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은 가입자가 퇴직연금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에도 사전에 지정해둔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운용해주는 제도다. 개인형퇴직연금(IRP)과 퇴직연금 중 확정기여형(DC)의 경우 적용된다. 지난 2023년 7월 12일 본격 시행돼 이제 1년이 됐다. 1년 새 적립금은 32조 9095억원, 지정 가입자는 565만 1000명(운용 가입자수 약 263만명)으로 집계됐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운용 관련해 시간이 부족하거나 투자결정이 어려운 경우에도 적립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됨으로써 장기수익률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가입자 본인의 투자위험 성향에 맞게 실적배당형 고위험 상품을 선택하거나 금융시장 상황 등을 감안하여 디폴트옵션 상품을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제도 활용 사례도 있다.
41개 금융기관(퇴직연금사업자)이 승인받은 310개 상품이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기간 수익률은 1년 기준 전체 10.82%였다. 6개월은 6.92%였다. 현재 2~3%대에 머물고 있는 정기예금 금리를 감안하면 디폴트옵션이 확실히 노후 수익을 불려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장기간 복리로 투자되기 때문에 연 1%포인트의 차이도 수령 시점에는 금액 차이가 커진다. 다만 위험등급별로 보면 가입자가 초저위험 489만 명, 저위험 31만 명, 중위험 27만 명, 고위험 18만 명으로 예·적금에 투자하는 초저위험 가입자가 여전히 압도적인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자동운용시점은 원리금 보장상품(정기예금, ELB, RP) 만기 후 6주간 운용지시가 없는 경우나 신규 가입 후 2주간 운용지시가 없는 경우 시작된다.
운용절차를 보면 디폴트옵션 상품제시 → 회사의 규약 변경 → 디폴트옵션 상품선택 → 디폴트옵션 자동매수로 이뤄진다. 금융기관이 회사에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은 디폴트옵션 상품을 회사에 제시하면 회사는 디폴트옵션 상품 리스트를 기재한 규약을 개정한다. 그 후 가입자는 규약 내 디폴트옵션 상품 중 하나를 지정한 후 자동운용시점에 가입자가 사전지정한 상품을 자동매수한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금융사마다 다르다. 주로 가입자의 위험회피 성향에 따라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구분해 각 위험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디폴트옵션 상품수익률은 평균 10.82%였다. 초저위험은 3.47%, 저위험은 7.51%, 중위험은 12.16%, 고위험은 16.55%다. 예금비중이 절반가량은 되는 저위험 포트폴리오와 완전 원금보장형인 초저위험간 수익률 차이도 커진 것은 글로벌 증시 상승 때문이다.
올 2분기 1년 수익률 기준 위험등급 별로, 초저위험 수익률 1위는 ‘동양생명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이율보증형’ (4.15%)이었다.
2위는 ‘삼성화재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이율보증형보험’ (4.11%), 3위는 ‘삼성생명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원리금보장상품’(4%)으로 보험 사업자 위주였다.
저위험의 경우 증권사 상품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2’가 12.37%로 수익률 1위였다.
2위는 ‘한화투자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2’( 12.33%), 3위는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2’ (12.26%)였다.
중위험 수익률 상위권 상품은 ‘삼성생명 디폴트옵션 중위험 BF2’(17.59%)가 1위였다. 이어 2위는 ‘한화생명 디폴트옵션 중위험 BF1’(17.59%), 3위는 ‘한국투자증권 디폴트옵션 중위험 포트폴리오2’(16.3%)였다.
고위험 상품은 1위가 ‘한국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BF(밸런스드펀드)1’(25.58%)이었다.
2위는 ‘신한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BF3’ (21.57%), 3위는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1’ (20.59%)였다.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는, 초저위험은 ‘근로복지공단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이율보증형’ ‘미래에셋생명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이율보증형보험’ ‘삼성화재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이율보증형보험’(1.99%)이 동일한 1위였다.
저위험은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2’(8.48%), 중위험은 ‘삼성생명 디폴트옵션 중위험 BF2’(12.07%), 고위험은 ‘한국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BF1’(19.55%)였다.
