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빙하기 내 자산 불리는 필살기] PartⅡ 증시 ➊ 전망 | 리스크·변동성 커져 당분간 안갯속
박지훈 기자
입력 : 2022.03.04 14:00:41
수정 : 2022.03.04 14:01:06
바야흐로 투자 빙하기다. 올 3월부터 미 연준은 40년 만의 최대 폭으로 뛴 물가상승률을 제어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 내년 초까지 금리를 총 5~9차례 올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를 포함한 통화 긴축에도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지난 2월 19일 연준이 올해 남은 7차례와 내년 초 2차례 FOMC에서 모두 0.25%포인트씩 총 9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예측에 따르면 현재 0.00~0.25%인 미 기준금리는 올 연말 1.75~2.00%, 내년 3월 2.25~2.50%까지 오른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 또한 잇따라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브루스 캐스먼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강력한 경제 성장, 민간 수요 확대, 비용 상승 등이 맞물려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1월 미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5% 올라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최근 골드만삭스 역시 연준이 기존 연내 5회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포함해 총 7회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양적 긴축에 대한 속도도 빨라졌다. 최근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물가상승률이 기대한 만큼 내려가지 않는다면 현재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책적 완화를 제거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준은 오는 3월 15~16일 FOMC 정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와 함께 현재 연준이 높은 수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대차대조표를 상당 규모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셋째)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미·러 군사적 충돌 자산 시장 리스크 키워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러시아군을 파견해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군사 충돌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사상하게 되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무력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에 맞서 미국과 유럽은 경제적 제재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결성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 및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동 명령을 발동했다. 극적으로 당사국이 화해무드로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갈등의 불씨는 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한동안 더욱 키울 가능성이 크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희망이 갈등의 시작점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에 기대고 있는 독일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사실상 재료는 소멸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취임 후 1년간 지지율이 급락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자신의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활용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는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긴축 국면에 들어서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 시장의 조정 폭이 커지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에 흐르던 풍부한 돈이 사라지고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3300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2월 22일 현재 2700선 초반까지 후퇴했다. 코스닥지수는 역시 지난해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하며 869.08에 머무르고 있다. 당분간 이러한 조정 국면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많다.
‘우크라 사태’ 속 ICBM 발사 훈련을 하는 러시아군.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이 반등하려면 글로벌 통화정책의 가시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정책 경로가 불확실하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므로 3월 FOMC 금리 인상 폭을 두고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어서 그때까지 반등 탄력은 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강남 불패’ 신화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2월 둘째 주에 전주 대비 0.02% 떨어지며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꾸준히 몰리며 가격 양극화를 주도했던 강남구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1% 떨어지며 1년 4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돼 대세 하락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세금, 대출 등 부동산제도의 큰 변화가 예상돼, 유주택자의 적극적 매도도, 무주택자의 적극적인 매수도 어려운 거래절벽 현상이 대선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올해 1월 거래량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왔고 급매물 위주로만 드물게 거래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은 오랜만에 약세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과 긴축재정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투자 시장의 리스크와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한편 일부 현금을 보유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재테크 빙하기를 현명하게 넘을 수 있는 투자전략에 대해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