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요청이 무엇인지 우선 질문을 파악하고 필요한 업무에 대한 계획을 세운 후 어떤 작업을 진행해야 할지 결정한다. 복잡한 업무는 자동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반복된 질문과 수행을 통해 업무를 완성한다. 언뜻 신입사원을 위한 지침 같지만 최근 화두가 된 ‘AI에이전트’를 설명하는 구절이다. AI 면접 솔루션 ‘뷰인터HR’로 주목받고 있는 이영복 제네시스랩 대표는 “AI에이전트와 메모리, 성향까지 가질 수 있는 AI데이터가 결합된 세상이 오고 있다”며 “결국 사람처럼 일도 하고 의사결정까지 내릴 수 있는 세상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의 설명은 제네시스랩이 자체 개발한 AI기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소프트스킬 평가, 행동사건면접평가(BEI), 하드스킬 평가 등 3가지 기능을 통해 지원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조직 적합성, 과거 행동 사례를 기반으로 한 직무 수행 역량 분석, 직무 전문성 등을 입체적으로 검증하는 뷰인터HR은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서울시 등 100여개 이상의 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시리즈B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진행 중인 이영복 대표는 “HR분야뿐 아니라 정신건강, 엔터테인먼트 특히 교육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Q 사무실에서 명동성당이 한눈에 보이는데요.
A 풍경이 복지 중 하나죠.(웃음) 2017년에 창업했는데, 팬데믹 시기에 좋은 기회를 얻어서 이곳으로 이사했습니다. 역사가 깊은 곳이더라고요. 조선시대 풍수지리학자 윤선도의 집터이기도 했고, 포스코 서울 본사도 이곳이었습니다. 대한상선도 12척에서 26척으로 성장해 나갔다고 하더군요. 이제 저희만 잘 되면 됩니다.
Q 창업 당시 AI라면 알파고로 대변되던 시기였는데요.
A 맞아요. 알파고였죠. 저희가 창업했을 때 첫 아이템은 표정 인식이었어요. 사람에겐 약 7가지의 표정이 있거든요. 이걸 파악하고 딥러닝할 수 있게 만들어 빨리 퍼뜨리자고 했지요. 그런데 데이터를 받은 고객들이 신기할 만큼 표정은 잘 감지하는데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로 고민하더군요. 비즈니스 케이스가 부족한 시기였어요. 그래서 표정 인식을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비디오 면접으로 가보자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표정 인식이 채용에 큰 영향을 미친 건 아니었지만 관련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인사이트를 학습하게 됐지요.
Q 기술 개발을 먼저하고 콘텐츠를 접목한 셈이네요.
A 처음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했는데, 하나는 현대차와 자율주행차 안에서 승객들의 감정을 인식하는 분야였어요. 그런데 아직 자율주행이 완성되지 않아 드랍했습니다. 다른 하나가 비디오 면접이었는데, 약 1분 동안 답변하는 과정에 비주얼, 오디오, 내용에 관한 데이터가 모두 있더라고요. 기술적으로 탐을 좀 냈습니다.
Q 그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뷰인터HR’이군요.
A 1년여간 기획해서 2019년 하반기에 LG유플러스 공채에 처음 쓰였어요.
Q 데이터가 많아야 딥러닝도 순조로운 것 아닙니까.
A 그래서 초반에는 아르바이트 형태로 사람들을 모아서 면접 영상을 촬영하고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식으로 학습시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비용이 늘더군요. 취준생(취업 준비생)들을 위해 면접 연습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 싶어서 뷰인터를 먼저 개발했지요. 엔진의 고도화나 평가 기준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일단 취준생들은 면접을 연습할 수 있었고 저희는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거든요. 그 과정을 거친 후 LG유플러스 공채에 적용했습니다.
Q 당시는 생경한 풍경인데, AI면접 솔루션에 대한 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한 건가요.
A 첫째는 면접관들의 판단이 제각각이었어요. 아무리 교육해도 편견과 편향이 존재하는데, 기업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어요. 처음 본 사람과 마지막 본 사람에 대한 기준점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식사 후엔 점수가 후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둘째,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는 고객사들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면접을 볼 때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면접관으로 나오잖아요. 그게 바로 비용이죠. 공공기관들은 전문 면접관들이 나오는데, 이 비용도 굉장히 비쌉니다. 검증 안 된 분들도 있고. 병무청과 연구 용역을 진행했는데, 45명의 면접관들에게 1년에 약 6억원이 들더군요. 셋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이젠 AI트랜스포메이션으로 넘어가는 시기잖아요. 이 트렌드에 대비하기 위해 정보를 데이터화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아직 느리긴 한데, 이런 흐름을 확인했습니다.
