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선의 승부 차는 얼마나 될까? 지금과 같은 혼전이 계속된다면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 전개될 것이고 그 경우 승부는 50만표 이내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여야 모두 한두 번의 실수로 승부를 놓칠 수도 있는 박빙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물론 여야 후보구도가 확정된 후 의외의 빈틈이 드러나 어이없이 승부가 갈리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양 진영이 총력전을 펼치는 대선의 경우 이렇게 힘없이 무너지는 상황은 흔치 않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텨내야 한다는 처절함이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다.
혼전 박빙의 승부에서 이기려면 공격과 방어 모두에서 빈틈이 없어야 한다. 공격력이 강한 쪽은 상대적으로 약한 방어력 보강에 힘써야 한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격언만 믿고 덤볐다가는 작은 검증 공격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수도 있다.
박근혜는 역사 해석 문제, 박지만 씨 부부를 비롯한 친인척 관리 문제, 벌써 동맥경화 현상을 노정하고 있는 친박 일색의 대선 캠프 문제라는 세 가지 쉽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다. 박근혜가 이 숙제들을 얼마나 빨리 납득할 만하게 풀어낼 것인가는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 중 하나다.
두 번째 변수는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다.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는 안철수의 독자 출마에서부터 문재인과 안철수 간의 ‘아름다운 담판’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경로가 가능하다. 당연히 감동과 울림을 주는 +α 단일화와 짜증과 실망만 주는 -α 단일화까지 열려 있다.
여기에는 또한 누가 야권 후보가 되는 것이 대 박근혜 경쟁에서 최적의 구도인지에 대한 결코 쉽지 않은 전략적 판단과 선택의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박근혜와 싸워 승률이 조금이라도 높을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고민은 앞으로도 한동안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 번째 변수는 검증이다. 여야 후보들 모두 정책과 도덕성에서 엄격한 검증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시간이 짧은 만큼 더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검증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탈락자가 나와도 어쩔 수 없다.
네 번째 변수는 경제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불안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시대적 흐름인 지속가능 복지를 외면할 수도 없다. 누가 더 현실적이고도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 국민들은 엄격한 시험관의 눈으로 후보들의 정책을 들여다볼 것이다. 다섯 번째 변수는 외교 안보 통일 문제다. 외교의 중요성, 통일의 당위성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겠는가. 국내정치 변수에 끌려 다니지 않는 외교, 원칙을 지켜 가면서도 유연한 대북정책의 청사진을 보고 싶은 것은 바로 여기에 대한민국의 미래와 안전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변수는 후보의 리더십 스타일이다. 국민 통합을 지향할 것인지, 사회·정치적 갈등을 조장할 것인지, 공적영역을 능히 감당할 정도로 담금질은 됐는지, 권력 사유화의 유혹에 무너지지 않을 원칙과 신뢰 및 역사적 통찰력과 추진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는 우리가 후보를 선택함에 있어 마지막으로 꼭 확인해야 할 문제다.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들 한다. 현실이 아무리 그렇더라도 처음부터 최선을 제쳐두고 차악을 찾아 나설 수는 없다. 최선을 찾아 악전고투하지 않으면 차악조차 찾아낼 수 없는 것이 선거다.
쉽지 않은 대선이다. 후보들 못지않게 유권자 모두의 각성과 행동이 필요한 때다. 선거전을 보는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각자의 관전법을 중심으로 생산적 토론이 있기를 기대한다.