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뱅크는 2020년 평생교육기업 휴넷의 사내 벤처에서 시작해 전문가와 기업을 이어주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장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도움이 필요한 기업과 이어주는 것이 탤런트뱅크의 주요 역할이다. 현재 탤런트뱅크에 등록한 전문가는 1만 7000명, 기업 고객은 약 6000여 개다. 탤런트뱅크의 비즈니스 디렉터(BD)들은 기업의 의뢰가 있으면 맞춤형 전문가를 연결하고 수당 등을 협상하는 역할을 한다. 프로젝트는 주로 1~2개월간 진행하며 기업의 전략, 조직관리, 신사업, 해외 진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신규 조직을 구성하기도 한다. 탤런트뱅크의 주요 서비스로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검증된 전문가를 찾아주는 ‘프로젝T’, 온라인 화상 자문 서비스 ‘원포인T’ 등이다.
잡코리아·사람인 등에서 영업 조직의 리더를 역임하며 신규 사업 개발, 영업, 전략 상품 기획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을 총괄한 경험이 있는 인적자원관리(HR) 플랫폼 비즈니스 전문가로 통한다.
2023년 8월 탤런트뱅크에 합류해 전문가자문 서비스 개발과 기업 간 거래(B2B) 영업 네트워크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탤런트뱅크는 전문가 자문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내부 프로젝트를 점검한 결과 기업 고객의 전문가 매칭 의뢰 중 약 40%가 1~2시간 내외의 단기 자문 형태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상시 전문가를 고용하는 형태 외에도 프로젝트 진행 중 실시간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기업들이 전문가 자문했던 주요 의뢰 내용으로는 사업 타당성 검토, 온라인 마케팅 실행 방안, 수출 전략 수립, ESG 등급 개선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해 부임한 김민균 탤런트뱅크 대표는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발맞춰 국내 최초의 라이브 화상 자문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전문가 검색부터 일정 예약, 화상 자문,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제공되며 기업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민균 탤런트뱅크 대표는 “기업 고객의 다양한 자문 수요에 발맞춰 서비스 고도화 및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탤런트뱅크의 서비스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A 쉽게 말해 기업에 최적의 전문가를 찾아 이어주는 플랫폼입니다. 기존 헤드헌팅 업체와 다른 점은 인력의 질입니다. 저희 탤런트뱅크에 등록된 전문가 풀은 국내 10대 그룹 C레벨 은퇴자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등록돼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분들의 강점을 세분화해서 파악하고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전문가를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플랫폼에서 기업이 직접 전문가를 검색하고 단기 조언을 요청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전문가 간의 보다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자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A 20년간 채용 플랫폼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꼭 하고 싶었던 분야입니다. 제가 사람인과 잡코리아 등에서 일하면서 이러한 전문가 매칭 플랫폼이 활성화될 것이란 막연한 확신은 있었지만 결국 탤런트뱅크에 와서 직접 시도할 수 있어 기쁩니다. 사업 모델을 추가하는 것은 온전히 저의 결정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전문가 자문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Q 기업들이 퇴직자들을 찾는 수요는 실제 늘어나고 있나요?
A 중견기업부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이 이러한 서비스의 수요가 높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요즘 은퇴하는 분들은 이전과 다르게 생각도 젊고 전문성도 온전히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점점 노동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이러한 고급 인력들의 기술과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사회적으로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데 현장에서 보시기에 적절한 은퇴 나이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개인적으로는 점차 정년을 높여서 71세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노년층의 건강 상태가 좋아져 충분히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는 고민해야겠지만 출산율 저하는 물론 20~49세 소위 노동인구도 줄어드는 만큼 정년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Q 자문도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이 있나요?
A 현재는 전문가들의 기업의 세부적인 전략 과정에서 필요할 때 짧은 시간 화상이나 전화로 컨설팅해주는 사업 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도 많은 프로젝트에서 단기 자문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었고 이러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기존 긱 이코노미에서 자문 서비스를 활용하게 되면 기업과 전문가 역할에서 각각 변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비용이 크게 줄어듭니다. 기존에 탤런트뱅크의 평균 프로젝트 비용이 평균 400만~500만원 선인데 중소기업 같은 경우 이러한 비용이 부담스러운 때도 있거든요. 비용을 정액제로 바꾸면서 통일화하고 접근성을 강화하면 더욱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Q 서비스 가격은 어떻게 되나요?
A 현재는 화상 자문 서비스의 경우 1시간 40만원, 전화 자문의 경우 35만원, 대면 자문의 경우 100만원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Q 기존 활동하던 전문가들은 수익이 줄어들 염려도 있지 않을까요?
A 오히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동시에 여러 기업의 자문을 할 수 있게 되고 공간 제약 없이 근무시간도 유연해집니다. 평일 하루 2~3시간씩 자문업무를 하면 월 2000만~3000만원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기존보다 전문가에게도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전문가들의 본인 프로필 관리가 중요해질 것 같은데요.
A 기업들이 전문가들은 자신의 역량과 경험을 프로필에 상세하게 기술해야 합니다. 저희 BD들은 전문가들이 프로필을 올리면 내부적으로 검증하고 조언을 제공합니다. 또한, 올해부터는 전문가들이 세미나를 통해 자연스럽게 기업들에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Q 최근 전문가 자문 수요가 높은 분야는 어디인가요?
A 저희가 3월부터 세미나를 여러 번 개최할 예정인데 기업 고객들과 ESG 전문가를 모시고 진행할 생각입니다. 최근 대기업 협력사나 중견기업들의 ESG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입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앞으로 자금 조달에 있어 ESG가 중요해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일반적인 채용 플랫폼에서 이러한 전문가를 찾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관련 세미나를 통해 이들 전문가와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Q ESG 외에 다른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재미있는 것이 기업들의 수요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주로 경영 전략이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데 지금처럼 경기 침체로 사정이 여의찮을 때는 인력 효율화, 성과관리, 내부 생산설비 효율화 같은 분야의 전문가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하며 현지 전문가를 찾는 사례도 있습니다.
Q 전문가 플랫폼 외에 30~50대 이직 채용 시장에도 진출하신다고 들었습니다.
A 현재 국내 직장인이 약 1800만 명인데 채용 플랫폼을 통틀어서 이직 의사를 갖추고 자기 이력서를 등록한 인력 풀이 400만 명 정도 됩니다. 나머지 1400만 명은 여러가지 이유로 이직 시장에 참가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탤런트뱅크가 기존 전문가 풀을 활용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이력서를 등록하지 않은 인력 풀에 어떻게 이직을 제안하나요?
A 이직 의사가 있어도 혹시 현재 직장에 대한 충성도를 의심받거나 소문 때문에 할 수 없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저희 등록된 전문가분들은 현직에 A급 인재들이 후배들이고 지인의 지인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적극적인 성과보수를 제공하면서 인재 추천 제도를 도입해 접근할 생각입니다.
Q 마지막으로 탤런트뱅크에서 활동하기 위한 예비전문가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저희가 전문가분들을 만나면 자신의 분야의 인사이트와 기술은 어마어마한데 이것을 전달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지식을 조금씩 정리하시고 이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 시장에서 가진 것이 적은 강사들이 전문가보다 선호도가 높은 현상도 벌어집니다. 탤런트뱅크에 전문가 등록을 하시면 휴넷의 전문 강의를 들을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박지훈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