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일시적 테마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다.’
세계로봇연맹이 공개한 월드 로보틱스 2022(World Robotics 2022) 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산업용 로봇 수요는 51.7만 대를 기록했다. 잠정 수치인 48.7만 대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신규 로봇 수요(노후 대체 제외)는 44.2만 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노동력 부족 및 인건비 상승이 심화하여 대표적인 자동화 설비인 로봇에 대한 수요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로봇 수요 둔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기술 발전으로 로봇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점과 향후 활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로봇 산업에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협동 로봇 제조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약 589억원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이후 이뤄진 첫 대규모 투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KAIST 연구팀이 세운 기업으로 이족보행 로봇(휴보)이나 사족보행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6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1조원을 들여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카네기멜론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교수로 재직했던 마크 레이버트 회장이 1992년 만든 기업으로, 2013년 구글을 거쳐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됐고 현대차그룹은 3번째 주인이 됐다. HD현대의 현대로보틱스는 이미 국내 시장 선두기업이다. HD현대는 미래 3대 핵심사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기술로 ▲자율운항·항해시스템 개발 전문기업인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추진시스템 기술과 함께 ▲지능형 로보틱스와 솔루션 기술을 선정했다.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분야는 운송·물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20일 2026년까지 로봇 배송을 통해 새벽 배송을 넘어 ‘30분·1시간 배송 시대’를 열기 위해선 그간 금지됐던 도심 내 소형물류센터(MFC·Micro Fulfillment Center) 입점을 허용할 것이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로봇 배송을 조기에 상용화하기 위한 민간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물류 전용 테스트베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로봇 배송이 상용화되려면 로봇이 택배를 짊어지고 아파트 보안문을 문제없이 통과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세대 앞까지 가야 한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아파트 단지 등 실제 배송지를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차장, 주유소 등 기존 인프라를 소규모 물류센터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가 경제를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한 물류 산업이 우리나라의 초일류 국가 도약에 일조할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라며 “물류 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통해 국민의 삶이 더욱 편리해지고, 우리 기업이 세계로 나감과 동시에 국가 경제가 한층 더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대책 추진에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