 엑셀에서는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시각화가 가능하다. 팀즈에서는 실시간 토론 추적과 대화 요약을 할 수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365에서 지원하는 코파일럿 성능도 업데이트됐다. 엑셀은 코파일럿을 이용해 자연어만으로 파이썬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데이터 시각화 등 고급 데이터 분석 기능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아웃룩은 AI를 활용해 중요한 메일을 빠르게 찾도록 우선 순위를 지정하며 파워포인트에선 원하는 내용을 프롬프트에 입력하면 코파일럿을 통해 간단하게 초안을 생성할 수 있다.
일반 직장인에게 가장 익숙한 ‘문서 작업’도 AI와 함께라면 효율이 높다.
시간과 노력을 엄청나게 잡아먹는 ‘보고서’ 작성에 특화된 AI는 ‘퍼플렉시티(Perplexity)’다. 아직 2년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지만 실리콘밸리에선 ‘구글의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기술과 편리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챗GPT와 비슷한 ‘AI 검색 엔진’ 기반의 서비스이지만 차이점이 명확하다. 답변마다 출처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답변과 동시에 추가 질문 리스트를 제시하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에 유용하다. 아예 보고서 스타일의 답변을 내놓는 기능(Research)도 있다. 보고서 외에도 마케팅 자료나 발표 자료 등 사용자 요구에 걸맞은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다른 여러 보고서를 참고하는 과정이 필수다. ‘클로드(Claude)’는 보고서나 문서 파일을 자동 요약·생성해주는 AI 도구다. 10MB 용량 이하 문서를 첨부하면서 요약을 요청하거나 질문하는 기능이 특히 유용하다. 해당 문서의 시사점이 무엇인지, 결론은 무엇인지 물어보면 편하다. 텍스트로 이뤄진 문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사진이나 차트가 포함된 문서도 척척 분석해낸다. 현재는 약 15만 단어 상당의 책 한 권 정도 분량을 분석·요약해낼 수 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시리즈 정도 길이를 요약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문서 작업 중 ‘외국어의 장벽’은 늘 스트레스를 준다. 수많은 AI 번역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 중 하나가 독일 기업 ‘딥엘(DeepL)’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영어 데이터를 중점 학습한 번역 서비스다. 특정 산업이나 전문 분야 용어에 대한 정확도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딥엘 성능은 ‘AI 교정 기능’에서 확인된다. 문장을 입력하면 틀린 문법을 교정해주고 더 적절한 단어로 수정까지 해준다. 예를 들어 ‘APAC(아시아 태평양)’이 포함된 문장에서 파파고, 구글은 모두 ‘APAC’으로 표현했지만, 딥엘은 이를 ‘아태 지역’이라고 정확하게 번역한다. ‘파일 번역’ 기능도 유용하다. 영문으로 적힌 PDF·워드 문서·파워포인트(PPT) 등 파일을 올리면 한글 파일로 곧장 변환이 가능하다.
보고서나 회사의 상품 페이지 등을 작성할 때 이해를 돕기 위한 도표나 이미지,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그림을 만들어 내야 할 때가 있다. 과거에는 유료 이미지 사이트를 뒤지며 유사한 이미지를 찾아냈다면 이제 보다 효율적인 AI 툴을 통해 창조해 내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다.
먼저 캔바는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이미지, 창의적인 콘셉트의 스케치 등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텍스트 프롬프트에 “서울에 있는 기존 건축물과 차별화되지만 한국의 전통가옥 방식을 차용한 빌딩 조감도”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창의적인 이미지가 탄생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창조도 가능하고 텍스트 프롬프트를 바꿔가며 보다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생성된 이미지는 수채화, 필름, 네온, 컬러 연필, 레트로풍 등의 스타일 옵션도 선택할 수 있으며, 원하는 콘셉트에 맞게 특정 스타일과 화면 비율도 고를 수 있다. 부적절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용어는 캔바가 자체 검토한다.
글로벌 기업인 어도비가 만든 파이어플라이도 비슷한 사용법을 통해 활용 가능하다. 프롬프트를 입력해 이미지와 텍스트 아트를 생성할 수 있고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해 한 번에 편집 작업도 가능하다. 어도비는 학습용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을 확보해 사용자가 상업적 사용을 위해 안전하게 설계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지의 빈 부분을 AI가 인식하고 자동으로 채워주는 기능이 특징이다. 한국어를 포함한 100개 언어를 지원한다.
