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비 둔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가운데 의류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날씨가 시즌과 엇박자가 나면서 부진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외형 둔화와 함께 의류업체 특성상 재고가 수익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쌓인 재고를 줄이기 위한 할인 판매가 대대적으로 확대되면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특히 소비 둔화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트레이딩 다운(Trading Down·고급품의 명성을 이용해 중급품의 매출을 꾀하는 것)으로 확산되면서 중고가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중고가 의류의 절대적인 채널이었던 백화점이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둔화되기 시작했다. 중저가 의류에서는 글로벌 패스트패션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우리나라 업체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을 그대로 받아 의류업체들의 실적도 작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주가도 연초부터 급락했다.
하반기 큰 폭의 턴어라운드 보다는 완만한 회복 기대
현재와 같은 시기에 의류업체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소비 회복뿐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직 소비가 큰 폭으로 개선되는 모습은 보이고 있지 않아 업체들의 판매동향도 상반기와 비슷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도 상반기와 하반기를 구분해서 본다면 하반기는 좀 더 나은 모습이 기대된다. 주된 이유는 베이스 효과로 작년 하반기부터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악화 폭이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부분의 의류업체들이 상반기까지 할인 판매를 통해 재고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하반기 물량은 전년대비 감소시켜 수익성 악화 요인에 다소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낙폭 과대 종목부터 트레이딩 관점 추천
이러한 시장 영향과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의류업체들의 주가는 연초대비 -30~-40% 하락하면서 시장대비 더욱 큰 하락폭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연간 기준으로 업체들의 실적을 전망해보면 한섬, LG패션 등의 대기업 의류 종목들의 실적 감소는 -10%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주가 하락폭이 실적 하락 폭에 비해 과했던 것으로 판단한다.
결론적으로 아직은 본격적인 소비 회복에 따른 실적의 큰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는 이르나 최근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반등으로 낙폭 과대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류 업체들도 낙폭이 과했던 위주의 종목부터 주가 흐름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