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시장 최대 블루칩 단지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분양이 5월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탄2신도시 참패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위례신도시가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서 올해 공급할 예정인 아파트는 총 8개 단지 7310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 주택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하남시 등 3개의 행정구역에 걸쳐 만들어진 보금자리다.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데다 인프라 역시 잘 구축될 예정이라 다른 수도권 신도시와 비교해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이어서 자연환경도 잘 보존돼 있다.
실제로 작년 8월 대우건설이 분양한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극심한 분양시장 침체 상황에서도 100% 계약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분양가는 3.3㎡당 1800만원대로 합리적인 가격이란 평가 속에 최고 24대1, 평균 4.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시장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위례신도시에 우호적이다. 정부가 발표한 4·1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의 수혜를 받지는 않지만 분위기는 개선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9억원 미만의 신축 주택을 연내 구입할 경우 5년간 양도소득세 전액 감면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대상이 6억원 이하 또는 85㎡ 이하로 수정됐다. 다만 청약제도 손질은 큰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를 민영주택 청약가점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주택 이상을 소유한 유주택자에게도 가점제 청약 1순위 자격이 부여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동일순위 내 경쟁이 있을 경우 무주택 기간에 따라 가점을 받게 돼 유주택자들은 청약제도에서 불리했다.
하지만 청약제도가 발표대로 바뀔 경우 새 집으로 갈아타거나 임대를 목적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중대형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또 구매력이 있는 다주택자들을 분양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청약제도 개선은 양도세 감면 등과 달리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지 않고 국토부가 주택공급규칙을 바꾸기만 하면 돼 불확실성도 낮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공급규칙은 법제처 심사만 받으면 되므로 법 개정에 비해 한결 쉽다”며 “5월 중 시행을 목표로 개정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연내 분양예정 물량 7310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85㎡ 초과의 민간분양 물량은 총 6개 단지 3780가구로 이 단지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대책으로 분양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경우 위례신도시에 투자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힐스테이트, 래미안, 푸르지오 등 대형 건설사 브랜드 물량이 많이 예정돼 있어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첫 타자는 5월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가 위례신도시 A3-7블록 일대에 공급하는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다.
지하 2층, 지상 15~24층 13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95㎡와 101㎡ 중대형으로 구성되며 총 970가구다. 분양가가 3.3㎡당 1700만원대로 예정돼 있어 양도세 감면을 받을지 미지수다.
이 아파트의 최대 장점은 입지다. 위례신도시 중에서도 노른자위에 위치해 문정법조타운(예정), KTX 수서역세권개발(예정) 등과 가깝다.
삼성물산은 6월께 위례신도시 A2-5블록에서 ‘위례신도시 래미안’을 선보인다. 지하 1층~지상 23층 6개동에 전용면적 99~134㎡의 중대형 위주로 구성되며 총 410가구 규모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700만~1800만원대라 대다수의 평형이 양도세 수혜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창곡천이 인접해 있고 롯데백화점 이마트 NC백화점 등 생활편의시설도 가깝다. 특화 설계를 적용해 동별 간섭이 없고, 삼성물산의 ‘스마트사이징’ 개념에 따라 단지 전체를 판상형 구조로 설계했다.
현대건설도 같은 달 위례신도시 A2-12블록에서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지하 3층, 지상 10~14층 14개동 총 621가구 규모다. 평형은 미정이나 모두 중대형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헌릉로를 통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분당~수서 간 도시고속화도로, 동부간선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서울과 수도권 접근성이 우수하다.
대우건설은 10월께 위례신도시 A2-9블록에 ‘위례신도시 푸르지오’를 공급할 예정이다. 단지 인근에 가든파이브, 이마트, NC백화점, 가락농수산물시장 등의 편의시설이 있어 실거주자에게 편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투자에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가 전반적으로 좋은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단지별로 꼼꼼하게 입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구역에 따라 길 하나 건너면 아파트값이 수천만원 차이나는 경우가 흔하다”며 “신도시 위치가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하남시·성남시에 걸쳐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5월 ‘마지막 로또’로 불리는 판교신도시 주상복합 아파트인 ‘알파돔시티’와의 경쟁도 부담이다. 이 단지의 경우 모든 주택형이 전용면적 85㎡를 넘는 중대형이다. 분양가는 3.3㎡당 1900만원대로 책정됐다. 위례신도시와 비슷한 조건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입지 조건은 더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경쟁 시 위례신도시가 우세를 점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위례신도시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1700만원으로 책정돼 작년에 분양된 위례 송파푸르지오보다도 1000만원가량 낮아진 점은 플러스 요소”라면서도 “입지면에서 볼 때 판교와의 경쟁에선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요즘은 과거 부동산 활황기처럼 아파트 입주 때 가격이 확 오르는 현상은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실수요자들이 안정된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