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기자의 非상장기업 원석 찾기] 카사코리아 | 5000원으로 월세 받는 강남빌딩주 되기
박지훈 기자
입력 : 2022.04.28 15:39:28
수정 : 2022.04.28 16:27:23
‘부자로 가는 최종관문’ 강남 빌딩주가 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카사는 누구나 소액으로 강남 도심 한복판의 건물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2018년 설립된 금융 핀테크 기업으로 주식처럼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MTS 시스템을 갖췄다. 카사의 DABS 비즈니스는 부동산 시장 내 친숙한 유동화 방식인 ABS를 디지털화한 개념이다. 건물을 기초로 디지털 수익증권(DABS·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을 발행하여 이 DABS를 개인들이 거래하는 방식이다. 1 DABS는 5000원으로 누구나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카사의 DABS는 블록체인 기반이며 거래 및 시스템 안정성이 높아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DABS를 소유한 투자자는 분기당 1회 임대수익에 기반한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실물 투자자가 월별로 임대료를 받는 것과는 달리 3개월에 한 번 몰아서 정산받는다고 할 수 있다.
부티크호텔 르릿
◆5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대상
카사코리아를 설립한 예창완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과 플랫폼을 통해 일반 개인들에게 더 많은 투자 기회를 부여하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그동안 사모 부동산 시장은 기관이나 자산가에 한정된 투자 기회를 제공해 왔다. 공모 부동산 펀드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상장 리츠의 경우 자산가액 100억~500억원의 중소형 건물을 취급하기 어렵다.
대형빌딩일수록 추후 매각 작업이 쉽지 않고 여러 채의 부동산을 한꺼번에 유동화하는 리츠 상품의 경우 시세차익을 얻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카사는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특정 빌딩을 유동화한 후 향후 시세차익을 얻을 여지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즉 카사 투자자는 단일 빌딩별로 장래성이나 배당수익률을 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초 지웰타워
카사의 첫 상장 건물인 역삼 런던빌은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신축빌딩(2019년 10월 완공)으로 강남 핵심 상권에 있다. 임차인은 국제학교가 장기임차인으로 입주해 있다. 공모총액은 101억8000만원, 발행 DABS는 203만6000주이며 발행 기관은 한국토지신탁이다. 연간 3% 수준의 임대수익이 예상되고 매년 평균 5.2%의 지가상승률로 투자자들의 반응 역시 좋았다.
카사의 또 다른 건물은 강남권역 소재 40억원 가치의 ‘서초 지웰타워 12층’이다. 공모총액 40억원, 발행 DABS는 80만 주이며 발행기관은 한국토지신탁이다. ‘서초 지웰타워’는 2008년 9월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로 완공된 빌딩으로, 최근 5년간 이 빌딩이 위치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연평균 6.81%씩 상승했다. 역삼 런던빌 흥행에 힘입어 상장한 서초 지웰타워는 지난해 7월 7일 공모 당일 2시간 27분 만에 완판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지속적인 DABS 거래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10월 말부터는 하루 1만 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카사는 다음 빌딩으로 부티크호텔 ‘르릿(Le Lit)’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9일 공모가 시작된 부티크호텔 르릿은 공모총액 22억원, 발행 DABS 44만 주 규모로 발행되어 5분만에 완판됐다. 현재 임대차 계약에 근거한 예상 배당수익률은 3년 평균 연 5% 수준(실제 배당금 및 배당률은 향후 운용 과정에서 변동 가능)으로, 카사에 상장된 건물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분산된 투자자의 의사결정은 전자투표에 의한다. 최소 10%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경우 투자자들의 의견을 듣는 투표가 진행된다. 실제 지난해 2월 ‘역삼 한국기술센터’가 카사의 첫 매각 대상 빌딩으로 결정됐다. 2021년 2월 23일부터 3일간 진행한 수익자 총회 전자투표 결과 총 169만 댑스 중 162만7423댑스가 투표에 참여(투표율 96.3%), 98%인 159만4582댑스가 매각에 찬성한 결과다.
역삼 런던빌
카사 관계자에 따르면 “역삼 한국기술센터 매각 단계부터 투자한 투자자들에게는 배당 수익을 포함해 연 환산 수익률 최소 26% 이상이 예상되며 높은 수익을 기록하게 됐다”며 “(비용 및 세금 차감 전) 특히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개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거둔 성과여서 더욱 돋보이는 결과”라고 자평했다.