디폴트옵션이 적용 가능한 상품범위는 타깃데이트펀드(TDF)와 장기가치상승추구펀드, MMF, 인프라펀드 등이 있다. TDF는 은퇴연령 등 투자목표시점에 따라 위험자산 편입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펀드다. 장기가치상승 추구펀드는 분산투자와 주기적 자산배분을 통해 장기수익을 추구하며 MMF는 안전한 단기금융상품이나 국채 등에 투자한다. 인프라펀드는 국가 정책 등에 따른 사회기반시설 사업에 투자한다. 원리금보장형 상품도 디폴트옵션에 들어갈 수 있는데 정기예금이나 ELB 등으로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다 중위험·고위험 상품에는 주로 TDF와 EMP펀드가 들어간다. TDF는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의 비중이 높아져 안정적인 운용을 한다. 중위험 상품은 2030빈티지처럼 채권 비율이 높은 TDF가 들어가고 고위험 포트폴리오는 2050빈티지처럼 주식 비율이 높은 TDF가 들어간다. 2030빈티지는 2030년이 가까워질수록 채권의 비중을 점차 높이는 상품이란 뜻이다.
EMP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간 비중을 적극 조절하는 동적 자산 배분스타일의 상품이 많다. 가령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상품을 예로 들면 원리금보장, TDF, MySuper(BF)형으로 구분되는데 각자 유형에 위험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가 제시돼 있다.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는 정기예금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위험·중위험·고위험은 TDF형과 밸런스드펀드형(MySuper)형으로 되어 있다. TDF 저위험은 정기예금 60 %와 키움키워드림TDF2025 20%, 삼성ETF를담은 TDF2030 20%로 구성돼 있다. TDF 중위험 포트폴리오는 정기예금 비율은 40%로 낮아지고 한국투자TDF알아서2035,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가 30%씩 들어가 있다. 고위험은 TDF 2045형이 절반씩 들어가 있다.
고위험 포트폴리오의 경우 ‘한국투자 MySuper알아서 성장형 펀드’로만 되어 있다. ’한국투자Mysuper알아서성장형’ 펀드를 편입해 운용 중인 디폴트옵션 고위험BF1은 국내 최초로 연금 선진국인 호주의 디폴트옵션인 ‘마이슈퍼(Mysuper)’를 벤치마킹해 만든 상품이다. 은퇴자금의 실질 구매력 확보를 위해 미국 대형 성장주와 국내 채권, 미국 물가연동국채, 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 해당 펀드를 편입한 ‘한국투자 디폴트옵션중위험포트폴리오 2’ 역시 1년 수익률 16.3%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성장주를 기반으로 한 분산투자 덕에 한국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BF(밸런스드펀드)1은 1년 수익률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가장 높았다.
삼성증권의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를 보면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는 한국증권금융디폴트옵션 정기예금 3년(금리 2.75%), 우리은행 디폴트옵션 퇴직연금 정기예금 3년을 각각 절반씩 담았다. 삼성증권 저위험 포트폴리오는 아이엠뱅크 디폴트옵션 퇴직연금 정기예금 3년을 50% 비중으로, 나머지는 ‘삼성ETF를담은TDF2040펀드’를 절반으로 담았다.
삼성증권 디폴트옵션중위험포트폴리오1은 농협은행정기예금 30%, ‘삼성ETF를담은TDF2050펀드’ 35%, ‘IBK로우코스트TDF2045펀드’ 35% 비중으로 담았다.
삼성증권 디폴트옵션고위험포트폴리오1은 ‘삼성ETF를담은TDF2050펀드’ 30% 비중, ‘신영TDF2050펀드’ 70%의 비중으로 담겨 있다.
미래에셋증권 디폴트옵션 상품은 고위험의 경우엔 TDF형은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50펀드로만 구성돼 있다. 밸런스드펀드(BF)는 미래에셋연금동행TRF성장형펀드로 구성돼 있다. 올 2분기 1년 수익률 1위를 한 미래에셋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2는 미래에셋연금동행TRF안정형과 미래에셋연금동행TRF성장형 펀드를 각각 75%, 25%의 비중으로 담았다.
디폴트옵션 상품을 등록은 보통 모바일앱에서도 가능하다. DC나 IRP 계좌 주문 카테고리에 보통 ETF 및 펀드 매수/매도 주문 버튼과 디폴트옵션 사전설정이 함께 있다. 거기서 금융사가 제시한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면 된다. DC형 가입자는 규약에 등록된 유형에 한해 선택 가능하다. 매수 요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투자가 진행된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