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영국에는 저마다 오랜 역사와 특징을 가진 럭셔리 위스키들이 많이 있다.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발렌타인부터 싱글몰트 세계 판매량 1위의 글렌피딕까지 그야말로 다양하다. 이처럼 많은 위스키 중에서도 품격 하나만으로 영국 최고의 위스키란 찬사를 받는 술이 있다. 바로 ‘로얄 살루트’다.
‘왕족을 위한 예포’라는 의미를 가진 로얄 살루트는 태생부터가 다른 위스키들과 다르다. 서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존 위스키들과 달리 이름부터 왕족을 뜻하는 단어가 들어가는 로얄 살루트는 오직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위해 만들어진 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로얄 살루트를 하이엔드 위스키(최고 계급을 위한 술)로 부르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극한의 존경을 담은 위스키
최고의 위스키로 불리는 로얄 살루트는 1953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제작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위스키가 많은 영국에서 보면 역사는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여왕의 즉위식을 위해 세계 최고의 위스키 원액 생산 가문인 시바스 브러더스사(Chivas Brothers Ltd.)가 최소 21년 이상 숙성된 최상급 원액을 엄선해 만든 만큼 다른 위스키들과는 품격이 다르다.
‘왕의 예포’라는 의미를 가진 로얄 살루트의 이름 역시 숨겨진 의미가 있다. 영국 해군이 국왕 주관 행사에서 왕실과 군주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21발의 축포를 쏘는 데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21발의 예포는 과거 싸움에서 이긴 쪽이 패한 적에게 무장해제의 표시로 발포케 한 17세기 영국의 해상관습에서 유래됐다. 이는 현재까지도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게 표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로 국제협약에 제정돼 있다.
로얄 살루트의 특별함은 수작업으로 제작된 병에서도 묻어난다. 로얄 살루트의 병은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 등 3가지 색상으로 제작되는데 이는 영국 군주의 왕관을 장식하는 보석들을 의미한다. 또한 병 자체 디자인은 16세기 에든버러 성을 지키는데 공헌한 ‘몽즈 메그’라는 거대한 대포의 포신을 형상화해 디자인됐다. 실제 병에는 스코틀랜드의 가장 용감한 전사이자 왕이었던 로버트 더 브루스(Robert The Bruce)가 말을 타고 돌진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는데 영국의 일급 장인들이 6시간에 걸쳐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왕족을 위한 경의를 품다!
이처럼 특별한 품격을 가진 로얄 살루트는 현재 21년, 38년, 50년, 100 캐스크 셀렉션, 62건 살루트, 트리뷰트 투 아너(출시 예정) 등 6가지 위스키를 만날 수 있다. 이 중 로얄 살루트 21년과 50년은 오직 여왕을 위해 제작된 위스키다. 대관식에 맞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21년처럼 50년 역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2003년 첫선을 보였다. 50년은 짙푸른 도자기 병 빛깔 위에 순은과 순금으로 제작된 라벨이 인상적인데 여기에는 수작업으로 새겨진 여왕의 상징들이 새겨져 있다.
‘최고의 명예와 성공에게 바치는 최고의 찬사’라는 의미를 담은 로얄 살루트 50년은 가장 먼저 제작된 1호병을 1953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던 에드문트 힐러리경에게 헌정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차례로 정복한 산악인 엄홍길 씨가 77호병을 헌정 받았다.
이외에 ‘운명의 돌(Stone of Destiny)’이란 부제를 갖고 있는 로얄 살루트 38년은 최고의 장인정신을 위한 헌정품으로, 62건 살루트는 로얄 살루트를 만드는 4명의 마스터 블렌더들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 중 62건 살루트는 최소 40년 이상 숙성된 원액을 사용해 하이엔드 위스키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스코틀랜드의 왕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제작되는 ‘로얄 살루트 트리뷰트 투 아너’도 있다. 최소 45년 이상 숙성된 원액으로 제조되는 트리뷰트 투 아너는 단 21병만이 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