특히 의사결정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블록체인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탈중앙화 자율조직) 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카사 측은 참여자, 즉 댑스 보유자들이 거버넌스 결정 과정에서 방향성을 제안하고 투표로 의사를 결정하는 DAO 방식으로 매각을 결정한 이번 수익자 총회가 DAO를 제도권 금융과 접목해 안정적으로 수행한 국내 첫 사례다.
역삼 한국기술센터
◆제도권 편입과 레버리지 활성화 관건
카사는 국내 최초로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DABS)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으며 신탁사를 통해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거래소로서 공모와 유통을 담당한다. 아직까지 상업용 부동산 DABS 거래 플랫폼은 동사가 유일하다. 인가와 특례를 적용받아도 복잡한 규제와 과정으로 론칭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현재 루센트블록, 펀드블록글로벌 및 엘리시아 등 3곳의 업체가 유사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규제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고 선점이 중요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3400조원 중 침투할 수 있는 중소형 빌딩, 물류창고 및 소매 등의 시장 규모는 약 300조원으로 추산된다”며 “시장 침투율 30%를 가정했을 경우 연간 거래 수수료와 임대수익에 대한 수수료는 약 4000억원에 육박하고 여기에 공모 수수료와 매각 차익에 따른 수수료도 더해진다”라고 카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단일 자산별로 공모, 상장하며 카사가 수취하는 수익은 공모 수수료의 경우 자산가액의 1%, 거래 수수료는 자산가액의 0.2%, 배당 수수료는 임대수익의 2%, 매각차익의 7% 등이다.
투자자로서의 리스크를 살펴보면 크게 플랫폼 내 DABS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기초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혹은 기초자산가치 자체가 하락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DABS 가격 하락은 유동성 부족에서 발생할 수 있어 카사는 장기적으로 LP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궁극적으로 기초자산 가치 상승을 위해 현재 부동산 신탁업무를 수행하는 한국토지신탁과 카사 자체의 부동산 운용팀이 협력, 임차인과 건물 관리를 수행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사는 부동산 매입 시 100% 공모자금만 활용하므로 레버리지 효과가 낮고 자산 건전성은 높지만 타 간접투자 상품 대비 환산된 배당수익률이 낮은 편”이라며 “대출 활용은 금융위와 논의를 거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카사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고 카사코리아, 카사싱가포르를 두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과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전국의 모든 우량 건물을 유동화를 목표로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최초 싱가포르 거래소 인가를 취득하여 해외 상업용 건물 IPO도 동사 플랫폼에 탑재될 전망이다.
“국내 넘어 해외빌딩까지 투자 대상 확대할 것”
Interview 예창완 카사 대표
민족사관고등학교와 스탠퍼드대 컴퓨터사이언스학과를 졸업하고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의 최고기술담당자(CTO)와 국내 1세대 소셜 임팩트 VC ‘옐로우독’의 투자심사역을 거쳤다. 이후 블록체인과 상업화빌딩을 접목한 서비스인 카사를 2018년 창업했다.
▶크라우드 펀딩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이후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크라우드 펀딩 분야에 있으면서 다양한 창작자가 주도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며, 수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대중화 플랫폼의 시장성을 확인했습니다.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기술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중 대중들이 쉽게 투자할 수 없던 영역인 ‘상업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쉽고 간편하게, 소액으로 투자하면서도 그에 따른 가치상승 이익은 똑같이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을 고민한 끝에 2018년 4월 카사를 창업했습니다.
▶디지털 수익증권화(DABS) 대상으로 부동산을 목표로 한 특별한 이유는? 추후 다른 자산을 유동화할 계획은?
▷부동산은 다른 자산에 비해 비교적 변동 폭이 작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토부에서 매년 지가 상승률을 공개하는 등 가치 평가 부분에 있어 객관적인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다만, 과거에는 고액 자산가들만이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를 기술을 활용해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며 부티크호텔 르릿을 비롯해 물류센터 등도 추가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공모 대상 부동산이 선정되는 과정은?
