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Inside] 암호화폐 시장도 카카오가 독점? 빅4 건재 속 거래소 무더기 폐쇄 시작
박지훈 기자
입력 : 2021.09.28 10:15:57
수정 : 2021.09.28 16:20:21
암호화폐 거래소의 무더기 폐쇄가 시작됐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른 암호화폐(코인) 사업자 신고 마감(9월 24일)으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거래소들이 사업을 종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과 제휴를 맺어 원화로 코인을 매매하는 ‘원화거래’가 가능한 업체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개뿐이다. 실질적인 4개 거래소 독과점 체제가 형성됐다는 평이다. 4대 거래소 중에서도 카카오의 관계사인 업비트의 규모는 독보적이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갖춘 거래소의 투자자 예치금은 올 8월 말 기준 총 61조7311억원으로, 4대 거래소 예치금이 59조3816억원(96.2%)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업비트의 예치금이 약 43조원으로 전체 거래소 중 69.6%의 비중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빗썸이 11조6000억원, 코인원 3조6000억원, 코빗이 1조1600억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타 거래소들이 이른 시일 안에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실명계좌)을 받지 못하면 4대 거래소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검증 책임을 지고 있는 은행들이 중소거래소의 리스크를 높이 책정해 중소거래소는 상대해 주지도 않는다”며 “영업 타격이 어느 정도일지는 예상하기 힘들지만, 원화 마켓을 열지 못한 거래소들의 거래대금은 9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계좌 모두를 확보하지 못해 말 그대로 폐쇄해야 하는 거래소 중에서는 이미 사이트를 닫고 연락도 닿지 않는 곳들이 많아 먹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되거나 존재하는지조차 불분명한 거래소들이 많아 향후 예치금 반환이 제대로 이뤄질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무슨 이유에선지 많은 투자자들이 코인을 대형거래소나 개인지갑에 옮겨두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래소가 사라지는 와중에 먹튀 거래소가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