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이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로 시작한 한류는 이제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가요까지 아시아의 가장 핫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과 유럽의 뉴스에도 등장하는 등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 고유의 음식인 ‘한식’은 여전히 제자리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한식 세계화’를 위해 미국 뉴욕에 한식당을 여는 등 ‘한식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식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이런 ‘한식’을 한류열풍의 또 다른 주역으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가 있다. ‘불고기브라더스’란 브랜드로 잘 알려진 ㈜이티앤제우스의 정찬부 조리이사다. 정 이사는 “전 세계 사람들이 아웃백을 아는 것처럼 한식도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특급호텔 총조리장과 청와대 한식조리장까지 지내면서도 ‘한식세계화’를 위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 정찬부 조리이사를 <LUXMEN>이 만나봤다.
요리를 어떻게 시작했나.
원래 요리에는 관심이 없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당시 작은아버지가 ‘요리’를 권유했다. 여러 가지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요리’를 선택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도 젊으실 적에 요리를 8년 가까이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요리’의 길로 들어선 게 결국 핏줄 때문이었던 셈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아들도 현재 요리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현재 고등학생인데 한국조리학교에 진학해 있다. 이렇게 따지면 3대가 요리를 하고 있는 셈이 되나.
작은 아버지도 요리사라고 하던데.
맞다. 과거 특급호텔 조리장으로 계시다가 대한항공에 입사하신지 15년 됐다. 세계인의 호평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의 기내식 중 비빔밥이 작은아버지의 손에서 탄생했다.
특급호텔부터 청와대까지 이력이 화려한데.
특별하게 좋은 조리학교를 나오거나 해외유학을 한 일은 없다. 한식을 외국에서 배워올 일은 없으니까. 나에게 요리를 권유했던 작은아버지가 처음 강서구에 있는 대형 한식당을 소개시켜 주셨는데 그곳에서 보조로 일했다. 그렇게 한식을 배우게 됐고 요리사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에는 요리사에 대한 인식도 안 좋았고 주방 역시 굉장히 살벌했다. 일하는 중간에 실수라도 한다 치면 도마가 날아오는 일도 있었다. 또 요리를 한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도 무시를 하거나 떠나갔다. 하지만 나는 요리가 좋았다. 게다가 그곳은 작은아버지가 소개를 시켜준 곳이었다. 작은아버지 명예에 흠집을 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결국 노력 밖에 없었다. 당시 신림동에서 강서구까지 출근하려면 2시간 넘게 걸렸는데 나는 개업 2시간 전에 도착해서 청소와 설거지를 하는 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당시 조리장님이 다른 곳을 소개시켜줬다. 그렇게 호텔로 입성하게 됐다.
청와대에도 있었는데.
호텔에서도 여러 곳에서 일했다. 지금이야 특급호텔에 한식당이 많이 없지만 당시에만 해도 특급호텔에는 대부분 한식당이 들어서 있었다. 청와대에 가기 전에는 조선호텔에 있었는데 청와대에서 이력서를 내라고 요청이 왔다. 당시에는 고민이 많았다. 주변에서 힘들다는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이력서를 냈고 면접을 거쳐 청와대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