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익숙지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이하 FO)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자산관리서비스가 상속, 절세, 부동산 투자 등 재정 관리 측면에서 도움을 준다면 FO는 재정적인 자산 이전뿐 아니라 종합적인 가문관리와 함께 가문이 철학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지난 2012년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가문관리 서비스를 선보인 삼성FO 박준오 센터장의 일성이다.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의 사전적 의미는 ‘한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사무실’이다. 과거 유럽의 왕가나 귀족 가문의 자산을 도맡아 관리했던 집사들의 노하우를 현대 부유층의 자산관리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산관리 서비스 중 최상위 모델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널리 알려진 패밀리오피스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곳이 바로 삼성생명이다.
중견기업 중에서도 자산규모가 크거나 대기업들처럼 독자적인 FO를 운영하기 쉽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록펠러’나 ‘카네기’ 가문과 같은 명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종합 가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박준오 센터장은 “가문의 가치를 정립하고, 명문가로서 사회적 책임까지 포괄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헤리티지 플래닝(Heritage Planning)’으로 불린다”고 설명한다.
실제 ‘삼성FO’는 명문가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자산 설계 및 관리 등의 재정적 자산 ▲자녀 교육, 후계자 양성 등의 인적 자산 ▲문화예술, 사회공헌 등의 사회적 자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들 3개 영역에 걸쳐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재산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명문가를 이루도록 후계자들에게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
▶대학(원)생 자녀 대상 GIP 인기
삼성FO센터의 대표 상품은 올해로 8기를 맞은 ‘GIP(Global Insight Program)’다. GIP는 매년 7월 열리는데 연초부터 선예약 문의가 잇따른다. 이 프로그램은 2세들에게 미래 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사업가 부모의 경영철학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 부모와 자녀 세대의 교감을 높여주는 것으로 명문가 사이에 평판이 높다.
박준오 센터장은 “인적 자산 관리는 가문의 가치를 이해하고 가족 구성원 간 더욱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가문관리 교육, 글로벌 금융교육 및 전문적 비전교육을 통해 자녀가 현명한 인생목표를 설정하고 차세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2세대 자녀 교육 프로그램”이라 설명한다.
GIP는 가문의 시작, 발전, 승계, 가치라는 4개 카테고리로 짜여 있다. 먼저 가문의 근원을 찾는 것이다. 스스로 가문의 근원이 되도록 자긍심을 갖고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목표와 삶의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연히 가족의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음은 가문의 발전을 위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물려받은 자산을 늘려갈 수 있는 금융·비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자산관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세 번째는 영속적으로 가문을 계승할 수 있도록 ‘세상과 후대에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라는 명제를 고민토록 하는 것이다. ‘패밀리보드’를 만들어 가문의 결속을 다지는 능력도 갖추게 된다.
마지막은 각 산업별 리더들과의 네트워크다. 국내외 다양한 산업별 리더들과의 밀접한 만남을 통해 의미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현을 위한 공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
박준오 센터장은 “시장이 발달된 여러 나라의 금융사들을 방문하여 단순히 제공하는 커리큘럼뿐 아니라 주제에 맞는 회사의 CEO나 책임자들을 만난다. 그런 부분들이 참석자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 밝혔다.
올해에는 특히 30여 개 정도 회사 강의나 방문을 통해 참석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를 융합하거나 다른 영역들을 같이 살펴보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짰다. 현재 있는 것을 따라가기보다 미래 먹거리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선후배 네트워킹도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자산관리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재정자산의 증식과 효율적 이전을 위해 상속설계, 금융투자, 세무관리, 부동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운용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재무 현황과 미래 목표를 총체적으로 분석한 뒤 해결책을 제공해준다.
또한 삼성FO는 단순히 자산관리 상품을 소개하는 데서 벗어나 비상장 주식의 IPO나 인수합병 쪽 관련해서 고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가업 승계에 초점을 맞춰 최고 전문가들과 협업해 자산 승계, 기업 매입·매각, 승계에 따른 법적 이슈 등을 사전에 조율하고 조언해준다.
박준오 센터장은 기존에 강점이 있던 세무분야의 전문성을 더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은행이나 증권사 PB센터에서도 세무사를 연결해주지만, 삼성FO센터의 경우, 기본적인 세무상담은 FO들이 직접 진행하는 게 장점”이라며 “FO들이 플랜을 제시하면서 실행을 할 때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세무 법률 감정평가라든지 이런 부분의 노하우가 쌓여 있다”고 자랑한다.
사회적 자산을 키우는 데도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기부 분야까지 관리해 주는데 단순한 기부처 제공이 아닌 고객의 철학과 필요에 맞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그에 따라 공익법인 및 재단법인 설립에 대한 조언 및 실행 프로세스를 구축해 준다.
“사회 일부에서 법인을 통한 사회적 공헌을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명문가가 되기 위해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하는 것도 분명합니다. 한국 사회내부에서도 기부나 재단 설립에 대해 나쁘게 보는 시각의 교정이 필요합니다. 세제 혜택을 통해 기부를 장려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죠. 이런 점에서 삼성FO센터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