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스타트업 호라이존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AI) 기반 증권 분석 솔루션 ‘퀀트랙(quantrack.ai)’을 서비스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PC와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퀀트랙은 어렵고 복잡한 증권 관련 정보를 알기 쉽게 풀어낸 맞춤형 퀀트(투자지표) 데이터와 분석 툴을 제공한다. 쉽게 말해 PER, PBR, PCR, PSR 등의 지표를 모르더라도 퀀트랙을 보면 관심 기업의 적정 주가나 현재 상황, 재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400일간 하락 후 정체 중’ ‘가치 분석 결과-고평가’ 등 알기 쉽게 나열된 기업 분석부터 투자 트렌드까지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다양하다.
호주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투자자산운용사를 거쳐 개인투자자로 활동하던 조동현 대표는 “2020년 3월, 4명의 공동창업자와 함께 회사를 세웠다”며 “일반인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해보자며 의기투합했다”고 설명했다. 퀀트랙 서비스를 시작하며 사용자 집단을 미들(Middle)클래스로 정한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
조 대표는 “로(Low)클래스는 네이버증권이나 토스증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하이(High)클래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데, 그 가운데 집단은 너무 기초적이거나 또 너무 어려워서 갈팡질팡할 때가 많다”며 “퀀트랙으로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초 구글, 드롭박스, 페이팔 등에 초기 투자했던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자금뿐만 아니라 사무공간, 멘토링까지 진행하는 전문기관) 플러그앤드플레이(Plug And Play)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호라이존테크놀로지는 오는 3월부터 KB증권과 거래연동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퀀트랙에서 KB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조 대표는 “누군가는 다양한 투자 지표를 종합적으로 계산해놓아야겠다고 생각해 퀀트랙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 등지의 글로벌 상장사 분석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연초부터 좋은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간 투자 유치나 지원이 활발했는데요.
▷ 플러그앤드플레이 이전인 지난해 7월 인포뱅크로부터 5억원을 유치했어요. TIPS(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에 선정된 후에는 KB증권, NH투자증권, BNK 경남은행 등 국내 7개 메이저 금융사와 MOU 등을 체결하고 금융 AI 기술을 공동 개발 중입니다. KB금융그룹이 선발한 ‘KB스타터스 싱가포르’에도 뽑혔어요. 투자 유치 금액이 많은 건 아니지만 내로라하는 금융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기업 가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 플러그앤드플레이가 투자했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관련 IR가 끝난 후에 “미국 1위 주식투자 앱인 ‘로빈후드’보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란 말을 두 차례나 들었습니다. 거래만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AI 분석 기술과 정보와 툴을 모두 제공한다는 입장에선 맞는 말이에요. 핀테크 산업에 투자 경험이 많은 미국에서 말이 잘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플로그앤드플레이 투자 유치로 그들의 전 세계 인프라를 프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데 저희가 열심히 해야죠.
▶ 요즘 가장 큰 관심사라면.
▷ 플러그앤드플레이의 투자 이후에 많이 바빠진 건 사실이에요. 지금은 고객이 실생활에서 퀀트랙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 해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일종의 니즈 파악인가요.
▷ 퀀트랙은 서비스 초기 6개월 만에 약 23만 명이 방문했어요.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도 광고 없이 약 2만3000명을 유지하며 급성장해왔습니다. 고객의 니즈보다 그들의 열망에 대한 파악이랄까요. 매일 쓸 수 있는 앱이 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고객 대다수가 포트폴리오 운영이 익숙지 않은데, 퀀트랙을 이용하면 미국과 한국의 ETF를 포함해 약 1만 개의 기업 중 누가 더 잘했나를 스크리너 기능으로 한 번에 찾아볼 수 있어요. 이렇게 찾은 포트폴리오를 여러 개 담아놓으면 이게 얼마나 위험했고, 또 수익은 얼마나 됐는지 진단해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좀 더 안전하게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도록 단계별 개발을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어요.
