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달만 목돈을 넣어둘 곳이 있으면 좋겠는데….”
목돈 마련보다도 목돈을 굴리는 게 훨씬 더 어려운 시기다.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두자니 금리가 너무 낮다. 1년은 예치를 해야 금리다운 금리를 받을 수 있는데 1년씩 돈을 묶어두기도 부담스럽다. 언제 어떤 기회가 생길지 모르는데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 돈을 금리가 낮은 은행 수시입출금식 계좌에 넣기도 어딘지 아쉽다.
재테크하기 어려운 시기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딱 1~3개월 정도 임시로 넣어두고 후일을 도모하기가 적정한 때다. 때를 도모하기 위해 기다리는 용도로 가입할 만한 은행 금융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금리는 금리대로 챙기고 인출은 수시로 할 수 있는 상품 말이다.
1억원 이상의 목돈이 있다면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원화통지예금’을 활용할 만하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임시로 넣어두기에 적절하다. 통지예금은 예금주가 미리 예금을 인출할 시기를 은행 측에 알려주는 예금을 말한다. 주로 외화예금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에는 원화로도 상품을 구성해 내놓고 있다.
기간과 상관없이 2~5영업일 이전에만 예금 인출 사실을 미리 알려주면 연 2.8%의 금리가 적용된다. 미리 고지만 한다면 일반 수시입출금식 예금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의 ‘임시 파킹’ 장소로 활용하기 좋다.
단 일별 잔액이 1억원 이상에 대해서만 해당되며 사전예약 없이 출금하면 예금잔액에 상관없이 연 0.1%의 금리가 적용된다. 은행 카드결제, 적금, 적립식투자신탁, 적립식신탁, 대출이자납입의 자동이체나 공과금 자동이체는 사전예약출금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10일 단위로 예치기간을 쪼갠다면 ‘표지어음’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표지어음은 금융사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사들인 뒤 이 채권을 근거로 별도의 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 판매하는 상품이다. 시중은행에서도 판매하고 있지만 금리 수준은 저축은행이 훨씬 유리하다.
아주저축은행은 연 3~4% 대의 표지어음을 내놓고 있다. 특히 10일만 예치하더라도 연 3%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10~60일은 3%, 61~90일은 3.4%, 91~120일은 3.6%, 121~180일은 4%의 금리가 적용된다. 게다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고 5000만원까지 예금 보호가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만원이다.
일부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표지어음 상품은 30일 이상 예치해야 가입할 수 있다. 이들 은행이 판매하는 정기예금 상품 금리와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은행권 대표 단기 상품은
수시입출금식 예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은 단연 KDB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다. 연 3.5%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인터넷으로 가입신청을 해야 하고 수도권이나 광역시에서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영업점에서 직접 인출을 할 수 없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7월 9일 오프라인 영업점에서도 판매하는 ‘드림어카운트’도 선보였는데 금리는 연 2.5%다.
산업은행의 드림어카운트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에도 연 2.5%의 금리를 주는 만큼 목돈을 임시로 넣어두기에 적절하다. 거래기간이나 금액에 관계없이 금리는 연 2.5%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거래고객들은 우체국 전 영업망에서 계좌조회, 통장정리,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수수료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산업은행 거래고객이 이 상품으로 전환을 원하면 자동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씨티은행의 ‘참 똑똑한 A+통장’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으로 예치기간이 한 달 이내면 연 0.1%, 예치기간이 한 달 이상이면 연 3%의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씨티은행은 오는 8월 31일까지 ‘씨티 비자 국제 체크카드’를 신규로 발급받는 고객이 이 체크카드에 입출금이 자유로운 참 똑똑한 A+통장을 연결하면 최고 연 5%(세전)의 금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