놀라운 활용성과 자유도를 자랑하는 챗GPT지만 프롬프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앵무새 같은 답변만을 받아보기 십상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AI 툴도 탄생하고 있다. 먼저 노션 AI는 문서 작성을 돕는 도구다. 노션 AI로 글을 다듬고, 단순 작업을 자동화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도 있다. 기존 콘텐츠를 개선하고 싶으면 원하는 텍스트 부분을 선택한 후 ‘AI 작업’을 클릭해 사용한다. 이외에 페이지 내용을 요약하거나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면 ‘/AI’를 입력해 AI 블록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텍스트 초안을 만들고 싶다면 새 페이지나 라인에서 스페이스 키를 누르고 원하는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한다. 무료 사용도 가능하다.
재스퍼(Jasper)는 마케팅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 도구다. 광고 마케팅 문구만 30년치를 학습한 AI로 새로운 상품의 특징을 알려주고 한 줄짜리, 두 줄짜리, 열 줄짜리 등 원하는 광고 문장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수십 개씩 바로바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50개 이상의 템플릿을 사용해 블로그 게시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막, 제품 설명 등을 몇 분 만에 생성 가능하다. 템플릿마다 타깃 고객과 어조, 스타일 등이 구분돼 있어 세분화된 마케팅이 가능하다. 현재 한글은 지원하지 않는다.
AI가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마케팅이다. 골치 아픈 마케팅 문구부터 사진 촬영, 상세페이지 생성, SNS 포스팅, 숏폼 영상 제작에 이르기까지. 일반자영업자는 물론 대기업에서도 어려워하는 지점을 AI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다.
‘샵라이브’는 AI가 자동으로 숏폼 영상을 만들어주는 ‘AI 클립’ 솔루션으로 업계 관계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고객사가 보유한 영상 중 시청자가 가장 좋아하고 관심있어 할 만한 구간을 AI가 골라내 숏폼 콘텐츠로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단순히 길이를 짧게 잘라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고객 주목도나 참여 등 반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AI가 판단해 자동 추출·편집한다.
고객의 이용 데이터를 수집해 콘텐츠를 큐레이션도 돕는다. 예를 들어 디자인이나 스펙에 관심이 많은 사람과 가격과 구매 정보에 민감한 사람을 구분해 맞춤형 콘텐츠를 생성한다. 출연자 말을 자막으로 자동 생성하고 영어·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까지 해준다.
자영업자라면 특히 어려워할 만한 사진 광고·마케팅을 돕는 솔루션도 있다. ‘드랩’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고품질 상품 컷을 만들어주는 ‘드랩아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품과 어울리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적합한 배경과 조명, 그림자, 모델 등을 만들어 기존 상품 사진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사진작가를 구하고 비싼 스튜디오를 대여하지 않고도 전문가 수준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커머스 영역에서 AI 솔루션이 실사용되는 중이다. 예를 들어 스튜디오랩 ‘셀러캔버스’ 솔루션은 제품 사진과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30초 만에 상세 페이지를 제작해준다. AI가 사진 속 제품 특징을 분석해 광고 문구를 자동 작성하고 사진과 문장을 스토리라인에 맞게 자동 배치해 상세 페이지를 완성하는 구조다.
상품 정보만 입력하면 어울리는 영상과 이미지를 자동으로 제작하는 ‘브이캣’도 요즘 이용이 많은 AI 서비스다. 이용자가 브이캣에 입력해야 할 내용은 상품 상세페이지 인터넷 주소인 ‘URL’ 정도다. 이후 브이캣 AI가 상품 URL을 분석해 마케팅에 적합한 텍스트와 이미지, 상품 개요, 광고 문구 등을 생성해주는 방식이다. 다양한 톤앤 매너를 반영한 카피 문구를 생성해주는가 하면 낮은 품질 이미지를 고화질로 변환해주는 업스케일링 기능도 포함돼 있다. SNS 포스팅에 들어갈 게시물 작성도 대신 해준다.
스타트업 와들이 개발한 ‘젠투’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베테랑 점원처럼 상황에 맞게 소개하고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상세정보와 리뷰 등을 학습해 베테랑 점원처럼 응대하는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다. 이용자와 연속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멀티턴 대화’를 통해 의도와 상황에 따른 추천과 그 근거를 제공해 구매 전환을 높인다. 기존에 학습한 쇼핑몰 상품 상세정보와 후기를 비롯해 포털 사이트 검색 트렌드, 도메인 전문 지식 등 외부 데이터를 실시간 재학습해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누군가는 아직 노트북 옆에 놓인 스프링 달력에 일정을 표시할 때, 누군가는 스마트폰 속 개인비서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에이닷은 AI 개인비서로서 활용도가 높은 데다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에서 출시했지만 누구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용 가능하다. 먼저 에이닷 내 흩어진 캘린더, 할 일, 루틴, 수면 등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고객이 일정과 기록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일이 손으로 입력할 필요 없이 비서에게 이야기하듯 에이닷에 말하면 약속·미팅·할 일 등을 저장, 관리할 수 있다. 이 때 에이닷은 일정 수행 시 고려해야 할 날씨나 교통 상황 등도 추천해준다. 영역별 특화 에이전트 중 뮤직·미디어 에이전트는 해당 영역 관련 양방향 대화와 콘텐츠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증권 에이전트는하나증권과 연계해 시세 정보와 기업별 실적 리포트, 공시 등 주요 정보를 빠르게 제공한다. 이외에 T멤버십 영화 예매는 영화관 직원과 대화하듯 쉽게 예매할 수 있게 변경됐으며 에이닷은 예매 시간이 다가오면 일정을 놓치지 않게 알려준다.
