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싫어, 눈뜨면 회사 일까봐.’
일요일 밤이면 찾아오는 지긋지긋한 불면증. 밤 12시가 지나기도 전에 월요병이 도졌다. 어디론가 불쑥 떠나버리고 싶은 충동에 소화불량은 덤이다. 게다가 일주일간의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리고자 주말에 쏟아 부은 위스키는 아직도 간과 사투를 벌이는지 속까지 쓰리다.
이 순간만큼은 작가 엘버트 허버드(Elbert Hubbard)의 ‘인생은 지긋지긋한 일의 반복이다(Life is just one damned thing after another)’라는 당연한 글귀가 왜 명언이 됐는지 뼈저리게 와 닿는다.
상사에 쪼이고 후배에 쫓기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늘 지갑은 얇은 직장인. 많은 직장인들에게 회사는 유쾌한 공간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일주일에 5일, 하루 3분의 1 이상은 회사 안에서 머물러야 한다. 수면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제하면 집보다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직장에서 행복할 수 없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불행한 환경에서 다시 오지 않을 젊음을 불살라야 한다니….
그렇다면 좋은 직장이란 어떤 곳일까? 쉽게 떠오르는 답은 ‘돈을 많이 주는 직장’일 것이다. 훌륭한 연봉조건은 여유롭게 쓰고 화목한 가정을 지키는 수단이기에 좋은 회사의 요건 중 필수라 할 수 있다.
허나 월급봉투가 조금 두터워진다고 해서 회사생활이 마냥 행복해지진 않는다. 특히나 월급날이 되도 구경조차 하기 힘든 가장들의 경우는 더하다.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연봉 외에 다른 답을 찾을 수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최근 현재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남녀 구직자 878명을 대상으로 ‘입사하고 싶은 기업의 요건’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구직자들이 입사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고려하는 항목으로는 연봉이나 직무보다 복리혜택이나 사무실 위치 등 근무환경이 32.9%로 1위를 차지했다. 연봉 수준은 7.1%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572명을 대상으로 이직 희망 기업으로 중소기업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복리후생 등 근무환경이 좋지 못하다’가 응답률 73.6%로 가장 높았고 ‘연봉이 적다’(60.4%)는 답이 뒤를 이었다.
좋은 직장의 요건에 있어 연봉은 중요하지 않다기보다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구직자를 포함한 직장인들은 기업들에 돈을 버는 것을 넘어 훌륭한 복지수준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