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Ⅲ]2013 아시아 안보격랑 원년…북 장거리 미사일 발사 대북정책 뜨거운 난제
입력 : 2012.12.28 14:16:13
수정 : 2013.01.25 11:36:33
2012년 12월 12일 오전 9시 49분 46초.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3호-2호기’ 위성을 실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날 정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갑작스레 예고했다. 예고가 나간 직후 인민공화국기가 나부끼는 멀티비전을 배경으로 한 여성 아나운서가 감격스런 목소리로 “위성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북한이 지난 4월 실패한 뒤 정확히 8개월 만에 장거리 로켓 발사를 성공시키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 이후 북한은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이해당사국들에게 뜨거운 숙제를 안겼다.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에게 취해왔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에 대한 강한 물음을 던졌다. 북한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끊임없이 미국에게 직접대화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그간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북한의 요구에 화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의 핵 위협이 갑자기 태평양을 건너와 눈앞에 펼쳐졌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의 현재 대북정책으로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란 것을 일단 북한은 이번 발사 성공으로 상당 부분 증명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원장대행은 “이제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미국은 최대한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미루고 미루겠지만 결국은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것이 북·미 직접대화일지 6자회담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되도록이면 6자회담 같은 ‘다자적’ 방식을 선호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장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를 통해 대북정책에 대한 깊은 협의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한반도 정세관리에 있어 한국의 새 정부가 1차적으로 능력을 시험받을 기회도 바로 이 지점일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한국이다. 유엔 안보리가 분명하게 규정한 북한의 도발행위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대화의 손을 뻗칠 수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제재와 압박 일변도로 나갈 수도 없다. 극심한 우경화의 길을 걷는 일본, 미국과 대립하며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중심을 잡고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많지 않다.
한국이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제재와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북한뿐 아니라 더 없이 괄괄해진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을 고려해서 대북정책을 짜야하는 새 정부의 어깨가 이래저래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