또한 글로벌 첨단 거대언어모델을 한데 모은 ‘멀티 LLM 에이전트’를 통해 챗GPT,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대화형 AI 모델 7종을 지원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모든 AI를 따로 결제해 각각 이용할 필요없이 하나의 앱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목적에 따라 엔진을 선택해 답변을 받을 수 있고, 같은 질문에 대해 쉽게 다른 모델로부터 답을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T는 해당 서비스를 당분간 무료 제공할 방침이지만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다음으로 GPT 최신 버전을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 유명세를 탄 뤼튼테크놀로지스도 ‘나만의 맞춤형 AI 검색’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뤼튼은 ‘나만의 AI’ 서비스에 AI 검색기능을 업데이트했다. 대형언어모델 기반의 기존 검색에서 실시간 최신 정보까지 검색할 수 있어 한층 스마트한 검색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우리 학교 근처 맛집 추천 좀”이라고 질문하면 ‘나만의 AI’는 따로 지역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도 이전에 사용자의 대화 스타일과 개인 정보를 기억해 “서울대 근처 맛집 추천할게요”라고 대답한다.
핵심은 이용자의 관심사에 최적화한다는 점이다. 최초 AI를 생성할 때 직접 선택한 관심사 외에도 대화 중 언급된 새로운 관심사나 고민들을 잡아내 이해도를 능동적으로 업데이트한다. 그 밖에도 비밀일기 기능을 통해 이용자와의 메모리가 쌓여 나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노출해 이용자와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AI 일기를 작성해 재미도 더했다. 이외에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맞춤형 AI와 나누는 대화도 꽤나 큰 재미를 선사하니 활용해 보길 바란다.
1시간 넘게 이어지는 대면 혹은 화상회의가 끝나면 정작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정리가 힘든 때가 많다. 사담이 오가거나 회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바뀌고 브레인스토밍까지 곁들여질 경우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음성인식을 통해 녹취는 물론 회의록 초안 작성까지 완료해주는 AI 서비스가 출동한다.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출시한 클로바노트가 있다. AI가 자동으로 음성을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하는 서비스로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등 네이버의 다양한 AI 기술이 접목됐다. 길고 비정형화된 문장을 인식하는 데 특화한 음성인식 엔진과 참석자 목소리 차이를 구분하는 화자 분리 기술 등이 적용되어 목소리로 참여자를 구분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의 음성을 인식하고 텍스트로 변환해준다. 클로바노트는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AI 음성기록’ 서비스로 출발해 3년여 간의 시범 출시 기간을 거친 뒤 지난해 11월 정식 출시됐다.
클로바노트는 정식 출시를 계기로 AI 회의록 관리 서비스로 진화하며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회의록 요약을 비롯해 노트 공유, 하이라이트 표시, 메모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 AI가 회의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핵심 주제와 다음 할 일까지 정리할 수 있다. 녹음된 내용 중 필요한 부분을 쉽게 검색할 수 있으며, 텍스트도 수정할 수 있다. PC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두 이용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월 최대 600분의 무료 사용 시간이 제공된다. 사용 시간이 소진돼도 클로바 노트 앱이나 PC 웹을 이용한 녹음은 무제한 변환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한편 네이버클라우드는 한 단계 더 진화한 클로바노트의 기업용 버전을 지난 10월 정식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회사 이메일 주소를 사용해 로그인하고 2단계 인증, 접속 단말기 제어 등의 보안이 강화되 것이 특징이다. 향후 그룹 공간을 통한 회의록 공동 관리, 화상회의 연동 등 협업 기능을 추가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으로 음성인식 AI 스타트업 리턴제로가 내놓은 기업고객 대상의 AI 회의 기록 서비스인 ‘콜라보(CALLABO)’가 있다. 콜라보는 클로바노트와 유사하게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요약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구글 밋, 줌, MS Teams 등 통상적인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하며, 세일즈포스, 슬랙, 재피어 등 다양한 업무 툴과도 연동되어 업무 생산성을 높여준다. 모바일 앱으로도 구현되어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속도 면에서 30분 분량의 회의를 30초 만에 요약해 회의 전체를 요약하고, 주요 논의사항, 회의 후 할 일 목록, 발화자 구분, 발화 비율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콜라보는 성능 면에서 큰 강점을 보인다.