Q 뷰인터 HR은 그 세 가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A 그렇죠. 약 5년 전엔 취준생들 사이에서 ‘AI 따위가 어떻게 나를 판단할 수 있느냐’는 여론조사도 있었어요. 그런데 해가 갈수록 인식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차라리 AI가 공정하다는 거죠. 신뢰도가 약 60%에 이르는 설문조사도 있더군요. 보통 공채에는 서류, 인성 검사나 필기시험, 이후에 1, 2차 면접이 진행되는데, 기업 입장에서도 조직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기보다 모수를 잘라내기 위한 과정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관된 기준이 없었던 거죠.
Q 그럼 뷰인터 HR은 어떤 과정부터 적용되는 겁니까.
A 회사마다 경우가 다른데, 저희와의 신뢰가 쌓인 기업은 과정을 간소화해 적용하기도 합니다. 처음 도입한 곳은 대부분 대면 면접 전에 AI면접을 진행하죠.
Q 기업 입장에서 얼마나 비용 절감이 되는 건가요.
A 저희의 가장 큰 고객사가 육군입니다. 간부와 초급장교를 선발할 때 3차 면접까지 진행되는데, 현재 1차는 AI로 대체했고 2차 면접까지 대체가 진행 중입니다. 내년 목표가 3차까지 모두 AI로 진행하는 거죠. 이전엔 보통 3차까지 운영하는 데 약 33억원이 들었어요. AI로 대체하면서 저희 비용은 1년에 약 4억원입니다. 3차 면접까지 모두 대체되면 90%의 비용 절감이 예상됩니다.
Q AI면접의 신뢰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겁니까.
A 기술도 기술이지만 고객사에게 이 사람이 어떻게 왜 뽑혔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죠. 결국 그 점이 신뢰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기업의 공채 전 AI를 모델링을 할 때 고성과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분들의 생각을 모두 끌어내 행동들을 패턴화하죠. 솔선수범이나 따뜻한 마음 등등이 모델링화되면 역량별로 행동지표가 나오게 됩니다. 그 지표에 따라 질문에 답하고 행동하는 걸 AI가 체크합니다.
Q 제네시스랩의 기술력도 궁금해지는데요.
A 국내에도 AI채용 분야에 여러 도구들이 있어요. 주로 인성 검사 분야인데, 게임을 통해 패턴을 AI화한 곳도 있고, 자기소개서에 나온 내용을 면접 때 확인하는 도구도 있습니다. 전문 면접관들의 다양한 평가를 AI화 한 건 국내서 저희가 유일하죠. 현재 등록 특허 36건, 출원 특허 41건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인공지능 신뢰성 인증(Certification of AI Trustworthiness·CAT)’ 시험 평가에서 AI 기업 최초로 공식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는 미국의 하이어뷰(HireVue)란 기업이 있는데, 영상 면접과 평가 수준은 저희가 한 수 위라고 생각합니다.
Q 다양한 분야로 사업확장도 예상되는데요.
A 2~3년 전부터 서울대병원과 함께 개발한 모바일앱 ‘닥터리슨’, 내가 원하는 크리에이터들과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앱 쥬씨(ZUICY)를 운영하고 있어요. 쥬씨는 AI를 통해 크리에이터들과 대화할 수 있는데 10대들이 많이 찾는 앱이죠. 닥터리슨은 실제 의사들과 대화하듯 내 상황을 말하면 그게 어떤 건지, 어떻게 해야 극복하고 예방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닥터리슨은 재단이나 사회적 기업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기도 해요. 원래는 매출을 올려보려고 했는데 기업들의 예산이 빠듯해서요. 이 앱을 통해 보건복지부 과제도 수행하고 있어요. 암 환자들과 AI 휴먼이 대화를 나누면서 평가하는 건데, 환자들이 몸 상태가 안 좋은데 인지하지 못 할 때도 있잖아요. 대화를 하면서 여러 분석에 나서고 있습니다. 저희 HR기술이 쓰이는 거죠. HR의 평가기준이 정신 건강의 평가기준이 되는, 현재 임상실험 중인데 결과가 나오면 좀 더 확대해보려고 합니다. 서울대병원, 을지병원, 동국대 병원이 함께하고 있어요.
Q 교육 분야도 유망하다고 들었습니다.
A 결국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최근에 집중하는 분야가 교육입니다. 정말 운 좋게 교육 관련 중견 B2G 업체와 연이 닿았어요. 큰 틀은 학생의 진로와 학습 수준 등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AI진로예측시스템인데, 여기에 필요한 AI기술을 제공합니다. 최근에 전략적 투자도 받았어요.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