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톤의 편안하고 부드러운 색감 위로 탱크와 병사들의 진격이 시작된다? ‘전쟁’을 테마로 개인전을 선보였던 사진작가 임안나가 다시 한 번 ‘전쟁’에 얽힌 인간의 부조리함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특히 보호돼야 할 연약한 존재인 여성을 병사와 무기들이 난무하는 전장으로 이끌어내 전쟁의 아이러니를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꽃, 거울, 가면, 새장, 빨간 구두 등 여성을 상징하는 아이템을 등장시킨 작품으로 구성된다. 여성상을 드러낸 작품들에 피규어 사이즈의 병사와 무기들을 배치해 서정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전쟁의 아픔을 보여준다.
이 중 요람 속에서 거울을 마주보고 있는 탱크가 표현된 <모놀로그#2>가 눈에 띈다. 탱크가 거울을 공격하는 순간 거울이 깨지면서 자신의 모습도 사라진다는 점에서 전쟁의 부조리함을 잘 드러내고 있다. 화려한 깃털로 치장된 가면 역시 마찬가지다. 신분을 숨겨주는 가면을 통해 전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혹행위자들의 본모습을 숨기는 한편, 전쟁을 통해 고통 받았던 여성들의 아픔을 숨겨주는 오브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꽃들로 표현된 작품들에서는 전장에서 사라져가는 젊은 청춘들의 아픔을 드러낸다. 사실적이면서도 여러 가지 의미를 보여주는 임 작가의 작품들은 화려한 색상을 통해 더욱 극명하게 대비된다.
임 작가의 이런 아이러니한 요소들을 작품에서 찾아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그 속에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 오브제를 찾는다면 당신은 임 작가의 아이러니에 중독될 것이다.
·전시 일정
전시명 : irony-addicted
작가명 : 임 안 나
기 간 : 7월 11일까지
장 소 : 종로구 통의동 진화랑
·임안나 작가
1992 상명대 사진학과 졸업
1996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석사
1998 美 Communication ARTS 우수광고사진 부문 수상 Generous Miracle Gallery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