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d Manager]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투자운용 대표…글로벌 경제 진창서 곧 벗어납니다
입력 : 2012.09.07 17:43:58
“나는 비관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글로벌 경제가 진창길을 걷는 것처럼 느리게 나아가겠지만 위기는 벗어날 것이다.”
유로존, 미국에 이어 중국마저도 경착륙의 위기를 겪으면서 이처럼 세계 경제 전망을 밝게 보는 사람은 흔치 않았다. 상황이 호전되길 바라는 ‘주문’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가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믿음이 간다. 바로 모건스탠리투자운용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총괄대표다. 샤르마 대표는 글로벌 경제 비관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거나 유로존이 붕괴되는 테일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에 비해 유로존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로존이 붕괴되는 테일리스크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없다”며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어떤 충격파가 닥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일리스크는 확률적으로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경제에 메가톤급 충격을 주는 위험을 말한다.
샤르마 대표는 그 증거로 미국 경기의 호전세를 들었다. 그는 “과거 3%대 성장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2~2.5%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보며 유로존 재정위기, 재정절벽(Fiscal Cliff·내년 1월부터 증세·정부지출 삭감이 자동으로 실시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 불확실성 등 대외 악재를 감안하면 경제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르마 대표는 지난 4월 발간한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을 통해 한국 등 일부 신흥국가들의 비상을 예견해 주목받은 월가 금융전문가다. 샤르마 대표는 “워낙 비관론이 판치다 보니 시장 전망치가 과도하게 낮춰져 있는 상태”라며 “지나친 비관론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해 조그만 서프라이즈에도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2분기에 1.5% 성장에 그쳤는데 전망이 다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바닥을 친 것”이라고 대답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될 일만 남았다는 말이다. 그는 주목할 점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아주 낮아져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더블딥은 물론 미국 경제가 1990년대 일본이 겪었던 장기 불황의 덫에 걸려 제2의 일본이 될 것이라는 과도한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처럼 시장 기대치가 바닥이다 보니 거시지표가 조금만 개선돼도 시장에 서프라이즈를 줄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장이 호재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는 얘기다. 7월 미국 실업률이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라 8.3%로 악화됐지만 신규고용 창출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는 뉴스에 미국 증시가 급등한 것이 좋은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