리턴제로는 연내에는 회의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구분해 추출하는 ‘회의 유형별 맞춤 요약’ 기능도 출시할 예정이다.
교육에서도 AI 침투 속도가 빠르다. 코딩 전문 교육기관으로 유명한 엘리스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구현하고 있다. 2015년 설립 후 쌓은 실습·질의응답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학습 현황을 분석해 보여주는 ‘대시보드’와 궁금증을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주는 ‘AI 챗봇’ 등을 도입했다.
코칭 등 전문가 경험이 요구되는 스포츠 분야에까지 이제는 AI가 영향력을 발휘한다. 골프 산업에 AI를 적용한 ‘크리에이츠’가 좋은 예다. 클럽 제조부터 클럽 추천, 카트 이동, 코칭까지 다방면에서 AI가 활용된다. 이용자 스윙 데이터를 학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클럽을 추천해주고 스윙 모션 분석으로 코칭까지 가능하다. 초고속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통해 사용자 움직임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백스윙 시 어깨가 얼마나 돌아갔는지, 골반이 몇 인치 이동했는지 등 수치를 뽑아내는 식이다. 기존에는 골프 레슨을 받으면 강사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연습장까지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그러나 AI를 도입함으로써 간편하게 섬세한 부분까지 코칭이 가능해졌다.
마지막은 개인보다는 기업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개념으로 뜨고 있는 인공지능 건강관리 서비스다. 스타트업 랜식이 개발한 ‘글루코핏’은 혈당 스파이크 방지를 위해 출시된 AI 기반 연속혈당측정기(CGM)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이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채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음식에 대한 혈당 반응을 데이터로 축적한 뒤 더 나은 식단이나 운동, 등을 추천하는 초개인화 혈당 관리 솔루션이다. 잘 맞는 음식, 잘 맞지 않는 음식 20종 이상을 실험 및 분석해 AI 혈당 리포트를 발급해준다. 이후에는 음식 이외 운동 루틴, 최적의 공복 시간 등 개인에 맞는 최적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여 평생 건강 습관 형성을 돕는다. 사용자는 혈당 모니터링을 통해 매일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2~4주간 센서를 부착하면 AI가 개인 혈당 반응을 학습하고, 이후에는 센서 부착 없이도 AI 혈당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24시간 혈당 반응을 90%의 정확도로 예측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의사 코치의 1:1 상담 및 피드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전문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는 여럿이다. 높은 인건비를 받는 전문직을 대신하거나 보조할 경우 매력적인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는 만큼, 수많은 서비스가 쏟아진다.
AI 혁신을 이끌어간다는 평가를 받는 ‘의료’ 부문이 대표적이다.
‘뷰노’가 개발한 AI 기반 심정지 발생 위험 감시 의료기기인 ‘뷰노메드 딥카스’는 의료 현장에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환자 호흡·혈압·맥박·체온 등 4가지 활력징후 데이터를 분석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을 예측하는 AI 의료기기다. 최근에는 삼성서울병원에 도입, 비급여 처방(청구)을 시작했다. 연구 목적으로 도입한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이른바 ‘국내 빅5 병원’ 중 세 곳에서 뷰노 기기를 사용하게 됐다.
‘루닛’은 AI 기반 영상 분석으로 병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유방암 검진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와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이 대표적이다. 현재 전 세계 3000개가 넘는 의료기관에서 루닛 진단 솔루션을 쓴다.
법률 분야에서도 AI 도우미가 활용된다. 리걸 AI 솔루션 스타트업 ‘BHSN’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단순 법조문 검색을 넘어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사업 부서에서 계약서를 작성할 때 AI가 적절한 계약서를 추천하거나, 계약 상황에서 질의응답을 기반으로 적절한 문구를 생성해주는 식이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고객사의 잠재 위험도 덜어준다. 국가별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자동으로 법률을 검토하고 번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경우, 적용받는 규제나 우려되는 부분까지 AI가 알려준다. 구체적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어느 기간에 어떤 요건으로 증설해야 하는지 알기 쉽게 보여준다. 생소한 해외 규제 파악을 위해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AI가 단축해주는 셈이다.
[김병수 기자 · 박지훈 기자 ·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9호 (2024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