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미스인 배우 박진희 씨가 5월에 결혼한다. 1978년생인 박씨의 상대는 다섯 살 연하 변호사로 국내 로펌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영화 <여고괴담>과 <연애술사>를 비롯해 <허준>이나 <발효가족><돌아와요 순애씨>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다. 박씨보다 9세이나 연상인 엄정화 씨는 아직도 싱글을 즐기고 있다.
이들 같은 연예인만이 아니라 많은 골드미스들이 등장하면서 한국사회는 만혼(晩婚)시대로 접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초혼 평균연령은 남성이 32.1세, 여성이 29.4세로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졸 남녀의 결혼은 이보다 훨씬 늦다고 설명했다.
결혼정보업체인 가연의 박미숙 이사는 “여성의 경우 예전보다 4세 정도가 많아져 초혼 평균연령이 31세며 최근 80년생도 많이 온다. 남성도 3~4년 늦춰져 35~36세가 많다”고 설명했다.
남녀를 떠나 공부를 많이 하는 추세라 전반적으로 결혼이 늦춰진다는 것.
박 이사는 “학력 높고 좋은 프로필을 가진 여성일수록 결혼을 늦추는 추세다. 신중하게 고려해 준비된 다음에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골드미스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니 남자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도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병역의무까지 있기에 조건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만혼은 재혼과 연결되는 사례도 흔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2004년에 부인과 이혼하고 3년 뒤 소문난 천재인 윤송이 전 SK텔레콤 상무와 결혼한 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2011년 띠동갑인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와 재혼해 지난 연말 1남1녀를 얻었다.
사별한 인사들의 재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열아홉살 연하 여성과 재혼한 사실을 밝혀 금융권의 화제를 모았다. 3년 전 사별한 김 행장은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는데 국제회의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과 가까워져 결혼까지 이르게 됐다.
올해 79세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60대 여성과 재혼했다. 김 회장은 2012년에 조덕희 씨와 사별했다. 지난해 11월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이화여대 교직원이던 40대 초반 여성과 재혼했다. 신 회장은 2010년에 사별했다.
이처럼 재혼은 지금 트렌드로 굳어졌다. 그만큼 이혼도 많다는 뜻이다. 2012년 전국 혼인건수는 32만7100건인데 이혼은 11만4300건이었다. 평균 2.88쌍당 1쌍꼴로 갈라서는 셈이다. 그만큼 가정불화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난해 혼인한 사람 중 재혼 남자는 15.6%, 재혼 여자는 그보다 많은 17.3%였다. 이전 배우자와 헤어졌지만 또 다른 행복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혼 후 혼자 사는 경우가 확 줄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