▶ 주식 시장이 영 힘든데요. 핀테크 입장에선 어떻습니까.
▷ 다들 그렇겠지만 엄청난 위기예요. 상대적으로 오래 생존해야 기회가 있으니까요. 무섭지만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위험은 항상 기회를 가져왔습니다. 증권거래 고객의 절반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 다시 돌아오는 시점엔 기존에 사용하던 증권사 앱에서 많은 이들이 이탈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우선 MZ세대들이 금융투자 시장에서도 점차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고, 토스, 카카오 등의 금융 앱에 익숙해진 이들은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거든요. 넷플릭스에서 애플TV나 디즈니+로 이어지듯 병렬적으로 확장되는 거죠.
▶ 그럼 퀀트랙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 전문가들은 데이터와 AI, 위험관리 툴을 이용해서 투자하죠. 그러니 적어도 손해 보지 않게 방어하면서 승수를 쌓아갑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소문, 느낌에 치중하다 연전연패하기도 하죠. 퀀트랙은 복잡하고 어렵기만 했던 증권정보를 AI가 분석해서 누구나 보기 쉽게 비주얼리포트로 제공합니다. 일반투자자도 데이터, AI, 툴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죠. 또 맞춤형 분석정보를 제공하는데 이건 고객의 선호도에 따른 게 아니라 투자 성향에 맞춘 기업가치 분석이에요.
▶ 기존 증권사의 앱에도 퀀트투자 기능들이 있는데요. 이들과의 차별점이라면.
▷ 첫째, 우리가 분석한 데이터로 투자전략까지 제안합니다. 예를 들면 외국 분석 기업에서 넘어온 데이터는 전적으로 투자자가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퀀트랙은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 그러니까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률적으로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높여 왔던 투자전략까지 제안하고 있어요. 둘째, 버튼 몇 번으로 쉽게 투자전략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고 직접 숫자를 확인하는 대신 퀀트랙은 그 모든 걸 포함해 계산한 후 매수, 매도 방향을 설정해놨어요. 셋째, 미국과 한국의 상장 주식 약 1만 개 중 누가 더 장사를 잘했는지, 오르는 주식은 무엇인지 단 10초 만에 찾아낼 수 있습니다.
▶ 퀀트랙 AI의 재무제표 분석 기준이 궁금한데요.
▷ 예상 EPS(주당순이익)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기업 재무 안정성을 분석할 땐 최소 8분기의 재무제표를 확인합니다. 그게 기준이고 기업별 미세조정은 AI가 조절하고 있어요.
▶ 현재 매출은 어느 정도입니까. 주 수입원이라면.
▷ 아직은 고객과의 접점을 맞추고 개발하는 단계라 매출 실적은 없습니다. 저희는 사내수공업이라고 부르는데 핀테크 내에서도 AI 분석 엔진을 다루다보니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합니다. 올 상반기에 구독 모델이 출시될 예정인데요. 데이터 단위 레벨1, 2로 구분해 레벨1은 무료이고 레벨2는 유료로 운영될 계획입니다. 레벨2는 분석데이터의 조합으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툴과 추가적인 데이터가 제공됩니다. 오는 3월부터는 KB증권과 연동해 퀀트랙에서 KB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는데요. 거래수수료도 수입의 한 축이 될 전망입니다.
▶ 올해 계획이라면. 해외 진출 계획도 있으신지요.
▷ 국내에선 거래 연동, 자동 매매 등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요. 앞서 말했듯이 구독료 모델을 시작하고 안착시키는 게 올해 할 일입니다. 플러그앤드플레이의 투자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아랍이나 동남아 등지의 사무실을 무상 지원받게 됐어요. 글로벌 증권사나 금융사들과의 연계도 수월해졌습니다. 지난해 KB스타터스 싱가포르에 선정되면서 우선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열었는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호주 등지 증권 시장 분석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조동현 호라이존테크놀로지 대표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했다. 스무 살 무렵부터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3월 4명의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호라이존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퀀트랙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