▷건물주가 보유한 부동산을 거래소에 상장 신청하면, 국토교통부가 인증한 두 곳의 전문감정평가법인이 건물 실사 및 적정 가치를 평가합니다. 이후 최고 수준의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장심사위원회가 건물 상장 적합성을 검토하고,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거쳐 건물 공개가 확정되면, 이를 기초로 국내 최정상의 신탁사에서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을 발행합니다. 카사는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 거래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시리즈B 단계에서 해외 대형 VC들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해외 시장 진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난해 9월 싱가포르 통화청(MAS)으로부터 수익증권 공모(CMS) 및 2차 거래(RMO) 라이선스를 획득하여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카사 싱가포르 앱 론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라이선스 모두 획득한 사례는 한국계 기업으로선 처음입니다. 이를 발판 삼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부동산수익증권 플랫폼을 국제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싱가포르를 비롯한 다양한 전 세계 부동산을 검토 중이며 곧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사 앱을 보면 주식을 거래하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과 거의 유사한데, 거래 시스템 개발에 주안점을 둔 요소는?
▷가장 고객 친화적인 앱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카사 시스템이 공모부터 2차 거래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끔 되어있는 만큼 투자자분들이 불편 없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최근에는 배당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물별 배당 기능을 별도로 도입하였으며, 도표 기능을 통해 상장된 건물별 댑스 시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또 건물마다 공시지가 및 투자 포인트를 알기 쉽게 올리는 등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개편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지역에 공모할 부동산은 국내 물건들과 다른 특징은?
▷싱가포르 거래소는 국적 상관없이 누구나 투자할 수 있으며, 싱가포르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의 건물들을 상장할 예정입니다. 카사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되는 해외부동산은 부동산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로 적용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추후 카사가 상장하면 투자자로서는 카사의 특정 건물의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것과 카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대표님이라면 어떻게 분배해 투자하시겠습니까?
▷카사는 2018년 4월 창업했습니다. 아직 신생기업이고 4년 차라 카사의 상장을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런 날이 오게 된다면,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하는 카사에도, 이를 운영하는 저희 카사 양쪽에도 신뢰를 드릴 수 있게끔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모 이후 엑시트(Exit)까지 대략 어느 정도 기간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나요?
▷가장 먼저 보여드렸던 한국 기술센터의 운영 기간은 7개월입니다. 기간이 별도로 정해진 것은 아니며, 공모 시점의 감정평가액 대비 10% 이상의 금액으로 매각 의뢰가 들어올 시 주주총회를 통해 논의가 이뤄지고, 해당 결정에 따라 매각이 결정되면 엑시트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일반적인 건물 매수매도 방식에 비해 수수료 등 유리한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판매자나 공모자를 구분해 장단점을 비교해 주신다면?
▷카사는 실제 부동산의 소유권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닌 건물의 수익증권을 소유하는 것으로 증권 거래 시 투자수익에 따른 ‘양도소득세’ 이외에 부동산 보유 및 매매에 따르는 세금 부담이 없습니다. 또한 3개월마다 나오는 임대수익을 배당 형식으로 받을 수 있고, 건물 매각 시에도 차익분에 대해 댑스 보유분만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건물주로서의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건물 판매자의 경우 훨씬 빠른 매각 프로세스 및 자금 유동화가 장점입니다.
▶최근 5% 수익률이 예상되는 부티크호텔 르릿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부티크호텔 르릿은 예상 배당수익률 5%(실제 운용 시 변동 가능)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동대문 상권 회복과 관광객 및 이용객 증가에 따라서 호텔 매출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소비지출 전망 상승 항목 중 국내여행비가 전 분기 대비 16.7%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또한 부티크호텔 르릿은 탄탄한 사업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020년 9월 론칭 이후 가입자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상장 목표 시점과 이를 위해 달성하기 위한 성과치가 있을까요?
▷카사의 공모총액은 264억7000만원이며, 론칭 시점 앱 다운로드 수는 2만5000명에서, 현재 기준(3월) 32만 명을 기록하며 1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카사 연령별 투자자 비중을 살펴본 결과 20대 19.65%, 30대 34.01%, 40대 30.65%, 50대 13.52%, 60대 2.18%, 70대 이상 0.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사는 상장에 연연하는것이 아닌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카사를 알 수 있게, 또 직원들 모두의 가족이 카사를 알 수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