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금값도 상승세다.
이에 금 투자 열기에 편승하는 ‘금테크(금+재테크)’족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재테크 목적으로 금 투자를 하는 방법은 다양해 꼼꼼히 알아보고 투자해야 한다. 금 예금 통장, 실물 금 구입, 한국거래소(KRX) 금 거래, 금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등 금 투자 방식별로 장단점부터 잘 파악해야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중·장기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지난 9월 12일 오후 2시 10분 기준 1온스당 2554.0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에 온스당 2000달러를 조금 웃돌았던 수준에서 27%가 넘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금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9월 13일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1㎏ 금 현물의 1g 가격은 종가 기준 10만97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 연초(8만6940원)보다 26.2% 오른 수치다. 마찬가지로 13일 100g 미니금 현물의 1g 가격도 종가 기준 10만9850원을 기록하며 연초보다 26.8% 올랐다
금값이 오르는 이유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이에 재테크 수단으로 금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금 투자 방법은 크게 금 예금 통장, 실물 금 구입, KRX 금 거래, 금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등으로 나뉘는데, 방식별로 장단점을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골라야 한다.
‘골드뱅킹’으로 불리는 금 예금 통장은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에서 가입할 수 있다. 금 예금은 금을 0.01g씩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예금을 말한다. 처음 계좌를 개설할 때만 1g 이상을 거래하면 된다.
금 예금 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실물 거래 없이 소액으로도 편리하게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재테크 초보자들에겐 골드뱅킹을 추천한다. 예금이나 적금을 입출금하는 것처럼 해당 시점의 금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해 재테크를 잘 모르는 투자자도 소액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 가격에 대한 변동성은 분산하기 어렵고 은행의 일반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 매매차익에 15.4%의 세금이 부과된다.
실물 금 구입은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금 투자로 소위 ‘골드바(금괴)’를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 금은방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10g·100g·1㎏ 등이 일반적인 거래 단위다.
실물 금 구입은 거액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안전자산으로 인기가 있는 편이다. 고액 자산가에게 골드바는 큰 금액의 달러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실물 금은 금 예금과 달리 차익에 대해 세금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지난 13일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고객의 골드바 10g 매입 가격은 111만원 정도를 기록했다.
또 골드바 구입의 단점은 보관이 어렵다는 점이다. 1차적으로 개인이 보관하기 때문에 분실·도난 우려가 있다. 주로 고액 투자자가 구매하기 때문에 은행에선 일정 금액을 받고 대여 금고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세금과 수수료가 만만찮게 든다는 문제도 있다. 실물 금에 대한 거래는 10%의 부가가치세와 6%의 거래수수료가 붙는다. 일반적으로 10g·100g·1㎏이 금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100만원보다 적은 가격으로 골드바를 구매하기 어렵다.
실물 금 구입은 매매 차익에 대해 비과세된다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10% 이상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세금으로 수익을 토해내야 할 수도 있다.
KRX의 금 거래는 금 예금 통장 개설과 실물 금 거래 방식이 적절히 혼합돼 있다. KRX 금 시장에 상장된 금 현물을 주식처럼 장내 거래를 통해 사고팔 수 있다.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한 뒤 금 계좌를 연결해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 KRX 금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세제 혜택이다. KRX 금 시장은 2014년 금 거래 시장을 양성화하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에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된다. KRX 금 시장에서의 금 가격은 투명하게 결정된다. 금 가격은 국제 금 시세, 미국 달러 가치, 국내 수급 요인 등으로 결정돼 가격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KRX 금 거래는 증권 계좌를 이용하기 때문에 증권 애플리케이션(앱) 이용 시 증권사별로 거래수수료가 발생한다. 실물 금도 인출할 수 있지만 실물 인출 시 10%의 부가가치세가 발생한다. 또 가입 시 금 1㎏에 대한 투자를 선택했다면 실물 인출 시에도 1㎏ 단위로만 인출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금 ETF는 간단하게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금 투자 방식이다.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과 편의성이 금 ETF의 장점이다. 증권사 앱을 통해 쉽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금 예금과 더불어 쉬운 금 투자 방식으로 꼽힌다.
다만 ETF 자체가 특정 자산에 연계돼 있기 때문에 금값을 100% 추종하지 못한다. 또한 ETF가 금에 대한 ETF인지, 금을 채광하는 회사 등도 함께 묶인 ETF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금 관련 회사가 포함된 ETF라면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이슈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일반 금융상품과 같이 소득세가 15.4% 부과되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유동성이 늘어나기 때문에 화폐 가치가 떨어져 실물자산인 금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주의하고 중장기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6개월~1년을 보고 사기보단 3~5년 등 장기적으로 올라가는 자산이라 생각하고 분산하는 차원에서 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선일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도 “금값이 많이 올랐지만 장기적으로 금은 여전히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또 금은 경기 변화에 민감한 원자재의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전문가들은 금 하나만 투자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금값이 오른다고 무작정 투자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포트폴리오는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서상원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포트폴리오컨설팅팀장은 “금 가격의 전망이 좋다고 해서 투자하기보다 주식·채권 등 투자 포트폴리오가 갖춰진 상황에서 금 투자를 하는 게 좋다”며 “포트폴리오가 갖춰진 분들이 금 자산을 편입시키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이 개선되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