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서 몇 번째로 크니?”,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이라 걱정이에요.”
아이가 있는 집은 또래인 이웃집 아이를 만나면 어김없이 ‘도토리 키 재기’에 들어간다. 명절 때 친척집 아이를 만나도 마찬가지다. 자녀의 키는 부모의 큰 화젯거리 중 하나다. 특히 저신장증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둔 부모의 근심은 클 수밖에 없다.
아이 자신에게도 키는 상당한 관심사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1412명의 국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83.7%의 학생이 “자신의 키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하루 1.5g 4년간 섭취 4~5cm 추가성장 기대
천연성분으로 안전 걱정 없어
저신장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치료 목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성장호르몬 주사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전문의약품으로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 사용되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상 범주에 있는 아이들도 치맛바람으로 주사를 맞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에는 연 200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매년 10∼15%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도 연 1000만원으로 상당하지만 성장호르몬을 투약하는 소아들이 점차 늘고 있다.
김호철 교수는 이에 대해 “성장호르몬은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해서 아이들 입장에서는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상당히 커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며 “부작용으로 구토나 발진, 비대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천연성분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호철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교수
김호철 경희의료원 교수 연구팀
‘국내 최초’ 식약처 인증 소아 성장촉진 성분 개발
부모와 아이들의 불안한 심리를 활용해 시중에는 ‘성장 촉진’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다양한 식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어린이 성장 발육을 표방하는 제품시장은 연간 약 2000억 규모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칼슘이나 비타민 등 일반적인 영양제와 다를 것이 없는 것이 대다수다. 기능성과 안전성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호철 경희의료원 교수 연구팀에서 15년간의 연구 과정을 통해 소아의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HT042라는 천연 복합 추출물은 동물 실험과 저신장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검사를 맞춰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을 받았다. 소아의 성장을 돕는 HT042의 비밀은 황기·속단·가시오갈피다.
많이 알려졌다시피 키가 크기 위해서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역할이 중요하다. 성장 속도는 성장호르몬 분비에 의하여 조절된다. 성장호르몬은 간을 거쳐 ‘IGF-1’과 성장인자 결합단백질 ‘IGFBP-3’와 결합해 성장판이라 부르는 연골판에 작용돼 키가 자라는 것이다.
황기 등에서 추출한 세 가지 천연 복합성분은 성장호르몬의 변화 없이 골형성 단백질(IGF-1, IGFBP-3, BMP-2)을 증가시켜 키 성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100여 종의 천연물을 실험한 결과 뼈 길이 성장 촉진 효과가 있는 성분 HT042를 개발하게 됐다”며 “원래 클 수 있는 키에 비해 4~5cm 추가 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HT042의 섭취는 하루 1.5g가량이 적당하며 성장판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8~10세부터 4년간 꾸준히 섭취하면 효능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HT042를 통해 아이들이 먹기 좋도록 건강기능식품을 먼저 출시한 상태며 향후 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7년 후에는 키 크는 약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